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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인데, 원화 강세가 삼전닉스 이익 15조를 깎는다?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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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모리 반도체 회사 마이크론(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이어 HBM 점유율 3위)이 9월 30일(현지시간) 6~8월 분기 매출 542억3000만 달러를 발표했다. 1년 전의 5배 가까운 역대 최대치다. 그러니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기대 이상 실적을 낼 거라는 해석이 먼저 나온다.

하지만 핵심은 따로 있다. 마이크론은 달러로 실적을 내고, 두 한국 회사는 달러로 번 돈을 원화로 바꿔 장부에 적는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진다는 건 1달러를 바꿀 때 손에 쥐는 원화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DS투자증권은 9월 29일 두 회사의 3분기 영업이익을 시장 평균 예상보다 합쳐 약 15조 원 낮게 추정했다. 가장 큰 이유로는 환율 하락이 지목됐다.


  1. 삼성전자 이익은 줄지 않는다, 기대보다 덜 늘 뿐이다

에프앤가이드(증권사 전망을 모아 평균을 내는 금융정보업체)가 9월 21일 집계한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 평균)는 삼성전자 111조3772억 원, SK하이닉스 78조1291억 원이다. 삼성전자 컨센서스는 3개월 전 105조9030억 원에서 5% 올랐다.

DS투자증권 추정은 삼성전자 104조 원, SK하이닉스 70조1000억 원이다. 컨센서스보다 각각 약 7조4000억 원, 8조 원 적고, 합치면 약 15조4000억 원이다(비트프레스 계산). 그래도 삼성전자 104조 원은 실현되면 2분기 실적 89조4924억 원보다 약 14조5000억 원 많은, 사상 최대가 될 추정치다. 쉽게 말해 삼성전자에게 ‘깎인다’는 건 이익이 줄어든다는 뜻이 아니라, 시장이 기대한 만큼 늘지 않는다는 뜻이다.


  1. 같은 메모리를 팔아도 원화로는 덜 들어온다

같은 제품을 같은 달러 가격에 팔아도, 환율이 내리면 원화로 바꾼 매출이 줄어든다. 매출 같은 손익 항목에는 보통 거래 시점이나 분기 평균 환율이 적용된다. 한국은행 통계로 2분기 평균 환율은 1,501.93원, 7월 1일~9월 17일 평균은 1,430.37원으로 약 4.8% 낮다.

9월 17일까지 평균 기준으로 1달러당 약 72원이 덜 들어온다는 계산이다(비트프레스 계산). 메모리 1억 달러어치를 팔면 원화 매출이 약 72억 원 줄어든다. 여기에 환율이 높을 때 들여온 원재료로 만든 제품을 환율이 떨어진 뒤 팔면, 원가는 그대로인데 매출만 줄어드는 시차가 생긴다.

두 회사는 이 영향을 크게 받는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자회사 제외) 매출 258조6000억 원 가운데 245조7000억 원이 수출이었다. JP모건(미국 투자은행)은 SK하이닉스의 달러 기반 매출 비중이 90%를 넘는다고 분석했다.


  1. 11%와 4.8%는 기준이 다르다

DS투자증권 추정의 근거로 언급된 숫자는 ‘2분기 말 대비 원·달러 환율 약 11% 하락’이다(보도 기준). 다만 매출 같은 손익에는 분기 평균 환율이 주로 적용되는데, 평균으로 보면 하락폭이 더 작다. 2분기 평균보다 9월 17일까지의 평균이 약 4.8% 낮은 정도다.

9월 30일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그날 서울 외환시장 마감 값) 기준 1,352.8원으로, 7월 1일~9월 17일 평균(1,430.37원)보다도 낮다. 이 수준이 이어지면 4분기 평균 환율은 3분기보다 더 낮아진다는 게 비트프레스의 계산이다. 환율 부담이 3분기에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1. 15조 전부가 환율 탓은 아니다

DS투자증권 추정에는 환율 말고 다른 요인도 함께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모바일·가전 부문 비용 증가,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AI 칩 옆에 붙는 고성능 메모리)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출하 구성과 매출 인식 시점이 달라진 부분이다.

