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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 신기록인 날, 개미는 왜 2.6조 원을 팔았나

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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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 한국의 9월 반도체 수출이 603억 달러로 1년 전보다 262.8% 늘었다는 발표가 나왔다. 반도체 한 품목이 한 달에 600억 달러를 넘은 건 처음이다. 미국 시간 9월 30일에는 미국 메모리 반도체 회사 마이크론이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냈다.

이날 코스피는 1.95% 오른 6,971.35, 코스닥은 4.48% 오른 894.29로 마감했다. 모두가 산 날처럼 보인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1조 7,115억 원, 코스닥에서 8,788억 원, 합쳐 약 2.6조 원을 순매도(판 돈이 산 돈보다 많음)했다. 단서 하나는 반도체 전망이 아니라 개인이 주식을 산 지수대에 있다.


  1. 아침엔 사던 개인이, 마감 땐 팔고 있었다

아침은 달랐다. 오전 10시 30분 코스피가 0.23% 내린 6,822.25일 때 개인은 5,375억 원을 순매수하고 있었다. 그 사이 방향이 바뀌어, 장이 끝났을 때는 1조 7,115억 원 순매도였다.

받아 간 쪽은 시장마다 달랐다. 코스피에서 개인이 판 1조 7,115억 원 중 기관 투자자(연기금·자산운용사 등)가 받은 건 4,171억 원이다. 외국인도 3,366억 원을 팔았으니, 나머지는 기관·외국인이 아닌 투자자(일반 회사인 기타법인 등)가 받은 셈이다. 코스닥에서는 외국인이 3,270억 원, 기관이 5,704억 원을 샀다.

쉽게 말해 개인이 내놓은 물량을 코스닥에서는 기관·외국인이, 코스피에서는 기관과 그 밖의 투자자가 나눠 받았다.


  1. 6,971은 개인에게 ‘본전 바로 아래’일 수 있다

코스피는 6월 9,000선을 넘었다가 7월 30일 5,593.56까지 떨어졌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5~6월 강세장에서 코스피 지수 7000~8500선에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가 집중됐고 대부분 손실 구간에 있다”고 분석했다. 10월 1일 종가 6,971은 그 구간의 바로 아래다.

개인은 코스피에서 6월 42조 4,010억 원, 7월 5조 3,720억 원, 8월 3조 2,350억 원을 순매수했다. 쉽게 말해 개인이 가장 많이 산 지수대는 7,000~8,500선이고, 지수가 내려간 뒤에도 한동안 더 샀다.

물린 주식은 멈췄다 다시 움직인 엘리베이터와 비슷하다. 오래 갇혀 있던 사람 중 일부는 문이 열리면 일단 내린다. 다만 엘리베이터와 달리 주식은 내린 사람이 없어도 계속 올라갈 수 있다. 10월 1일 코스피 매도에는 이런 본전 매물이 섞였을 수 있다.

코스닥 8,788억 원 매도는 이 설명과 따로 봐야 한다. 연구원 분석은 코스피 지수대에 관한 것이고, 이날 코스닥은 4.48% 올라 상승 폭이 더 컸다.


  1. 6~8월 사던 개인이, 9월엔 판 쪽으로 돌아섰다

개인은 9월 한 달 코스피에서 14조 1,970억 원을 순매도했다(6~8월은 순매수). 같은 달 외국인도 21조 5,910억 원을 팔았다. 이 물량을 기관과 기타법인(일반 회사)이 받아 지수는 6,500~7,080선에서 버텼다.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넣어 둔 돈(투자자예탁금)은 9월 30일 104조 6,644억 원으로, 6월 4일 고점보다 25.08% 적다. 코스피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5월 50조 2,150억 원에서 9월 21조 2,780억 원으로 57.63% 줄었다.

쉽게 말해 개인의 돈이 한국 주식에 들어오던 흐름이 9월 들어 나가는 쪽으로 바뀌었다. 같은 연구원은 이유로 “개인의 손실 확대와 주가 상승 폭 축소, 미국 주식으로의 전환, 높은 금리에 따른 고금리 상품으로의 이동”을 꼽았다.


