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2024년 펴낸 세계인구전망으로 계산하면, 2025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일본(30.0%)이다. 국민 열 명 중 세 명이 65세 이상이라는 뜻이다. 한국은 20.3%로 26위다.
흔한 해석은 ‘늙은 나라는 일본과 유럽 이야기’다. 하지만 10년 뒤인 2035년 추계를 보면 그림이 바뀐다. 한국은 29.6%로 일본·이탈리아 다음 3위에 오른다. 핵심은 지금 순위가 아니라 늙는 속도다.
- 노령화 국가는 무엇을 기준으로 부르나
유엔은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로 나라를 나눈다.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다. 아래 Top 10은 모두 20%를 넘은 초고령사회다.
한국은 2000년 고령화사회, 2017년 고령사회가 됐다. 2024년 12월 23일에는 주민등록 인구 중 65세 이상이 1,024만 4,550명으로 20%를 넘었다. 2024년 말 기준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이다.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까지 독일은 37년, 프랑스는 39년 걸렸는데 한국은 7년 걸렸다.
쉽게 말해, 독일·프랑스가 한 세대 넘게 걸려 겪은 변화를 한국은 7년 만에 겪었다.
- 지금 가장 늙은 나라 10곳은 어디인가
순위는 유엔 회원국 가운데 2025년 인구가 100만 명 이상인 156개국으로 매겼다. 모나코처럼 인구가 아주 적은 나라와 홍콩·푸에르토리코처럼 나라가 아닌 지역은 뺐다. 값은 유엔 세계인구전망 2024의 중위 추계(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나리오)다.
| 순위 | 나라 | 2025년 65세 이상 비율 | 2035년 순위 |
|---|---|---|---|
| 1 | 일본 | 30.0% | 1위 |
| 2 | 이탈리아 | 25.1% | 2위 |
| 3 | 포르투갈 | 24.9% | 5위 |
| 4 | 그리스 | 24.4% | 6위 |
| 5 | 핀란드 | 24.2% | 11위 |
| 6 | 독일 | 23.7% | 4위 |
| 7 | 크로아티아 | 23.6% | 10위 |
| 8 | 세르비아 | 23.1% | 16위 |
| 9 |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 22.9% | 8위 |
| 10 | 프랑스 | 22.5% | 13위 |
10곳 중 9곳이 유럽이다. 같은 자료로 세계 전체의 65세 이상 비율은 10.4%다.
- 10년 뒤 Top 10은 어떻게 바뀌나
| 순위 | 나라 | 2035년 65세 이상 비율 | 2025년 순위 |
|---|---|---|---|
| 1 | 일본 | 32.7% | 1위 |
| 2 | 이탈리아 | 31.3% | 2위 |
| 3 | 한국 | 29.6% | 26위 |
| 4 | 독일 | 28.9% | 6위 |
| 5 | 포르투갈 | 28.9% | 3위 |
| 6 | 그리스 | 28.6% | 4위 |
| 7 | 스페인 | 27.9% | 15위 |
| 8 |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 27.4% | 9위 |
| 9 | 오스트리아 | 26.9% | 19위 |
| 10 | 크로아티아 | 26.9% | 7위 |
가장 큰 변화는 한국이다. 26위에서 3위로 23계단 오른다. 65세 이상 비율이 10년 동안 9%포인트 넘게 늘어, 늘어나는 폭이 156개국 중 가장 크다. 2035년 한국의 65세 이상은 약 1,488만 명이다. 스페인(15위→7위)과 오스트리아(19위→9위)도 새로 들어오고, 핀란드·세르비아·프랑스는 밖으로 밀려난다.
- 늙는 나라는 왜 성장률이 낮아지나
경제가 크는 힘은 일하는 사람 수와 한 사람이 만들어 내는 양에서 나온다. 65세 이상이 늘고 일하는 나이의 인구가 줄면, 같은 생산성이라도 나라 전체가 만들어 내는 양이 덜 늘어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금 정책이 그대로면 2025~2050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2016~2018년 평균보다 1.1%포인트 낮아지고, 그 4분의 3 가까이가 인구 변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한국의 잠재성장률(물가를 자극하지 않고 낼 수 있는 성장 속도)이 2025~2029년 1.8%에서 2040~2044년 0.7%, 2045~2049년 0.6%로 낮아진다고 봤다.
