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코인거래소 코인베이스(나스닥에 상장된 회사)가 10월 29일 내놓은 3분기 실적에서 매출은 12억 1,6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35% 줄었다. 그런데 순이익은 7억 1,9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66% 늘었다.
순이익만 보면 장사가 잘된 분기처럼 보인다. 하지만 핵심은 따로 있다. 이익의 대부분이 손님에게 받은 수수료가 아니라, 회사가 금고에 넣어 둔 코인 값이 오른 데서 나왔다.
- 매출은 왜 1년 새 35%나 줄었을까
코인베이스의 가장 큰 돈줄은 거래 수수료다. 손님이 코인을 사고팔 때마다 수수료를 떼는데, 이 거래 수수료 수익이 1년 전 10억 4,630만 달러에서 5억 9,020만 달러로 44% 줄었다.
이유는 거래량이다. 코인을 실제로 사고파는 현물 거래량이 2,943억 달러에서 1,345억 달러로 절반 아래로 내려갔다. 손님이 절반으로 줄어든 가게는 물건값을 그대로 받아도 매출이 반토막 나는 것과 같다.
- 그런데 순이익은 어떻게 66% 늘었을까
답은 회사가 투자용으로 들고 있는 코인에 있다. 코인베이스는 9월 30일 기준 22억 2,500만 달러어치 코인을 갖고 있는데, 3분기에 이 코인 값이 오르면서 7억 1,500만 달러의 장부상 이익(팔지 않았지만 코인 값이 올라 장부, 곧 회사의 회계 기록에 이익으로 적는 금액)이 생겼다. 회사는 3분기 코인 시장 전체 시가총액이 직전 분기보다 37% 늘었다고 밝혔다.
1,000만 원에 산 코인이 분기 말 1,300만 원이 되면, 팔지 않아도 300만 원을 이익으로 적는 식이다. 다만 손에 쥔 현금은 아니어서, 다음 분기에 값이 내리면 그만큼을 손실로 다시 적는다.
장부상 이익 7억 1,500만 달러는 세금을 떼기 전 금액이고, 순이익 7억 1,900만 달러는 세금까지 뗀 뒤 금액이라 딱 맞춰 비교할 수는 없다. 그래도 크기가 거의 같다. 쉽게 말해, 이번 분기 이익의 대부분을 코인 값이 만들었다.
- 코인 값 덕을 빼면 이익은 얼마나 남을까
코인베이스는 순이익에서 코인 장부상 손익을 뺀 ‘조정 순이익’을 따로 발표한다. 코인 값 몫을 덜어 내고 장사로 번 이익을 보려는 숫자로, 회사는 세금 효과까지 반영한 코인 장부상 손익을 빼고 계산한다고 밝혔다. 이 조정 순이익은 1년 전 4억 2,070만 달러에서 7,770만 달러로 82% 줄었다.
이자·세금·감가상각을 빼기 전 영업 이익을 보여 주는 조정 EBITDA(에비타)도 8억 70만 달러에서 3억 3,290만 달러로 58% 줄었다. 같은 회사, 같은 분기인데 어떤 숫자를 보느냐에 따라 66% 증가와 82% 감소로 갈린다.
- 코인 값이 내리면 순이익은 뒤집힌다
같은 장부 계산은 2025년 4분기~2026년 2분기에 거꾸로 작동했다. 2025년 4분기에는 코인 장부상 손실 7억 1,800만 달러가 나면서 순손실 6억 6,700만 달러를 냈다. 2026년 1분기(장부상 손실 4억 8,200만 달러)와 2분기(장부상 손실 2억 1,000만 달러)에도 순손실이 각각 3억 9,400만 달러, 3억 6,000만 달러였다.
본업도 직전 분기보다는 나아졌다. 조정 순이익이 2분기 1억 490만 달러 손실에서 3분기 7,770만 달러 이익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순이익 7억 1,900만 달러의 대부분은 코인 값 몫이다. 월급은 그대로인데 갖고 있던 주식이 올라 통장 평가액이 불어난 것과 비슷하다. 다만 이 코인은 팔지 않았으니 현금이 들어온 것도 아니다.
- 줄어든 수수료 자리를 서비스 매출이 일부 메운다
빈자리 일부는 새 사업이 메우고 있다. 선거·스포츠 결과처럼 앞으로 일어날 일에 돈을 거는 예측시장은 연간 환산 매출(지금 속도가 1년 이어진다고 보고 계산한 매출)이 2억 달러를 넘었다. 직전 분기 약 1억 달러에서 두 배가 됐다. 예측시장과 파생상품(코인을 직접 사지 않고 값의 오르내림에 거는 계약)을 합치면 거래 수수료 수익의 약 25%를 차지한다는 번스타인 애널리스트 추정이 있다.
구독·서비스 매출(사고팔 때 받는 수수료가 아니라 서비스를 쓰는 대가로 받는 돈)도 5억 7,020만 달러로 직전 분기보다 3% 늘어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가 됐다. 다만 이 매출도 1년 전 7억 1,660만 달러보다는 20% 적다. 쉽게 말해, 돈줄이 ‘사고팔 때 받는 수수료’에서 ‘예측시장과 서비스’로 옮겨 가고 있지만 줄어든 수수료를 아직 다 메우지는 못했다.
-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코인 회사의 순이익은 두 가지 돈이 섞인 숫자다. 하나는 손님에게서 받은 수수료와 서비스 매출, 다른 하나는 회사가 들고 있는 코인 값의 오르내림이다. 이번 분기 코인베이스는 앞의 돈이 줄고 뒤의 돈이 크게 늘어, 매출과 순이익이 반대로 움직였다.
이 차이는 주식을 가진 사람의 판단을 바꾼다. 순이익 증가를 보고 산다면 사실상 코인 값이 계속 오르는 쪽에 거는 셈이다. 거래소 사업에 거는 것이라면 수수료가 다시 늘고 예측시장 같은 새 매출이 그 자리를 채우는지가 기준이 된다.
순이익이 늘었는데 매출과 조정 순이익이 줄었다면, 그 이익은 장사 덕만은 아니고 대부분 코인 값이 만든 것이다. 서비스 매출이 일부 받쳐 주지만, 코인 값이 내리면 이 이익은 손실로 바뀐다.
출처
https://www.sec.gov/Archives/edgar/data/0001679788/000167978826000121/q326earningsdeck_vsec.htm
https://www.theblock.co/news/business/2026-10-30-coinbase-q3-net-income-jumps-432189
용어 풀이
평가이익 — 자산을 팔지 않았지만 값이 올라 장부에 이익으로 적는 금액으로, 값이 내리면 평가손실로 바뀐다.
조정 순이익 — 코인베이스가 보유 코인의 평가손익(세금 효과 포함)을 빼고 계산한 순이익으로, 장사로 번 이익을 보여 주려는 숫자다.
현물 거래 — 코인을 실제로 사고팔아 주인이 바뀌는 거래다.
파생상품 — 코인을 직접 사지 않고 값의 오르내림에 돈을 거는 계약이다.
예측시장 — 선거·스포츠 결과처럼 앞으로 일어날 일의 결과에 돈을 거는 시장이다.
비트프레스 기사는 투자 판단을 돕기 위한 정보이며, 특정 종목·코인의 매수나 매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투자 결정과 그 결과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