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하나가 두 달도 안 돼 18,000% 올랐다. 7월 17일 0.0033달러였던 PONS는 9월 3일 0.5978달러가 됐다. 181배다.
이 코인은 로빈후드(미국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쓰는 주식앱)가 7월 1일 연 블록체인 위에서 태어났다. 흔한 밈코인 광풍처럼 보이지만, 구조를 따라가면 광풍 때 돈이 실제로 어디에 쌓이는지가 보인다.
- 18,000% 오른 코인, PONS는 무엇인가
PONS는 Pons 앱이 발행한 코인이다. Pons 앱은 누구나 클릭 몇 번으로 밈코인(실체 사업 없이 농담이나 유행을 소재로 만든 코인)을 찍어내게 해주는 서비스다. 이름과 기호를 정하고 약 1달러를 내면 코인이 만들어지고 곧바로 거래가 열린다.
Pons 앱은 이렇게 찍힌 코인이 사고팔릴 때마다 돈을 번다. 거래액의 1%가 수수료로 붙고, 그 일부를 앱이 가져간다. 밈코인이 많이, 자주 거래될수록 앱의 수입이 늘어나는 구조다.
- PONS는 왜 올랐나
Pons 앱은 자기 몫으로 번 돈의 약 80%로 시장에서 PONS를 사들인 뒤 영구히 없앤다. 주식으로 치면 회사가 번 돈으로 자기 주식을 사서 태우는 자사주 매입·소각이다. 앱이 번 돈을 배당으로 나눠주는 대신, 남은 PONS 한 개의 몫을 키우는 방식으로 PONS 보유자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사는 주문은 밈코인 거래가 이어지는 한 계속 생긴다. 그런데 사들인 PONS는 되팔지 않고 없애기 때문에 시장에 남은 코인 수는 줄어든다. 9월 3일까지 원래 발행량 10억 개의 29%가 이렇게 사라졌다.
사려는 돈은 계속 들어오는데 팔 물건은 줄어드니, 가격을 밀어 올리는 힘이 생긴다. PONS를 분석한 코인 매체도 PONS를 다시 끌어올린 힘으로 로빈후드 체인의 유행만이 아니라 이 매입·소각 구조를 꼽았다. 9월 2일 바이낸스 지갑의 거래 목록에 오른 일도 겹쳤다.
- 이것이 로빈후드와 무슨 상관인가
이 거래는 모두 로빈후드가 7월 1일 연 자기 블록체인, 로빈후드 체인 위에서 일어났다. 앱스토어에 빗대면 쉽다. 장터는 로빈후드가 열고, 그 위에서 돌아가는 앱은 누구나 만들 수 있다. Pons 앱도 로빈후드가 아니라 다른 개발자가 만들었다.
장터 주인은 거래마다 돈을 받는다. 블록체인에 거래를 처리해 달라고 할 때마다 이용료(가스비)가 붙고, 이더리움 기록 비용 등을 뺀 나머지가 장터 운영 쪽 수입이 된다. 코인을 산 사람이 벌든 잃든, 거래 한 건마다 이용료는 쌓인다.
그리고 이 장터를 가장 바쁘게 만든 손님은 밈코인이었다. 7월 27일 기준 체인 위 거래소 거래대금의 79.2%가 밈코인이었다. 주식 같은 실물자산은 9.69%, 나머지가 11.1%였다.
- 로빈후드는 왜 요즘 난리인가
로빈후드가 장터를 연 원래 목적은 주식이었다. 7월 1일 체인을 열면서 120여 개국(미국 제외) 이용자에게 주식 토큰(주가를 따라가도록 만든 코인)의 24시간 거래를 열었다. 증권거래소가 닫힌 밤에도 주식에 투자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런데 장터를 달군 건 밈코인이었다. 9월 2일 로빈후드 체인 이용자가 낸 이용료는 445만 달러로, 이더리움·솔라나·트론 세 블록체인의 같은 날 합계보다 많았다. 문을 연 지 두 달 된 주식앱의 블록체인이 코인 업계의 대표 체인들을 하루 이용료에서 앞선 것이다.