다른 증권사도 같은 방향이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전망을 122조 원에서 107조 원으로 12% 낮추며 환율 급락과 범용 D램 가격 상승률의 기대치 하회를 이유로 들었다. 유진투자증권은 환율 가정을 1,440원에서 1,400원으로 낮추고 모바일 적자 확대와 성과급 충당금을 반영해 103조6000억 원을 제시했다. 쉽게 말해 환율은 가장 큰 조각이지만, 15조 원 전부를 설명하지는 않는다.


  1. 2017년 4분기에도 사상 최대 이익이 기대를 밑돌았다

비슷한 일이 있었다. 삼성전자는 2018년 1월 9일 2017년 4분기 영업이익 15조1000억 원을 발표했다. 분기 사상 최대였지만 컨센서스 15조8675억 원에 못 미쳤다. 1월 31일 확정 실적에서 회사는 원화 강세로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전 분기 대비 약 6,600억 원의 부정적 영향이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비우호적 환율 영향과 특별성과급이 반영돼 컨센서스를 밑돌았다면서도 “실적 쇼크라고 하기보다는 최근 낮아진 실적 예상치에 맞게 나온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다른 점은 크기다. DS투자증권 추정치 합계만 해도 두 회사 3분기 영업이익은 174조1000억 원으로, 같은 비율의 환율 충격도 금액으로는 훨씬 커진다. 노무라증권은 원화 가치가 10% 오르면 국내 메모리 업체 영업이익이 약 12% 줄 수 있다고 추산했다. 반대로 메모리 값은 환율을 상쇄하는 쪽이다. 트렌드포스(대만 시장조사업체)는 분기 전 전망에서 3분기 범용·서버 D램 계약가격이 전 분기보다 13~18% 오를 것으로 봤다. 다만 키움증권은 범용 D램 가격 상승률이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판단했다.


  1.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반도체 호황과 원화 강세는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 메모리 값이 올라 달러로는 더 벌어도, 달러가 싸지면 원화 이익은 그만큼 덜 는다. 15조 원은 이익이 사라지는 돈이 아니라, 시장 기대와 환율 사이에서 빠질 수 있는 몫이다.

그래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이 컨센서스를 밑돈 날, 판단은 세 질문으로 나눈다. 전 분기보다 이익이 늘었나. 그 분기 평균 환율이 얼마나 내렸나. 모자란 이유가 환율인가, 비용·출하 시점인가. 이익이 늘었고 환율이 크게 내렸다면 반도체 경기보다 환율 몫을 먼저 의심할 수 있다. 다만 비용과 출하 시점도 함께 움직이므로, 환율 하나로 단정하지는 않는다.


출처
https://www.ajunews.com/view/20260929151957904
https://www.sedaily.com/article/20096871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60930001065
https://www.ekorea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88335
https://www.mt.co.kr/industry/2026/09/18/2026091814000371619
https://www.fnnews.com/news/202609171839036988
https://www.viva100.com/article/20260917500782
https://www.newswire.co.kr/newsRead.php?no=863812
https://edaily.co.kr/News/Read?mediaCodeNo=257&newsId=01781046619076080


용어 풀이
삼전닉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함께 줄여 부르는 말이다.
컨센서스 — 여러 증권사가 낸 실적 전망치를 모아 평균한 값으로, 시장이 기대하는 숫자다.
원화 강세 — 원화 값이 올라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는 것으로, 1달러를 바꿀 때 받는 원화가 줄어든다.
평균 환율 — 한 분기 동안의 환율을 평균한 값으로, 매출 같은 손익 항목을 원화로 바꿀 때 주로 쓰인다.
환율 가정 — 증권사가 실적을 추정할 때 1달러를 몇 원으로 바꿀지 미리 정해 두는 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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