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9월 한 달 동안 새로 늘어난 일자리(한 달 순증)는 2만 9,000개였다. 경제학자 예상치는 출처에 따라 8만 5,000~9만 개로, 그 약 3분의 1이다. 실업률도 4.1%에서 4.2%로 올랐다. 그런데 이 숫자가 나온 10월 2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된 금융회사 외 대형주 100개를 모은 나스닥100 지수는 1.0% 올라 사상 최고치로 장을 마쳤다.
흔한 설명은 “나쁜 뉴스라 금리를 안 올릴 테니 좋은 뉴스”다. 반은 맞다. 하지만 그 말만으로는 세 가지가 설명되지 않는다. 2.9만 개가 왜 ‘경기 침체 경보’로 읽히지 않았는지, 상승을 누가 이끌었는지, 왜 채권시장은 같은 날 반대로 움직였는지다.
- 2.9만 개는 무엇과 비교한 숫자인가
2.9만 개는 미국 노동부가 매달 내는 고용보고서에서 9월 한 달 동안 늘어난 일자리 수다. 8월 증가 폭도 처음 발표된 16만 2,000개에서 13만 3,000개로 낮춰졌다.
이 숫자가 중요한 이유는 시점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9월 16일 기준금리를 0.25%p 올려 연 3.75~4.00%로 만들었다. 2023년 이후 처음 올린 것이다. 이란 전쟁으로 뛴 기름값이 8월 물가 상승률을 3.4%까지 끌어올린 주된 원인 중 하나였다.
- 금리를 올리는 중에는 나쁜 고용이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있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던 때라면 일자리 쇼크는 “경기가 꺾인다”는 경보다. 하지만 올리는 중일 때는 다르게 읽힐 수 있다. 일자리가 덜 늘었다는 건 경기가 식고 있다는 뜻이고, 경기가 식으면 연준이 금리를 덜 올려도 된다.
금리 선물 가격으로 계산한 10월 추가 인상 확률(CME 페드워치)은 일주일 전 64%, 발표 전날 24%였다. 하락의 대부분은 고용보고서가 나오기 전에 이미 일어났다. 발표 당일에는 출처에 따라 16~20%까지 더 내려갔다.
경제학자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노동 수요 쪽에 노란불이 켜졌다”며 연준이 10월에는 확실히 동결할 것으로 봤다. 금리가 덜 오르면 기업의 대출 부담이 줄고, 먼 미래 이익을 지금 값으로 따지는 기술주 주가가 덜 깎인다. 나스닥 상장 전 종목을 담은 나스닥 종합지수는 이날 1.2% 올랐다.
- 2.9만 개는 보기만큼 나쁜 숫자가 아닐 수 있다
예전에는 미국이 실업률을 그대로 두려면 한 달에 일자리가 20만 개쯤 늘어야 한다고 봤다. 이 숫자를 ‘본전 일자리’라고 부른다. 이민이 크게 줄고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일할 사람 자체가 덜 늘어, 본전 일자리도 작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투자회사 아폴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토르스텐 슬뢰크는 본전 일자리가 0에 가깝다고 본다. 미국 컨설팅사 RSM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 브루수엘라스는 한 달 약 3만 5,000개로 본다. 추정 폭은 0~3.5만 개로 넓지만, 어느 쪽으로 봐도 2.9만 개는 ‘침체 경보’보다 ‘본전 근처’에 가깝다.
실업률이 오른 이유도 한쪽만 나쁘지 않다. 일하거나 일자리를 찾는 사람의 비율(경제활동참가율)이 61.6%에서 61.8%로 올랐다. 구직에 나선 사람이 늘면 실업률이 함께 오를 수 있다.
- 상승은 대형 성장주가 이끌었다
이날 하루 등락률을 보면 나스닥 종합지수가 1.2%, 나스닥100이 1.0%로 앞섰다. 작은 회사 2,000개를 모은 러셀2000은 0.9%, S&P500은 0.7%, 다우지수는 0.5% 올랐다. 500개 종목을 같은 비중으로 계산한 동일가중 S&P500은 0.3%였다.
쉽게 말해 큰 기술·성장주가 앞장섰고, 오름폭은 지수마다 달랐다. 한편 나스닥 시장에서는 이날까지 25거래일 연속으로 52주 신저가 종목이 신고가 종목보다 많았다. 같은 현상이 43거래일 이어지다 끝난 2025년 4월 22일에는 나스닥 종합지수가 최고치보다 19.2% 낮았다. 이번에는 지수가 최고치 근처라는 점이 다르다.
