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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말고 은행 상품에 한 달 50조 원… 원금 지킨다는 ELD는 어떻게 굴러갈까

2026-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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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적금이 아닌 은행 상품으로 돈이 옮겨 가고 있다. 매일경제는 퇴직연금, 신탁(은행이 돈을 맡아 정한 방식대로 굴려 주는 상품), 주가연계예금(ELD)처럼 일반 예·적금보다 더 벌 수 있는 은행 상품에 한 달 새 50조 원이 몰렸다고 보도했다. 이 50조 원은 ELD 하나가 아니라 이런 상품을 모두 묶은 숫자다.

그중 ELD는 ‘원금은 지키고 주가가 오르면 이자를 더 준다’는 말로 팔린다. 손해 볼 게 없는 똑똑한 예금이라는 해석이 따라붙는다.

하지만 핵심은 따로 있다. ELD의 추가 수익은 공짜가 아니다. 원래 받았을 이자를 주가에 거는 구조로 보이고, 지수가 기대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일반 예금보다 덜 받을 수 있다.


  1. 한 달 새 50조 원은 어디로 들어갔나

매일경제는 이 돈을 ‘예·적금 외 수신’이라는 칸으로 묶었다. 예·적금이 약정한 금리를 주는 상품이라면, 이 칸의 상품은 굴린 성과에 따라 받는 돈이 달라진다. 특정금전신탁, 퇴직연금, 펀드, ELD가 여기에 들어간다.

ELD 판매도 해마다 늘고 있다(5장).


  1. ELD는 원금을 어떻게 지키나

ELD는 은행이 만들어 파는 정기예금의 한 종류다. 다른 점은 이자가 코스피200(국내 대형주 200개 지수) 같은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정해진다는 것이다. 만기까지 두면 원금을 돌려받고, 예금자보호도 1인당 1억 원까지 된다. 다만 중간에 깨면 수수료가 빠져 원금이 줄 수 있다.

은행권 설명에 따르면 은행은 맡긴 돈의 약 97%를 대출로 굴려 예대마진(대출 이자와 예금 이자의 차이)을 남기고, 나머지 약 3%는 주가지수에 연결된 옵션(조건이 맞을 때만 값이 생기는 권리) 등 파생상품(주가 등에 따라 값이 정해지는 금융상품)으로 운용한다. 1,000만 원을 맡겼다면 약 970만 원은 대출로, 약 30만 원은 옵션 쪽으로 가는 셈이다(비율을 그대로 적용한 가정 계산). 고객 돈은 안전자산에 두고 거기서 생기는 이자만 파생상품에 넣는 구조라는 설명도 있어, 약 3%는 원래 받았을 이자 몫을 옵션에 쓰는 구조로 볼 수 있다.

장 볼 때 쌓일 포인트로 경품 응모권을 사는 것처럼 생각하면 된다. 장 본 물건(원금)은 그대로 있고, 포인트(이자)만 건다. 다만 ELD는 포인트를 쓸지 고를 수 없다. 가입하면 이자 몫이 처음부터 옵션에 쓰이는 구조로 보인다.


  1. 옵션은 언제 돈이 되나

ELD에 든 옵션은 주가지수가 정해진 구간(상품마다 정해 둔 지수 상승 폭의 범위) 안에 들면 돈이 되어 이자에 더해지고, 구간 아래로 떨어지면(상품에 따라 제자리 포함)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

그래서 ELD 이자는 처음부터 ‘최고 금리’와 ‘최저 금리’ 두 줄로 안내된다. 농협은행이 올해 내놓은 코스피200 연계 상품은 지수가 0% 이상 45% 이하로 오르면 개인에게 최고 연 9.45%를 주고, 그 범위를 벗어나면 연 2.70%를 준다. 이 상품은 구간이 0%부터라 지수가 제자리여도 구간 안에 든다.


  1. 주가가 올랐는데 왜 최저 금리에 그쳤나

함정은 지수가 너무 많이 올라도 생긴다. ‘상승낙아웃형’ ELD는 관찰 기간(지수 움직임을 따지는 기간)에 지수가 한 번이라도 구간의 위 끝을 넘으면 최고 금리 조건이 사라지고 최저 금리만 준다.

