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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공화당이 참패한 다음 날, 미국 증시가 8월 이후 가장 크게 오른 이유

2026-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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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4일(현지시간) 미국 S&P500 지수(미국 대형주 500개 주가를 묶은 지수)가 1.58% 올라 8월 이후 가장 좋은 하루를 보냈다. 전날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민주당에 내준 다음 날이다.

흔한 해석은 “여당이 참패하면 정치가 흔들리고 주가는 빠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결과가 나오기 전인 11월 3일 밤, 기술주 중심 나스닥100 지수 선물(미래 가격을 미리 사고파는 거래)은 한때 2.5%까지 밀렸다.

하지만 시장이 반긴 건 민주당의 정책이 아니었다. 유가를 끌어올려 온 미국의 이란 전쟁이 끝날 수 있다는 기대로 유가가 100달러 밑으로 내려간 것, 그리고 공화당 대통령과 민주당 의회가 맞서 큰 정책 변화가 막히는 ‘교착’이었다. 그래서 지수는 올랐지만 업종마다 승패가 갈렸다.


  1. 선거 결과에 왜 유가가 먼저 움직였나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11월 4일 오후 9.2% 내린 배럴당 94.11달러에 거래됐다. 약 한 달 만에 처음 100달러 아래다.

연결 고리는 이렇다. 민주당이 이끄는 의회 →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 전쟁에서 물러나라고 압박할 수 있다 → 미국이 전쟁을 더 키우기 어려워진다 → 중동 원유 공급 걱정이 줄고 유가가 내린다. 골드만삭스는 민주당이 예산 시한을 이용해 이란 전쟁을 제한하고 일부 관세를 되돌리려 할 것으로 내다봤다.


  1. 유가가 내리면 왜 주식 전체가 오르나

유가는 물가로, 물가는 금리로 이어진다. 물가가 오르면 중앙은행은 물가를 잡으려 금리를 올린다. 유가가 내리면 물가 걱정이 줄고, 금리를 더 올릴 필요도 줄어든다는 기대가 생긴다. 이날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전날 밤 4.95%에서 4.90%로 내려, 기업과 가계가 돈을 빌리는 부담이 조금 줄었다.

소비자 지갑에도 닿는다. 주유비에 덜 쓰면 다른 물건과 서비스에 쓸 돈이 남는다. 이날 경기소비재 주식이 장중 기준 4% 넘게 오른 이유다. 다만 월급이 오른 게 아니라 나가는 돈이 준 것이라, 유가가 다시 오르면 그 여유도 사라진다.


  1. 대통령과 의회가 갈리면 왜 시장이 편해지나

두 번째 이유는 교착이다. 대통령은 공화당, 상·하원은 민주당이면 어느 쪽도 큰 법을 혼자 밀어붙이기 어렵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영국 경제 분석 회사)는 민주당이 상원에서 필리버스터(소수당이 긴 토론으로 표결을 막는 방법)를 깰 의석이 없고, 법이 통과돼도 대통령이 거부권으로 막을 수 있어 단기 정책 전망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고 봤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도 “큰 정책 변화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했다.

도이체방크의 조지 사라벨로스는 민주당의 큰 의회 다수가 “극단적인 정책 결과에 브레이크가 되고 위험 프리미엄을 낮출 것”이라고 했다. 위험 프리미엄은 투자자가 앞일 불확실성에 붙이는 웃돈이다. 판이 뒤집힐 일이 줄자 웃돈이 줄어 주가에 힘이 됐다. 다만 업종별 걱정은 따로 움직였다.


  1. 돈은 어느 업종에서 빠져 어디로 갔나

장중 기준으로 석유·가스 주식은 5% 가까이 빠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미국 반도체 회사 주가를 묶은 지수)는 4% 내렸고 엔비디아는 3.2%, 마이크론은 7%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민주당이 데이터센터 확장을 늦추면 대형 클라우드 회사가 칩과 장비에 쓰는 돈이 줄 거라는 데 걸었다.