로빈후드는 가동 첫날부터 자기 지갑에서 이뤄지는 교환 거래의 이용료를 대신 내주며 손님을 모았다. 이 혜택은 9월 29일 밤까지로 정해져 있다. 그래서 이 기간 체인에 걷힌 이용료에는 로빈후드가 이용자 대신 낸 돈도 섞여 있다.
- 광풍이 식자 무슨 일이 생겼나
9월 초 고점 때 이 체인은 하루 1,310만 건의 거래에서 약 800만 달러의 이용료를 걷었다. 건당 64센트다. 9월 16일에는 890만 건에서 약 23만 달러, 건당 2.6센트로 떨어졌다. 거래 건수는 32% 줄었는데 이용료는 97% 줄었다.
사람이 떠난 것보다 웃돈이 빠진 것이 컸다. 거래가 몰려 장터가 붐비면 이용료가 자동으로 오르는데, 9월 2일에는 기본 이용료가 바닥값의 23배까지 올랐다. 붐빔이 풀리자 건당 이용료가 내려왔다. 9월 16일까지 7일간 체인 위 거래소 거래대금은 약 130억 달러로 직전 주보다 5% 늘었다.
Pons 앱은 사정이 달랐다. 9월 10~16일 거래대금은 약 6억 1,600만 달러로 직전 주보다 37% 줄었고, 주간 수입은 1,070만 달러에서 580만 달러가 됐다. PONS를 사줄 돈이 한 주 만에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PONS는 9월 5일 0.971달러로 최고가를 찍은 뒤 9월 22일 0.65달러 안팎으로 내려왔다.
-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광풍 때 돈을 가장 확실하게 버는 곳은 코인이 아니라 거래가 지나가는 길목이다. 누가 벌고 누가 잃든, 거래 한 건마다 이용료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PONS는 그 길목에 기댄 코인이었다. 가격을 받친 매수 주문이 Pons 앱이 걷는 거래 수수료에서 나왔으니, 밈코인 거래가 줄자 사줄 돈부터 줄었다. 수수료로 자기 코인을 사주는 코인은 거래량이 곧 매수세다.
로빈후드는 길 자체를 가졌다. 9월 중순 이용료는 97% 줄었지만 거래 건수는 32%만 줄었고 거래대금은 오히려 늘었다. 웃돈은 빠져도 길은 남는다. 그 위로 밈코인이 지나가든 주식 토큰이 지나가든, 이용료는 길 주인 몫이다.
출처
https://decrypt.co/377349/pons-robinhood-chain-meme-coin-token-factory
https://decrypt.co/resources/what-robinhood-chain-ethereum-layer-2-network-tokenized-stocks
https://www.coindesk.com/tech/2026/09/03/a-memecoin-making-app-becomes-crypto-s-top-fee-generators-as-robinhood-chain-activity-explodes
https://www.coindesk.com/business/2026/09/19/robinhood-chain-fees-collapse-97-even-as-transactions-stay-near-record-highs
https://thedefiant.io/news/blockchains/robinhood-chain-gas-fees-jump-82-fold-in-11-days-to-top-every-other-chain
https://robinhood.com/us/en/newsroom/robinhood-accelerates-global-expansion-robinhood-chain-mainnet-stock-tokens-agentic-trading/
https://www.coingecko.com/learn/robinhood-chain-built-for-rwa-loved-for-memes
https://www.coingecko.com/en/coins/pons
https://api.llama.fi/summary/fees/robinhood-chain?dataType=dailyFees
https://api.llama.fi/summary/fees/pons?dataType=dailyFees
용어 풀이
밈코인 — 실체 사업 없이 농담이나 유행을 소재로 만든 코인으로, 가격이 관심에 따라 크게 움직인다.
매입·소각 — 번 돈으로 자기 코인(주식)을 사들여 영구히 없애는 것으로, 남은 한 개의 몫이 커진다.
가스비 — 블록체인에 거래 처리를 맡길 때 내는 이용료로, 붐빌수록 비싸진다.
로빈후드 체인 — 로빈후드가 7월 1일 연 블록체인으로, 누구나 그 위에 앱을 만들어 올릴 수 있는 장터다.
주식 토큰 — 주가를 따라가도록 블록체인 위에 만든 코인으로, 증권거래소가 닫혀도 거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