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비만치료제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가 허가를 앞두고 있다. 업계는 한 달 초기 용량 출고가를 15만 원 전후로 거론한다. 위고비 초기 용량 출고가 약 21만 원, 마운자로 약 27만 원보다 낮다. 약국 판매가로 치면 위고비 평균 25만 원, 마운자로 30만 원 전후인데, 에페는 평균 20만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국산 신약이 나오면 비만주사가 싸진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 비만주사 값이 이웃 나라보다 비싸다는 점도 기대를 키운다. 전례도 있다. 위고비는 지난해 마운자로 출시를 앞두고 값을 내렸다. 다만 지금 국내 시장의 85%를 쥔 쪽은 위고비가 아니라 마운자로다. 소비자 약값에는 에페의 가격표만큼이나 이 1등의 대응이 중요해질 수 있다.
- 에페는 어떤 약이고, 언제 나오나
에페는 일주일에 한 번 맞는 GLP-1 계열 비만 주사제다. GLP-1은 식욕을 줄이는 몸속 호르몬으로, 위고비·마운자로도 같은 계열의 주 1회 주사제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고, 업계에서는 10월 허가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회사는 7월 제품명을 ‘에페’로 정했고, 허가 즉시 출시할 수 있도록 생산·유통 준비를 마쳤다. 허가 시점에 따라 이르면 올해 하반기 출시도 가능하다. 회사가 발표한 한국인 448명 임상 3상 결과에서 40주 뒤 평균 체중 감소율은 9.75%였다. 위장관 부작용 발생률은 50%로 위고비의 해외 임상(68%, 74%)보다 낮았지만, 서로 다른 임상을 나란히 놓은 비교다.
- 위고비는 이미 한 번 값을 내렸다
위고비는 2024년 국내에 먼저 나와 시장을 주도했다. 처음엔 모든 용량의 도매 공급가가 37만2,000원으로 같았다. 그런데 지난해 마운자로 출시를 앞두고 용량별 가격을 따로 매기며 0.25mg을 21만 원으로 낮췄다. 용량에 따라 10%에서 최대 42%까지 내린 수준이고, 가장 높은 용량은 원래 값을 유지했다.
지금 시장의 주인공은 후발주자다. 한 조사업체 집계로 지난달 국내 비만치료제 점유율은 마운자로 85%, 위고비 9%였다. 먼저 나와 값을 내린 위고비가 지금은 1등이 아니다.
- 한국 마운자로는 일본의 2.6~3.5배다
다른 나라와 견주면 한국 값은 비싼 편이다. 마운자로 7.5~10mg 4주분 기준으로 한국 공급가는 52만 원이다. 일본 보험 약가는 15만~20만 원, 중국 온라인 약국의 10mg 값은 20만 원으로, 한국이 2.6배 이상 비싸다. 공공의료(NHS)가 사들이는 영국 약가 46만 원보다도 높다.
| 지역 | 마운자로 7.5~10mg | 위고비 2.4mg | 가격 기준 |
|---|---|---|---|
| 한국 | 52만 원 | 37만 원 | 공급가(약국가는 더 높음) |
| 일본 | 15만~20만 원 | 35만 원 | 보험 약가(환자는 30%만 냄) |
| 중국 | 20만 원(10mg) | 26만 원 | 온라인 할인가·정부 조달가 |
| 미국 | 61만 원 | 47만 원 | 제약사 직접 판매 본인 부담가 |
| 독일 | 59만 원 | 43만 원 | 약국가(본인 부담) |
| 영국 | 46만 원 | 32만 원 | 공공의료(NHS) 약가 |
4주분, 2026년 9월 28일 환율로 원화 환산. 미국 마운자로 값은 같은 성분의 비만용 제품 ‘젭바운드’ 바이알 값이다.
미국·독일에서 환자가 직접 내는 값은 59만~61만 원으로 한국 공급가보다 높다. 다만 한국의 52만 원은 약국 이윤이 붙기 전 값이라, 실제로 약국에서 내는 돈은 이보다 비싸다. 위고비 2.4mg도 한국 37만 원은 일본·중국·영국보다 높다.