쉽게 말해, 직원이 하나둘 은퇴하는데 새로 들어오는 사람이 적은 가게는 손님이 그대로여도 매출을 늘리기 어렵다.
- 성장이냐 복지냐, 무엇이 부딪치나
늙는 나라는 두 가지 압박을 함께 받는다. 세금과 보험료를 낼 사람은 줄고, 연금과 의료비를 받을 사람은 는다. IMF는 많은 나라가 2030년 이후 나랏빚 비율을 유지하려면 상당한 재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의 국민연금 개혁이 이 선택을 보여 준다. 2025년 3월 20일 국회를 통과한 개혁은 보험료율을 9%에서 2026년부터 해마다 0.5%포인트씩 올려 2033년 13%로 하고, 소득대체율(가입 기간 평균 소득 대비 연금 비율)을 43%로 정했다. 개혁 논의 당시 추계로도 기금이 바닥나는 때는 2055년에서 2064년으로 9년 늦춰질 뿐이었다.
월급 300만 원인 직장인이라면 2033년 보험료가 27만 원에서 39만 원으로 오른다(회사와 절반씩 부담해 본인 몫은 13만 5천 원에서 19만 5천 원). 복지를 지키려면 일하는 세대의 부담이 커지고, 부담을 덜면 은퇴 세대가 받는 돈이 줄어든다.
- 늙어도 성장을 지킬 길은 있나
IMF가 내놓은 답은 ‘더 건강하게, 더 오래 일하기’다. IMF는 이렇게 건강해진 고령자의 일손과 경험이 2025~2050년 세계 성장률을 해마다 0.4%포인트가량 끌어올릴 것으로 봤다.
한국은행도 혁신 생태계 조성 같은 구조개혁이 성공하면 생산성 향상으로 잠재성장률을 0.7%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늙는 속도는 못 바꿔도 일하는 방식은 바꿀 수 있다.
-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노령화 순위표에서 봐야 할 것은 지금 몇 위인지가 아니라 65세 이상 비율이 얼마나 빨리 늘어나느냐다.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까지 독일과 프랑스는 40년 가까이 걸렸고, 한국은 7년이었다. 같은 변화를 훨씬 짧은 시간에 감당해야 한다.
속도가 빠르면 성장과 복지 사이의 선택도 빨리 다가온다. 일하는 세대의 보험료, 은퇴 세대의 연금, 나라의 성장률이 한꺼번에 움직인다.
고령화 뉴스를 볼 때는 ‘몇 %’보다 ‘몇 년 만에’를 보면 된다. 늙는 속도가 빠른 나라일수록 보험료와 연금, 성장률이 더 빨리 바뀐다.
출처
https://population.un.org/wpp/
https://www.imf.org/-/media/files/publications/weo/2025/april/english/ch2.pdf.md
https://www.imf.org/en/publications/weo/issues/2025/04/22/world-economic-outlook-april-2025/index.md
https://www.ajunews.com/view/20241219102429746
https://v.daum.net/v/20241224180002013
https://newsseoul.co.kr/news/view/1065606014003825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0314_0003099531
용어 풀이
초고령사회 —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20% 이상인 사회로, 유엔 기준 7% 이상은 고령화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라고 부른다.
중위 추계 — 출산율·수명·이동 같은 가정을 가장 가능성이 높은 값으로 놓고 계산한 유엔의 기본 인구 전망이다.
잠재성장률 — 한 나라가 물가를 크게 자극하지 않으면서 노동과 자본을 정상적으로 써서 낼 수 있는 성장 속도다.
소득대체율 — 국민연금을 40년 낸 사람이 받는 연금이 가입 기간 평균 소득의 몇 %인지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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