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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코스피 목표 1만 2천→9천으로 낮추고도 ‘60% 더 오른다’… 근거는 뭘까

2026-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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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가 코스피 12개월 목표치를 1만 2,000에서 9,000으로 25% 낮췄다. 지난 6월 9,000에서 1만 2,000으로 올린 뒤 AI 관련주 매도세 속에서도 지켜 온 숫자다. 그사이 코스피는 6월 고점보다 35% 넘게 빠졌다.

흔한 해석은 이렇다. 대표 강세론자마저 목표를 4분의 1이나 깎았으니 주가가 더 빠질 거라는 경고라는 것이다. 하지만 같은 보고서에는 낮춘 9,000도 지금보다 60% 넘게 높다는 계산이 함께 있다. 핵심은 목표 숫자가 아니라, 지금 코스피 가격에 무엇이 이미 들어 있느냐다.


  1. 골드만삭스는 무엇을 낮췄나

티머시 모 등 골드만삭스 전략가들은 “시장이 기업의 기초체력을 평가하는 방식에 더 보수적인 가정을 반영해 목표지수를 낮췄다”고 밝혔다. 기업 가치를 매기는 가정, 즉 주가가 이익의 몇 배까지 갈 수 있다고 볼지를 낮춰 잡았다는 뜻이다.

가게를 사고팔 때를 떠올리면 된다. 1년에 1,000만 원을 버는 가게를 몇 년 치 이익을 주고 살지 정하는 것과 같다. 벌이가 그대로여도 ‘8년 치’를 ‘6년 치’로 낮춰 부르면 가게 값이 내려간다. 다만 목표를 낮춘 이유가 가게 벌이가 줄어서인지, 쳐주는 햇수를 줄여서인지는 따로 봐야 한다.


  1. 목표를 깎았는데 왜 60% 넘게 오른다고 하나

코스피는 10월 23일 5,550.30에 마감했다. 9,000은 이보다 약 62% 높다. 코스피가 6월 고점보다 35% 넘게 내려와 있어, 목표를 25% 깎아도 지금 지수와의 거리가 여전히 먼 것이다.

1,000만 원을 코스피에 넣었다면, 지수가 9,000까지 가는 경우 약 1,620만 원이 되는 계산이다. 물론 이는 골드만삭스의 전망이 맞는다는 가정 위의 숫자다.


  1. 지금 코스피 가격에는 무엇이 들어 있나

블룸버그 집계로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4배까지 떨어졌다. 2006년 이후 18개 주요 증시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수준이다. MSCI(세계 주가지수를 만드는 회사)로부터 등급 강등 경고를 받은 인도네시아 증시도 8배다. 6월 목표를 올릴 때 골드만삭스는 코스피 선행 PER을 8.2배로 봤다. 집계한 곳은 다르지만, 넉 달여 사이 값이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 셈이다.

쉽게 말해 시장은 4년 치 예상 이익만 받고 한국 기업을 넘기겠다고 값을 부르고 있다. 이상한 점은 같은 기간 이익 전망이 오히려 올랐다는 것이다. 코스피가 6월 고점에서 크게 빠지는 동안 12개월 선행 이익 전망은 오히려 22% 올랐다. 시장이 그 전망을 믿지 않는다는 뜻으로 읽힌다. 골드만삭스는 반도체주 가격이 2027년 반도체 업종 이익이 65% 줄어드는 경우까지 반영한 것으로 추정했고, 이를 “지나치게 비관적인 시나리오”라고 평가했다. 메모리 외 종목의 PER은 7.6배로 지수 전체의 두 배 수준이다.


  1. 시장은 왜 그렇게 비관하나

시장에도 이유는 있다. 9월 23일부터 10월 23일까지 한 달 새 삼성전자는 24.52%, SK하이닉스는 31.42% 내렸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10월 23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38조 9,118억 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이 중 82.5%가 두 종목이었다.

지난 1년 동안 두 회사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매달 20~30%씩 올라갔지만, 최근 2~3개월 사이 2027년 영업이익 증가율 전망은 0~1%에 머물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블룸버그는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가 계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커졌다고 짚었다. 늘던 이익 전망이 멈추자, 꺾일 수 있다는 걱정이 먼저 가격에 들어간 셈이다. JP모간도 수급으로 보면 바닥을 확인했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했다.


  1. 골드만삭스는 어디를 여전히 좋게 보나

골드만삭스는 전력, 산업재, 기업지배구조 개선 관련 종목, 내수 회복과 한국 대중문화 관련 수혜주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모두 반도체 이익 사이클과 거리가 있는 업종이다.

쉽게 말해 반도체 이익이 얼마나 줄지 다투는 싸움과 따로, 다른 이유로 돈을 벌 수 있는 곳을 고른 것이다. 6월 보고서에서도 전력 공급 관련주는 긍정적으로 본다고 적었다.


  1.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목표치 하향은 ‘팔아라’라는 말이 아니다. 골드만삭스는 가정을 보수적으로 바꿨을 뿐, 지금 가격이 지나친 비관을 반영하고 있다는 판단은 그대로다. 목표 숫자는 증권사가 ‘몇 배를 쳐줄지’만 바꿔도 크게 움직인다.

투자자의 판단을 가르는 건 다른 곳에 있다. 지금 코스피 가격은 반도체 이익이 크게 줄어드는 미래를 이미 깔고 있다. 실제 이익이 그보다 나으면 가격이 오를 여지가 생기고, 그보다 나쁘면 4배도 싸다고 보기 어렵다. 골드만삭스도 1만 2,000을 지키다 다섯 달이 안 돼 내렸듯, 목표치는 약속이 아니라 가정이다.

증권사 목표치가 내려갔다는 뉴스는 ‘얼마나 깎았나’보다 ‘지금 가격이 이미 얼마나 나쁜 미래를 가정하고 있나’로 읽어야 한다.


출처
https://www.mt.co.kr/world/2026/10/26/2026102606194728561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914036
https://kr.investing.com/news/stock-market-news/article-2140260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102535151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60350891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26-10-25/goldman-cuts-kospi-12-month-target-by-25-as-ai-trade-unravels


용어 풀이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 지금 주가를 앞으로 1년 동안 벌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낮을수록 이익에 비해 주가가 싸다는 뜻이다.
목표치 — 증권사가 일정 기간(여기선 12개월) 안에 지수나 주가가 갈 수 있다고 보는 수준으로, 약속이 아니라 가정 위의 전망이다.
밸류에이션 가정 — 기업의 이익에 몇 배의 값을 쳐줄지처럼, 기업 가치를 매길 때 깔고 들어가는 전제다.
상승 여력 — 지금 가격에서 목표치까지 몇 % 더 오를 수 있는지를 계산한 값이다.
MSCI — 전 세계 투자자가 기준으로 쓰는 주가지수를 만드는 회사로, 등급이 내려가면 그 지수를 따르는 돈이 빠질 수 있다.

비트프레스 기사는 투자 판단을 돕기 위한 정보이며, 특정 종목·코인의 매수나 매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투자 결정과 그 결과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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