앞장선 종목 중 하나가 엔비디아(AI 반도체 1위 기업)다. 장중 237.87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찍었고, 시가총액은 장중 5.72조 달러, 마감 약 5.64조 달러였다. 주가는 5월 최고가 수준으로 돌아왔는데, 분기 매출은 5월 당시 나와 있던 분기보다 두 분기 뒤인 최신 분기가 41% 많다. 그래서 조정 이익(일회성 항목을 뺀 이익) 기준 PER은 약 51배에서 34배로 내려갔다.
- 채권시장은 반대로 움직였다
여기서 말하는 금리는 둘이다. 연준이 정하는 기준금리, 그리고 시장에서 매일 값이 바뀌는 10년 만기 국채금리다. 10년 국채금리가 오르면 주택담보대출 같은 장기 대출 이자가 따라 오르고, 미래 이익을 지금 값으로 바꿀 때 더 많이 깎여 주식에도 부담이 된다.
10년 국채금리는 발표 직후 5.18%까지 내렸다가 거꾸로 올라 5.28%로 마감했다. 전날보다 0.04%p 높고,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마감 금리와 0.02%p 차이다. 국채금리가 오른다는 건 이미 나온 국채 값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2027년 말까지의 금리 인상 기대도 장중 0.74%p까지 줄었다가 마감 때 0.89%p로 다시 커졌다. 일주일 전 거의 1%p였던 것보다는 낮다. 9월 시간당 임금은 1년 전보다 3% 올라 8월 물가 상승률 3.4%를 밑돌았고, 미국 경유값은 이날 갤런당 평균 6.37달러였다.
주식은 10월 동결 기대에, 채권은 장기 금리 반등으로 반응이 갈렸다.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한 시장 분석가는 “뚜렷한 계기가 없었다”고 썼다.
-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이번에는 “나쁜 뉴스가 좋은 뉴스”라는 공식이 주식시장에서 통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는 중이었고, 2.9만 개가 본전 일자리 추정 범위(0~3.5만 개) 안이라 ‘침체 경보’보다 ‘경기가 식는 신호’로 읽혔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나스닥100 최고치가 미국 주식 전체의 고른 상승은 아니었다. 상승은 대형 성장주가 이끌었고, 장기 금리는 오히려 올라 마감했다. 같은 고용 숫자를 두고 주식과 채권이 다르게 움직인 날이다.
다음에 고용 숫자가 예상보다 나쁘게 나오면 세 가지를 순서대로 따져 볼 수 있다. 연준이 지금 올리는 중인가, 늘어난 일자리가 본전 추정 범위 안인가, 10년 국채금리도 같이 내렸는가. 이번에는 앞의 둘만 ‘그렇다’였고, 주식은 올랐지만 채권은 따라오지 않았다.
출처
https://finance.yahoo.com/economy/live/september-jobs-report-live-updates-labor-market-124648123.html
https://finance.yahoo.com/markets/live/stock-market-today-friday-october-2-dow-sp-500-nasdaq-september-jobs-report-080623878.html
https://pro.thestreet.com/market-commentary/bad-news-was-good-news-friday-for-stocks-not-bonds
https://www.nbcnews.com/business/economy/fed-raises-rates-defying-trump-rcna598148
https://www.fool.com/investing/2026/10/02/nvidia-stock-is-back-at-its-may-record-its-quarterly-revenue-is-41-higher/
https://thewallstreetrepublic.substack.com/p/nvidia-hits-a-fresh-high-near-6-trillion
https://investinglive.com/news/investinglive-americas-fx-news-wrap-2-oct-nasdaq-100-closes-at-a-record-after-soft-us-jobs-treasury-yields-reverse-higher/
용어 풀이
고용보고서(비농업 일자리) — 미국 노동부가 매달 첫 금요일쯤 내는 통계로, 농업을 뺀 일자리가 한 달 새 몇 개 늘었는지와 실업률을 알려 준다.
본전 일자리 수 — 실업률이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게 하려면 한 달에 늘어야 하는 일자리 수로, 일할 사람이 덜 늘면 이 숫자도 작아진다.
나스닥100 —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금융회사 외 대형주 100개를 모은 지수로, 나스닥 상장 전 종목을 담은 나스닥 종합지수와 다르다.
CME 페드워치 — 미국 금리 선물 가격으로 다음 연준 회의에서 금리가 바뀔 확률을 계산해 보여 주는 도구다.
PER(주가수익비율) — 주가를 1주당 1년 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낮을수록 이익에 비해 주가가 싸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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