반대로 아마존은 장중 7% 올랐다(보스턴글로브 기준, NBC는 클라우드 3사를 묶어 조금 낮게 보도). RBC 글로벌자산운용의 마이크 벨은 “반도체와 에너지에서 하이퍼스케일러(대형 클라우드 회사)로 뚜렷한 자금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데이터센터 건설이 늦어지면 칩 회사보다 이미 설비를 가진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1. 방산주와 머스크 회사는 왜 빠졌나

유럽 오전 거래에서 유럽 방산주 지수(STOXX 항공·방위)는 약 0.7% 내렸고 영국 BAE시스템즈는 약 4% 빠졌다. 같은 시각 유럽 대형주 600개 지수 STOXX600은 0.9% 올랐다. 방산 회사들이 맺은 수십억 달러짜리 계약에 미국 의회가 아직 돈을 배정하지 않았는데, 그 예산을 쥔 하원을 민주당이 차지해 국방비를 다시 따져 볼 수 있다는 걱정이다.

공화당 후보를 돕는 데 수억 달러를 쓴 일론 머스크의 회사도 공화당 패배에 함께 팔렸다. 테슬라는 3.3%, 스페이스X는 3.8% 내렸다. 트럼프 미디어(트루스소셜 운영사)는 25% 내려 사상 최저가를 찍었다.


  1. 선거 뒤 주가는 늘 이렇게 올랐나

과거만 보면 중간선거 뒤 주가는 대체로 올랐다. 에드워드 존스 자료로는 1970년 이후 최근 14번의 중간선거 뒤 6개월 동안 S&P500이 평균 15.5% 올랐다.

이번이 다른 점은 그 안도가 유가에 매달려 있다는 것이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는 “전쟁이 끝나고 유가가 내려오기 전까지는 실제로 바뀌는 게 없다”고 했다.


  1.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이번 상승을 ‘선거가 끝나서 안도했다’로만 읽으면 다음 판단이 틀린다. 지수를 끌어올린 건 유가 하락과 정책 교착이었고, 그 덕을 본 업종(소비재·대형 클라우드)과 손해를 본 업종(에너지·반도체·방산·머스크 회사)이 하루 만에 갈렸다.

두 이유는 수명이 다르다. 교착은 의회 구성이 바뀌지 않는 한 남지만, 유가 하락은 전쟁이 실제로 끝나느냐에 달린 기대다. 그 기대가 꺾여 유가가 다시 오르면 이날 소비재와 대형 클라우드 회사로 몰린 돈부터 흔들릴 수 있다.

교착은 국방비 같은 예산 싸움으로도 이어진다. 선거 뒤 지수가 몇 % 올랐는지보다, 내가 가진 업종이 유가와 정책 교착 중 무엇에 더 기대는지가 더 중요하다.


출처
https://www.nbcnews.com/business/markets/stock-futures-blue-tsunami-ai-boom-rcna607351
https://www.cbsnews.com/news/stock-market-soar-democrats-take-control-of-congress/
https://www.bostonglobe.com/2026/11/04/business/midterms-stock-market-reaction/
https://www.ttnews.com/articles/oil-prices-midterm-results
https://www.investing.com/news/stock-market-news/european-defense-stocks-slip-as-democratic-midterm-win-raises-spending-worries-4998032


용어 풀이
교착(정책 교착) — 대통령과 의회를 서로 다른 당이 쥐어 어느 쪽도 큰 법을 혼자 통과시키기 어려운 상태다.
브렌트유 — 북해에서 나는 원유로, 국제 유가를 말할 때 가장 많이 쓰는 기준 가격이다.
위험 프리미엄 — 앞일이 불확실할 때 투자자가 그 위험을 떠안는 대가로 더 요구하는 수익이다.
필리버스터 — 미국 상원에서 소수당이 긴 토론으로 표결을 막는 방법으로, 깨려면 상원 100석 중 60표가 필요하다.
하이퍼스케일러 —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처럼 거대한 데이터센터로 클라우드를 운영하는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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