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8일 외국인이 8거래일 만에 코스피 순매수로 돌아섰다. 코스피는 하루 2.66% 올라 6,894.23에 마감했다. 이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미국의 중앙은행)가 3년여 만에 금리를 올렸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도 외국인이 돌아왔다’는 해석이 나오기 쉬운 장면이다.
하지만 종목별 매매 집계를 열어 보면 그림이 다르다. 이날 외국인 매수는 SK하이닉스 한 종목에 몰렸고, 그 주 전체로는 오히려 코스피를 8조 7,835억원어치 팔았다. 같은 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팔았다. 왜 하필 SK하이닉스였고, 이것을 외국인의 복귀라고 부를 수 있는지 차례로 짚는다.
- 금리를 올린 직후, 외국인은 먼저 팔았다
연준은 9월 16일(미국 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3.75~4.00%로 정했다. 2023년 7월 이후 첫 인상이다. 발표는 미국 동부 시간 오후 2시, 한국 시간으로는 17일 새벽이었다.
그래서 인상에 대한 한국 증시의 첫 반응은 17일이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를 2조원 넘게 순매도해 7거래일 연속 팔았고, 매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몰렸다. 코스피는 0.04% 내리는 데 그쳤다. 인상이 이미 예상돼 있어 충격이 크지 않았다는 게 시장의 설명이다.
금리 인상이 외국인을 한국으로 불러들였다면 17일에 샀어야 한다. 인상 직후 첫 거래일에 외국인은 팔았다. 18일의 순매수를 금리 인상과 잇는 것은 날짜만 이어 붙인 해석이다.
- 하루 만에 방향을 바꾼 것은 밤사이 미국 반도체였다
17일 밤 뉴욕 시장에서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4.9%대로 내려왔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줄면서 국제유가도 떨어졌다. 같은 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3.14% 올랐다.
특히 미국 메모리 반도체 회사 마이크론이 5.50% 뛰었다.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삼성전자와 같은 메모리를 파는 경쟁사다. 경쟁사 주가가 밤사이 오르면, 다음 날 아침 같은 제품을 파는 한국 회사에도 같은 기대가 붙는다.
순서를 정리하면 이렇다. 금리 인상 → 17일 외국인 매도 → 17일 밤 미국 금리·유가 하락과 반도체 급등 → 18일 외국인 매수. 18일 외국인을 움직인 재료는 이틀 전 인상이 아니라 전날 밤 미국 시장이었다.
- 왜 삼성전자가 아니라 SK하이닉스였나
18일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1조 3,30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대로 삼성전자는 4,620억원, 삼성전자 우선주는 1,31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날 외국인의 코스피 전체 순매수액은 SK하이닉스 한 종목 매수액보다 작았다. SK하이닉스를 빼면 외국인은 이날도 판 쪽이었다는 뜻이다. ‘8거래일 만의 순매수’는 한 종목이 만든 숫자다.
하필 SK하이닉스였던 이유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있다. 2026년 2분기 매출 기준 HBM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0%, 삼성전자 33%였다. 밤사이 커진 AI 메모리 기대를 가장 직접 담는 종목에 외국인 돈이 몰렸다. 삼성전자는 국내 기관이 7,075억원어치 사들였고, SK하이닉스는 개인이 2조 7,407억원어치 팔았다. 두 종목이 3.37%, 6.42% 오른 날, 사고판 주체는 제각각이었다.
- 한 주로 넓히면 외국인은 여전히 반도체를 팔고 있었다
9월 14~18일 한 주 합계로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8조 7,835억원을 순매도했다. 가장 많이 판 종목은 SK하이닉스(3조 4,335억원), 그다음이 삼성전자(2조 6,341억원)였다. 18일 하루 SK하이닉스를 1조 3,309억원어치 샀어도, 앞선 나흘 동안 판 물량이 훨씬 컸다.
삼성전자 우선주(5,546억원)까지 더하면 세 종목 순매도가 6조 6,223억원이다. 이 주 외국인 순매도의 75%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 주식에서 나왔다.
적어도 이 주에는 외국인이 한국 증시를 파느냐는 질문이 두 회사를 파느냐는 질문과 거의 같았다. 18일의 순매수 전환도 SK하이닉스 한 종목에서 돈의 방향이 하루 바뀐 결과였다.
-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그날 외국인이 산 것은 한국 증시가 아니라 AI 메모리 1등 한 종목이었다. 밤사이 미국 메모리주가 뛰자, 그 기대를 가장 직접 담는 SK하이닉스로 돈이 몰렸고 삼성전자는 오히려 팔았다.
외국인이 한국 증시로 돌아왔는지는 하루 순매수가 아니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회사의 한 주 합계가 말해준다. 이 주 외국인 순매도의 75%가 두 회사에서 나왔고, 18일에는 SK하이닉스 한 종목의 매매만으로 시장 전체 숫자의 부호가 뒤집혔다.
그 하루의 방향을 바꾼 것도 한국 사정이 아니었다. 금리 인상 직후 첫날엔 팔았고, 미국 반도체지수가 3% 넘게 오른 다음 날엔 샀다. 같은 기준금리 아래에서 외국인의 방향을 바꾼 것은 연준의 인상 결정이 아니라 전날 밤 미국 시장(국채 금리·유가 하락, 반도체 급등)이었다.
하루 숫자와 한 주 숫자가 반대를 가리키면 한 주 숫자가 돈의 방향에 가깝다. 18일의 SK하이닉스 매수를 합치고도 이 주 외국인은 두 회사를 6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외국인 복귀’라고 부르기는 아직 이르다.
출처
https://www.federalreserve.gov/newsevents/pressreleases/monetary20260916a.htm
https://www.chase.com/personal/investments/learning-and-insights/article/federal-reserve-raises-rates-officials-signal-one-more-hike-in-2026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60917000942
https://www.mediawatch.kr/news/article.html?no=261102
https://www.ajunews.com/view/20260917173600121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60918000748
https://www.seoul.co.kr/news/economy/2026/09/18/20260918500257
https://www.pinpoint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88620
https://www.pinpoint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88543
https://www.pinpoint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88675
https://www.mt.co.kr/industry/2026/09/03/2026090318350022412
용어 풀이
순매수 — 산 금액에서 판 금액을 뺀 값이 플러스라는 뜻으로, 많이 샀다는 게 아니라 판 것보다 조금이라도 더 샀다는 뜻이다.
기준금리 — 중앙은행이 정하는 기본 이자율로, 이것이 오르면 대출·예금 이자가 따라 오른다.
고대역폭메모리(HBM) — AI 반도체 바로 옆에 붙어 데이터를 빠르게 넘겨주는 고급 메모리로, AI 서버가 늘수록 수요가 는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 엔비디아·마이크론 같은 미국 반도체 대표 기업 주가를 묶은 지수로, 밤사이 미국 반도체 분위기를 한눈에 보여준다.
우선주 — 회사 경영에 투표할 권리 대신 배당을 조금 더 받는 주식으로, 삼성전자우처럼 이름 뒤에 ‘우’가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