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클에 1억 달러 넣은 바이낸스, 왜 오히려 매달 수수료를 받나
2026-09-23

세계 최대 코인거래소 바이낸스가 9월 17일 서클 주식 1억 달러어치를 샀다. 서클은 달러와 1대 1로 값이 묶인 코인 USDC를 찍어 내는 미국 상장사다.

보통 이런 소식은 “거래소가 회사에 투자했다”로 끝난다. 그런데 같은 계약서에는 반대 방향의 돈도 적혀 있다. 서클이 앞으로 5년간 매달 바이낸스에 수수료를 준다. 1억 달러를 넣은 쪽이 수수료까지 받는 셈이다.

이 계약을 풀어 보면 스테이블코인으로 실제로 누가 돈을 버는지가 보인다. 서클 주식이나 USDC를 들고 있다면 내 돈이 어디서 나눠지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1. 돈은 두 방향으로 흐른다

첫 번째 돈은 바이낸스에서 서클로 간다. 바이낸스는 서클이 새로 발행한 주식 123만7,011주를 주당 80.84달러에 샀다. 9월 17일 종가 85.09달러보다 4.25달러 싼 값이고, 대금 1억 달러는 서클 회사로 들어갔다.

두 번째 돈은 서클에서 바이낸스로 간다. 서클은 바이낸스 안에서 서클의 지갑 기능으로 보관되는 USDC 금액의 일정 비율을 매달 바이낸스에 준다. 비율은 공개하지 않았고, 기간은 5년이다.

바이낸스는 산 주식을 2년 동안, 또는 바이낸스가 계약을 해지할 때까지 중 이른 때까지 팔 수 없다. 정리하면 1억 달러는 한 번 들어오고, 수수료는 5년간 매달 나간다.


  1. 서클은 코인이 아니라 맡은 달러의 이자로 번다

USDC는 누군가 1달러를 맡기면 1USDC가 생기는 코인이다. 서클은 맡은 달러를 미국 단기국채 같은 안전자산에 넣어 두고 이자를 받는다. 서클은 USDC를 가진 사람에게 이자를 주지 않는다. 미국 스테이블코인법(GENIUS법)도 발행사가 보유자에게 이자를 주는 것을 금지한다.

그래서 서클은 이자를 주지 않는 은행에 가깝다. 2분기 서클의 총수익 7억100만 달러 가운데 6억6,800만 달러가 이 이자(준비금 수익)였다.

이 은행의 크기는 USDC가 얼마나 많이 쌓여 있느냐로 정해진다. 2분기 말 USDC는 733억 달러어치가 돌고 있었고, 1년 새 19% 늘었다. 반대로 누군가 USDC를 돌려주고 달러를 찾아가면, 그만큼 굴릴 돈이 줄어 이자도 함께 사라진다. 그래서 서클에게는 USDC가 한곳에 오래 머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1. 은행은 왜 창구에 돈을 떼어 주나

문제는 손님이 서클이 아니라 거래소에 있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코인을 사고팔다 잠시 달러 대신 USDC를 들고 있고, 그 USDC는 거래소 계좌에 쌓인다. 은행으로 치면 손님이 몰리는 창구를 거래소가 쥐고 있다.

거래소는 USDC 말고 다른 스테이블코인을 앞자리에 둘 수도 있다. 어떤 코인이 창구 앞에 놓이느냐가 발행사 수입을 바꾸니, 발행사는 돈을 내고 그 자리를 산다. 그래서 서클은 창구에 쌓인 USDC 잔액 등을 기준으로 이자의 일부를 떼어 준다. 2분기 서클의 유통·거래 등 비용은 4억1,200만 달러로 총수익의 약 59%였다. 계속영업 순이익으로 남은 돈은 4,800만 달러였다.

이 몫을 가장 많이 받는 창구는 미국 거래소 코인베이스다. 서클은 2025년 한 해 코인베이스 관련 유통 비용으로 14억 달러를 냈다. 바이낸스는 거래량으로 세계 1위인 또 하나의 큰 창구다.


