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 소파이(SoFi, 은행 앱 안에서 40개 넘는 코인 거래까지 하는 회사)가 10월 22일 연 4.4% 이자가 붙는 상품 ‘소파이 언'(SoFi Earn)을 내놨다. 고객이 받는 것은 토큰화 예금(코인처럼 옮길 수 있게 만든 예금 토큰) SOFIE로, 1개가 1달러이고 미국 예금보험공사(FDIC, 은행이 망해도 예금을 대신 돌려주는 미국 정부 기관)의 보호도 받는다. 소파이는 미국 전국 은행이 개인 고객에게 이런 상품을 내놓은 건 처음이라고 밝혔다.
흔한 해석은 “은행도 스테이블코인(1달러 가치에 맞춰 둔 코인)을 냈다”다. 하지만 핵심은 따로 있다. SOFIE는 코인이 아니라 코인 모양을 한 은행 예금이다.
SoFiUSD는 소파이의 스테이블코인이다. 고객의 돈은 이렇게 움직인다. 고객 돈 → SOFIE(예금, 이자·보호 있음) → SoFiUSD(스테이블코인, 이자·보호 없음) → 코인 구매, 또는 외부 지갑(소파이 앱 밖의 코인 지갑)으로 송금.
- SOFIE는 왜 코인이 아니라 예금인가
SOFIE 1개는 소파이은행에 맡긴 예금 1달러를 뜻한다. 법적으로 예금이니 은행이 고객에게 갚아야 할 빚이고, 예금보험은 예금자 1명당 한 은행에서 25만 달러까지다. 최소 잔액 조건은 없고, 이자는 연 4.4%로, 시장 상황에 따라 바뀌는 변동 금리다.
통장 잔고를 1달러짜리 칸으로 나눠 앱의 코인 지갑 옆에 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1만 달러를 넣고 1년 동안 금리가 그대로라면 이자는 약 440달러다. 다만 보통 통장과 다른 점은, 이 칸을 곧바로 코인 쪽으로 넘길 수 있다는 것이다.
-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꾸면 무엇이 사라지나
고객은 SOFIE를 SoFiUSD로 1대1로 바꿔 코인을 사거나, 외부 지갑으로 24시간 보낼 수 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이자는 SoFiUSD로 바꾸기 전까지만 붙고, SoFiUSD는 다른 스테이블코인처럼 예금보험이 붙는 예금이 아니다.
현금 대신 선불카드를 쓰는 것과 비슷하다. 쓰기는 편해지지만 보호는 달라진다. 같은 소파이가 냈고 같은 1달러라도, 예금일 때와 스테이블코인일 때 법이 지켜 주는 범위가 다르다.
- 스테이블코인 이자를 막은 법, 은행에는 무엇이 걸려 있나
미국 스테이블코인 법(지니어스법)은 발행사가 스테이블코인을 들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보유자에게 이자를 주지 못하게 막았다. 이 법은 내년 1월 중순부터 시행된다. 금지 대상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주는 이자다.
은행 쪽 사정도 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 의원들에게 정책 자료를 내는 기관)은 은행이 예금으로 대출 재원을 마련한다며, 고객이 예금을 스테이블코인으로 옮기면 대출이 줄 수 있고 은행이 낸 스테이블코인도 예금이 아니어서 그쪽으로 옮겨도 마찬가지라고 정리했다. 은행 업계는 스테이블코인 이자가 허용되면 예금이 크게 빠져나갈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소파이가 직접 든 이유는 아니지만, 예금을 그대로 코인 시장 옆에 두는 SOFIE는 이 걱정을 피하는 방식으로 볼 수 있다.
- 소파이가 노리는 돈은 얼마나 되나
소파이는 미국 중앙은행(연준) 연구를 인용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약 21%인 640억 달러가 잊히거나 쓰지 않는 지갑에 잠들어 있다고 밝혔다. 앤서니 노토 최고경영자는 “디지털 자산 생태계에 놀고 있는 돈이 너무 많다”며 “돈은 필요한 순간까지 계속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 코인을 사려고 바꿔 둔 달러가 쉬는 동안에도 이자를 받게 하겠다는 것이다. SOFIE는 소파이가 1년이 안 되는 사이 내놓은 다섯 번째 코인 상품이다.
- 돈은 어디에 머물게 되나
SOFIE로 있는 동안 그 돈은 은행 예금이다. 고객은 연 4.4%를 받고, 돈은 그동안 은행 예금으로 남는다. 돈이 은행을 떠나는 건 고객이 코인을 사거나 밖으로 보내려고 SoFiUSD로 바꾸는 순간뿐이다.
미국 의회조사국은 지니어스법이 거래소가 자기 거래소에 있는 스테이블코인에 보상을 주는 것은 분명히 막지 않는다고 정리했다(2026년 3월 기준). USDC(서클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사 서클이 준비금 이자 일부를 미국 코인거래소 코인베이스에 준다는 점도 함께 적었다. 거래소의 보상은 스테이블코인에 붙는 돈이지만, SOFIE의 이자는 예금보험이 붙는 예금의 이자다.
-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SOFIE가 바꾸는 건 코인 시장 대기 자금이 머무는 곳이다. 은행이 그 돈에 예금 이자를 주면, 대기 자금은 은행 안에 머물다 코인을 살 때만 나간다고 읽을 수 있다. 이자를 받는 쪽은 고객이고, 예금을 지키는 쪽은 은행이다.
이자와 예금자보호는 ‘코인 모양’이 아니라 그 돈이 법적으로 무엇이냐에서 나온다. 같은 1달러라도 은행 예금이면 이자와 보호가 붙고, 스테이블코인이 되면 둘 다 사라진다.
코인처럼 생긴 달러 상품을 볼 때는 모양보다 세 가지를 물으면 된다. 이 돈은 누구의 빚인가, 이자는 예금 상태에서만 붙는가,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무엇이 보호되는가.
출처
https://www.theblock.co/news/business/2026-10-22-sofi-fdic-insured-tokenized-deposit-421916
https://decrypt.co/381174/sofi-launches-tokenized-deposit-that-earns-4-4-and-moves-like-a-stablecoin
https://cointelegraph.com/news/sofi-bank-issued-tokenized-deposit-yield-bearing-crypto-funds
https://www.everycrsreport.com/reports/IF13174.html
용어 풀이
토큰화 예금 — 은행 예금을 코인처럼 디지털 토큰 형태로 만든 것으로, 법적으로는 그대로 은행 예금이다.
스테이블코인 — 1달러 같은 법정화폐 가치에 맞춰 값이 움직이지 않도록 만든 코인이다.
FDIC(미국 예금보험공사) — 은행이 망해도 예금자 1명당 한 은행에서 25만 달러까지 예금을 대신 돌려주는 미국 정부 기관이다.
지니어스법(GENIUS Act) — 미국 스테이블코인 발행 규칙을 정한 법으로, 발행사가 보유자에게 이자를 주는 것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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