- 에페 가격이 곧 한미약품의 숙제다
한미약품은 아직 공급가를 확정하지 않았다. 회사 안팎에서는 4주분 공급가가 10만 원대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회사는 에페를 연 매출 1,000억 원 이상의 대형 품목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문제는 가격을 낮출수록 목표 매출을 채우는 데 더 많은 처방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처방 기록(DUR)을 보면 마운자로는 2025년 8월 출시 뒤 올해 5월까지 10개월간 150만 건, 위고비는 2024년 10월 출시 뒤 올해 5월까지 123만 건이 처방됐다. 최근 두 약의 처방은 한 달 약 21만 건, 1년 약 252만 건으로 추산된다.
에페가 연 1,000억 원을 벌려면 처방 1건에 10만 원이면 100만 건, 15만 원이면 67만 건, 20만 원이면 50만 건이 필요하다. 지금 두 약의 처방 규모 그대로라면 각각 40%, 27%, 20%를 가져와야 한다는 계산이다.
-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근거는 국내 공장이다
위고비·마운자로는 해외에서 완제품을 들여온다. 에페는 경기도 평택 공장에서 직접 만든다. 국내에서 만들어 물류·유통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점이 낮은 가격을 매길 수 있는 근거로 꼽힌다.
해외에서도 값을 낮추는 움직임이 있다. 올해 3월 보도에 따르면 위고비를 만드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는 내년 1월 1일부터 미국에서 위고비 등의 도매가를 약 35~50% 내릴 계획이다. 같은 달부터 중국·인도·브라질 등에서는 위고비 핵심 성분의 특허가 끝나 값싼 복제약 출시가 예상됐다.
- 누가 먼저 값을 내릴까
에페가 기대대로 싸게 나오면 기존 약도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후발 약이 싼 값으로 들어오면 기존 약의 처방이 줄 수 있어서다. 값이 부담돼 비만치료제를 망설이던 환자가 새로 들어와 시장 자체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기존 약 가운데 위고비는 이미 한 번 값을 내렸다. 시장의 85%를 쥔 마운자로가 가격을 손대느냐가 소비자 약값에는 더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비급여 약이라 실제 판매가는 약국마다 다르다는 점도 남는다.
-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에페는 가격 경쟁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한국 마운자로 값이 일본·중국의 2.6배 이상인 만큼 내릴 여지도 크다. 다만 위고비는 이미 한 번 값을 내렸고 점유율은 9%다. 경쟁이 실제로 불붙으려면 시장의 85%를 쥔 마운자로가 따라 내려야 한다.
한미약품 쪽에서 보면 가격은 점유율과 이익 사이의 줄타기다. 15만 원이면 지금 두 약 처방의 27%를 가져와야 1,000억 원이 된다. 싸게 팔수록 더 많은 환자를 데려와야 하는 구조다.
판단 기준은 한 줄이다. 신약이 약값을 끌어내리는지는 신약의 가격표보다, 시장 1등이 값을 따라 내리는지로 판가름 난다.
출처
https://news.bizwatch.co.kr/article/healthcare/2026/09/23/0033
https://www.huffingtonpost.kr/article/260587
https://www.mo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13174
https://www.kpa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30558
https://zdnet.co.kr/view/?no=20250813131653
https://dailypharm.com/user/news/342441
https://yakkalab.jp/drug/2499422G3027
https://health.baidu.com/malls/goods/db2c_174055372644938019_2318184752363716608
https://www.cls.cn/detail/2241765
https://www.pharmexec.com/view/lilly-reduces-price-of-zepbound-single-dose-vials-for-self-pay-patients
https://www.novocare.com/pharmacy/wegovy.html
https://www.medipreis.de/preisvergleich/mounjaro-7-5-mg-dosis-kwikpen-inj-lsg-fertigpen-1-st-lilly-deutschland-gmbh-18241201
https://cpe.org.uk/our-news/mounjaro-reimbursement-prices-redetermined-for-september-2025/
https://www.myjuniper.co.uk/articles/wegovy-cost
용어 풀이
GLP-1 — 식사 뒤 나와 식욕을 줄이는 몸속 호르몬으로, 위고비·마운자로·에페 모두 이 계열의 주사제다.
출고가 — 제약사가 도매상에 넘기는 가격으로, 약국 판매가는 여기에 유통 이윤이 붙어 더 높다.
비급여 —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약값을 전부 내고, 약국마다 값이 다를 수 있는 약이다.
품목허가 —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새 약을 팔아도 된다고 승인하는 절차다.
복제약 — 특허가 끝난 약과 같은 성분으로 다른 회사가 만든 약으로, 보통 원래 약보다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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