  1. 바이낸스는 수수료를 받으면서 왜 주식까지 샀나

두 회사의 계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4년 11월 계약에서는 서클이 바이낸스에 선불로 6,025만 달러를 주고 매달 수수료도 냈다. 2025년 8월에는 서클 지갑 기능에 보관된 USDC를 대상으로 한 기간 4년짜리 확대 계약이 더해졌다. 이번 계약은 이 두 계약을 모두 대체한다.

이번에는 선불 현금의 방향이 뒤집혔다. 서클이 현금을 얹어 주던 자리에 바이낸스가 주식값으로 1억 달러를 넣었고, 계약 기간은 5년으로 늘었다. 바이낸스는 신흥국을 중심으로 자기 앱에서 USDC 홍보와 연동을 늘리기로 했다. 서클은 새 주식을 시가보다 약 5% 싸게 내주는 대신 큰 창구 하나를 5년간 붙잡고 현금도 받았다.

바이낸스는 창구이면서 주주가 됐다. USDC가 바이낸스에 쌓일수록 수수료가 늘고, 서클 사업이 커지면 주식 값도 오를 여지가 생긴다. 서클 주가가 9월 21일 종가 94.49달러가 되면서 바이낸스 지분의 평가액은 1억1,690만 달러로 불었다.


  1.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USDC가 늘어나는 것과 서클이 돈을 버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늘어난 USDC가 누구의 창구에 머무느냐에 따라, 이자의 큰 몫이 그 창구로 빠져나간다.

2분기 서클은 7억 달러 넘게 벌었지만 절반 넘게를 유통·거래 등 비용으로 내보냈고, 그 큰 몫이 창구로 갔다. 스테이블코인 사업의 협상력이 코인을 찍는 회사보다 손님을 가진 거래소에 있다는 뜻이다. 이번 계약에서 바이낸스는 그 협상력을 수수료와 지분, 두 가지로 챙겼다.

그래서 서클의 이익은 금리와 창구 몫 사이에 끼어 있다. 금리가 내리면 이자가 줄고(2분기 준비금 수익률은 1년 새 0.66%포인트 하락), 창구가 강할수록 떼어 줄 몫이 커진다. 서클의 실적은 USDC 발행량보다 이 두 힘의 줄다리기로 읽어야 정확하다.


출처
https://www.sec.gov/Archives/edgar/data/0001876042/000187604226000276/crcl-20260917.htm
https://www.circle.com/pressroom/binance-invests-100-million-in-circle-expands-strategic-partnership-and-renews-commercial-agreement-for-five-years
https://www.circle.com/pressroom/circle-reports-second-quarter-2026-results
https://www.circle.com/usdc
https://crypto.news/binance-takes-100-million-stake-in-circle-with-five-year-usdc-agreement/
https://unchainedcrypto.com/binance-becomes-a-circle-shareholder-in-100-million-stock-sale-tied-to-usdc-deal/
https://cryptoslate.com/usdc-keeps-winning-but-circles-distributors-are-taking-more-of-the-prize/
https://coinlaw.io/crypto-exchange-ranking/

용어 풀이
스테이블코인 — 달러 같은 실제 돈과 1대 1로 값을 맞춰 가격이 거의 움직이지 않게 만든 코인이다.
USDC — 미국 회사 서클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으로, 1USDC 뒤에는 맡겨진 1달러가 있다.
준비금 수익 — USDC를 받고 맡은 달러를 국채 같은 안전자산에 넣어 받는 이자로, 서클 수입의 대부분이다.
유통 비용 — 서클이 거래소처럼 USDC가 쌓이는 곳에 잔액만큼 떼어 주는 돈이다.
보호예수(락업) — 받은 주식을 정해진 기간 동안 팔거나 넘기지 못하게 묶어 두는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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