올해 7월 분석에서는 만기 상품 대부분이 최저 금리였다. 헤럴드경제(미주판)가 7월 기준으로 5대 은행이 지난해부터 내놓은 코스피200 연동 ELD를 분석한 결과, 그때까지 올해 만기가 돌아온 상품의 확정 금리는 연 1.60~3.00%였다. 7월 기준 현재 12개월 정기예금은 우대금리를 더하면 연 2.55~3.30%였다. 다만 이는 ELD 가입 때가 아닌 분석 시점 금리이고, ELD 상단(3.00%)이 예금 하단(2.55%)보다 높아 모두 덜 받았다고 할 수는 없다.

가장 큰 격차를 보려고 ELD 최저 연 1.6%(과거 가입 상품의 확정 금리)와 예금 최고 연 3.3%(7월 기준 현재 금리)를 맞붙여 1,000만 원을 1년 맡겼다고 하면, 연 1.6%는 세전 16만 원, 연 3.3%는 33만 원이다. 차이 17만 원은 시점이 다른 두 끝값을 비교한 최대치다(가정 계산).


  1. 은행은 왜 ELD를 앞세우나

은행에 ELD는 증시로 빠져나가는 돈을 붙잡는 수단이다. 국민·신한·하나·농협 4개 은행의 ELD 판매액은 2024년 7조 3733억 원에서 지난해 12조 3338억 원으로 늘었다. 강세장에서 매력이 떨어지자 은행들은 낙아웃 기준을 올리는 대신 최고 금리를 낮추는 식으로 조건을 바꿨다. KB국민은행은 그 기준을 20%에서 25%로 올렸다(7월 기준).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7월 “예·적금 금리를 아무리 올려도 0.1~0.2%p에 그치다 보니 지금과 같은 증시 활황기에는 고객을 붙잡기 어렵다”고 했다.


  1.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원금 보장’은 손해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ELD는 원금을 지키는 대신, 일반 예금이었다면 받았을 이자에 해당하는 몫을 주가지수에 거는 구조로 보인다. 지수가 정해진 구간에 들면 예금보다 더 받을 수 있고, 벗어나면 최저 금리만 받는다. 손해 볼 수 있는 자리가 원금에서 이자로 옮겨 간 셈이다.

지금 국내 은행 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평균 연 3.58%(10월 25일 기준)다. 예금 금리가 높을수록 ELD 최저 금리와의 차이도 커진다.

원금 보장 상품을 볼 때 따질 것은 최고 금리가 아니다. 지수가 빗나갔을 때 받는 최저 금리가 지금 예금 금리보다 얼마나 낮은지 봐야 한다. 지수가 빗나가면 그 차이만큼 예금보다 덜 받기 때문이다.


출처
https://www.mk.co.kr/news/economy/12193047
https://www.fnnews.com/news/202607011811114875
https://www.heraldk.com/article/2026070519550853145
https://www.dailian.co.kr/news/view/1564541
https://www.sisadn.com/13888


용어 풀이
주가연계예금(ELD) — 이자가 코스피200 같은 주가지수 움직임에 따라 정해지는 은행 정기예금으로, 만기까지 두면 원금을 돌려받고 예금자보호를 받습니다.
옵션 — 정해진 조건이 맞을 때만 값이 생기는 권리로, ELD에서는 지수가 정해진 구간 안에서 오를 때 이자를 더 주는 재료가 됩니다.
상승낙아웃형 — 관찰 기간에 지수가 한 번이라도 구간의 위 끝을 넘으면 최고 금리 조건이 사라지고 최저 금리만 주는 ELD입니다.
예·적금 외 수신 — 은행이 받은 돈 가운데 예·적금이 아닌 신탁·퇴직연금·펀드·ELD 등으로, 굴린 성과에 따라 받는 돈이 달라집니다.
예대마진 — 은행이 대출로 받는 이자와 예금에 주는 이자의 차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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