월 배당금으로 연 11.5%를 준다. 매달 현금으로. 나스닥에 상장돼 있고, 1주당 100달러에 거래된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마법일까?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전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현재 ‘스트래티지’가 내놓은 STRC(스트레치, Stretch)라는 금융상품 얘기다.
STRC가 뭔가요?
STRC는 전통적인 주식도, 채권도, ETF도 아니다. 영구 우선주(Perpetual Preferred Stock)다.
이름만 보면 고배당주 같지만, 구조는 완전히 다르다. 회사가 언젠가 되갚을 의무가 없는 ‘영구’ 상품이고, 배당률은 매달 조정된다.
스트래티지는 이걸 ‘단기 고수익 디지털 크레딧’으로 포지셔닝한다.
핵심은 가격 변동성을 없애는 데 있다. 100달러 기준가(par value)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배당률을 조절한다. 주가가 95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배당률을 올려 투자자를 끌어당기고, 101달러 이상으로 오르면 배당률을 내릴 수 있다.
마치 스테이블코인처럼 가격을 100달러에 고정하려는 셈이다.
이 돈은 어디서 나오나?
이게 핵심 질문이다. 비트코인은 이자도, 배당도 주지 않는다. 그럼 월 0.9583달러씩 나가는 배당금은 누가 대주나?
스트래티지의 배당금 출처는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신규 STRC 발행(주요 출원). ATM(At-The-Market) 프로그램을 통해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새 STRC 주식을 판다. 이게 가장 큰 현금줄이다. 새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배당을 지급하는 구조다. 현재 STRC 발행 잔액은 약 63억 6천만 달러.
둘째, 현금 비축분. 스트래티지는 약 18억 달러의 현금을 비축해두고 있다. 이는 모든 우선주 배당을 약 2.5년 동안 감당할 수 있는 규모다.
셋째, 소프트웨어 사업 현금흐름. 회사의 본업인 BI 소프트웨어 사업이 분기당 약 8천만 달러(연간 3억 2천만 달러)의 매출을 낸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연간 약 7억 3천만 달러에 달하는 STRC 배당 의무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다.
결국 이 구조의 핵심은 ‘ATM 발행 → 현금 확보 → 배당 지급 + 비트코인 매수’라는 플라이휠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 회사 재무제표가 튼실해 보이고, 투자자들이 STRC를 사들이며, 회사는 더 많은 STRC를 팔아 더 많은 비트코인을 산다. 세일러는 이를 회사의 ‘아이폰 모먼트’라 칭했다.
그래서 이건 폰지인가?
솔직히 말하면, ‘폰지는 아니지만 폰지와 유사한 현금 메커니즘’이다.
법적으로 스트래티지는 나스닥 상장 기업이고, 실제 비트코인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78만 개가 넘는 BTC를 가지고 있으니 허공에 돈을 뿌리는 건 아니다.
배당 지급 실패 시 누적 배당(Cumulative Dividend) 조항이 있어 나중에라도 갚아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이건 폰지 사기와 다른 점이다.
하지만 현금 흐름을 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기존 투자자의 배당금 대부분은 신규 투자자의 자본으로 충당된다. 비트코인 자체는 현금을 창출하지 않으니, 이 구조가 유지되려면 STRC를 살 새로운 투자자가 끊이지 않아야 한다. 이 점에서 일부 전문가는 ‘폰지 수준의 수익 제조 기계’라는 비판을 제기한다.
또한 STRC는 비트코인에 직접 담보되어 있지 않다.
만약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하고 STRC 주가가 95달러 아래로 장기간 머물면 ATM 발행이 중단되고, 현금 비축분만 남는다. 그때 비트코인이 2.5년 안에 회복하지 못하면 진짜 위기가 온다.
투자자에게 이게 의미하는 것
STRC는 매력적이다. 월 현금 흐름이 필요한 은퇴자나 고정 수익 투자자에게 ‘세금 우대형 고배당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2025년 기준 STRC 배당금 100%가 ‘자본 환원(Return of Capital)’으로 분류돼 당장 소득세를 내지 않는다. 24% 세금 구간 투자자라면 세금 상당 수익률은 약 18%에 달한다.
하지만 이 상품을 산다는 것은 간접적으로 비트코인 베팅을 한다는 뜻이다.
STRC 가격이 100달러를 유지하려면 비트코인 시장이 안정적이거나 상승해야 한다. 이미 비트코인이나 MSTR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STRC까지 사는 건 ‘올인’에 가깝다.
결론적으로 STRC는 ‘금융공학의 걸작이자 모험’이다.
구조는 영리하고, 현재는 작동하고 있지만, 전제 조건은 명확하다. 비트코인이 연평균 2% 이상 성장하고, 자본 시장이 열려 있고, 투자자들이 계속 STRC를 사줘야 한다.
15년간 비트코인 연평균 성장률이 80%에 달했던 걸 보면 2% 허들은 낮아 보인다.
하지만 과거가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월 배당 11.5%는 달콤하다. 그러나 그 달콤함이 어디서 나오는지 정확히 알고, 자신의 포트폴리오에서 이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이건 은행 예금도, 국채도, 평범한 배당주도 아니다. 세일러의 새로운 금융 실험에 동참하는 것이니, 실험의 조건과 리스크를 먼저 읽어두자.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이 기사가 투자자에게 주는 핵심 메시지는 세 가지다.
첫째, ‘수익률의 환상’을 경계하라. 연 11.5% 월배당은 표면적으로는 국채나 예금의 5배 이상 수익률을 제시하지만, 그 대가는 명확하다. 비트코인 변동성에 대한 노출과, 신규 자본 유입에 의존하는 구조적 취약성이다. 고정 수익 투자자가 이 상품을 국채 대체재로 본다면 위험 프로파일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둘째, 마이클 세일러의 ‘금융 혁신’은 비트코인을 담보로 한 레버리지 게임의 진화다. MSTR 주식 → STRC 우선주 → STRF(스트래치 플로우)까지, 세일러는 비트코인이라는 무이자 자산을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새로운 금융상품을 발명하고 있다. 이는 기업의 성장이 아니라 자본구조의 재설계를 통한 수익률 창출이다. 투자자는 기업 분석이 아닌 ‘구조 분석’을 해야 한다.
셋째, ‘폰지 아닌 폰지’ 논쟁은 결국 현금 흐름의 지속가능성 문제다. STRC가 폰지 사기는 아니지만, 배당금의 상당 부분이 신규 발행 자본으로 충당된다는 점은 사실이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라는 ‘외부 충격’이 없다면 장기적으로 불안정할 수 있는 구조다. 투자자는 ‘지금 잘 돌아간다’는 현재 진행형에 안주하지 말고, ‘비트코인이 2년간 하락할 경우’라는 시나리오를 반드시 시뮬레이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