  1. 같은 날, 대형 증권사 10곳이 빚투를 스스로 조이기 시작했다

10월 1일은 증권업계의 ‘빚투(빚내서 투자) 조이기’가 시작된 날이기도 하다. 대형 증권사 10곳(종합금융투자사업자)은 이날부터 고객에게 빌려주는 돈(신용공여)을 자기자본의 90% 안에서 자율적으로 관리한다. 법이 정한 한도는 자기자본의 100%다.

10월 19일부터는 한 종목에 빌려준 돈이 그 증권사 전체 신용융자의 15%를 넘으면 줄이도록 하는 관리가 새로 빌려주는 돈에만 적용된다. 최저 보증금률(빚으로 주식을 살 때 내 돈으로 먼저 내야 하는 비율)을 45%에서 50%로 올리는 방안은 연내 시행 예정이다. 시행되면 1,000만 원어치를 살 때 내 돈이 최소 45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늘어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미 90%보다 적게 빌려준 증권사는 대출을 더 늘릴 여력이 있다고 본다. 이날 개인 매도가 빚 규제 때문이었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분명한 건 이 10곳에는 빚투 대출에 스스로 정한 상한이 생겼다는 점이다.


  1. 지난 7월 급락 뒤, 빚투 1조 원이 강제로 팔렸다

빚투 잔고(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산 주식 금액, 신용거래융자)는 6월 24일 38조 6,328억 원으로 최고였다. 7월 코스피가 급락한 뒤 빌린 돈을 못 갚은 주식이 증권사 손에 강제로 팔렸다(반대매매). 7월 반대매매는 1조 원에 이르렀고, 잔고는 7월 31일 28조 9,350억 원으로 약 10조 원 줄었다.

잔고는 다시 늘어 9월 30일 33조 3,901억 원이다. 9월 1~23일 코스피의 빚은 9,024억 원 줄었지만 코스닥의 빚은 2,487억 원 늘어, 전체 빚 중 코스닥 비중이 20.9%에서 22.1%로 올랐다.

7월과 다른 점은 두 가지다. 잔고가 고점보다 5조 2,427억 원 적고, 대형 증권사 10곳은 빚투 대출을 스스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같은 점도 있다. 빚이 몰린 종목은 주가가 내릴 때 반대매매가 낙폭을 키울 수 있다.


  1.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반도체가 기록을 쓴 날 개인이 판 이유를 하나로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코스피에서는 개인이 가장 많이 산 7,000~8,500선 바로 아래까지 지수가 올라, 그 매도에 본전 매물이 섞였을 수 있다. 코스닥 매도는 이 설명 밖에 있다.

이 구조에서는 받는 쪽이 중요해진다. 개인이 7,000~8,500선에서 내놓을 수 있는 물량을 누가 받느냐가 지수의 다음 높이에 영향을 준다. 10월 1일 코스피에서 받은 쪽은 기관과 기관·외국인 밖의 투자자였고, 외국인은 팔고 있었다.

판단 기준은 하나다. 좋은 뉴스에 지수가 오르는데 개인이 판다면, 개인이 어느 지수대에서 샀는지와 그 물량을 누가 받는지를 함께 본다. 이 자료만으로 하락 신호인지는 알 수 없다.


출처
https://www.fnnews.com/news/202610010917096745
https://www.mt.co.kr/economy/2026/10/01/2026100109004992929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61001001167
https://www.fnnews.com/news/202610011036530980
https://www.etoday.co.kr/news/view/2631591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60923000893
https://www.fnnews.com/news/202609291811062984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804_0003735544


용어 풀이
순매도 — 같은 기간 판 금액이 산 금액보다 많은 것으로, 그 차이만큼 시장에서 돈을 뺐다는 뜻이다.
신용융자 —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으로, 흔히 ‘빚투’라고 부른다.
반대매매 — 빌린 돈으로 산 주식값이 떨어져 담보가 모자라면 증권사가 그 주식을 강제로 파는 것이다.
보증금률 — 빚으로 주식을 살 때 전체 금액 중 내 돈으로 먼저 내야 하는 비율이다.
투자자예탁금 —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넣어 둔 현금으로, 증시로 들어올 대기 자금을 보여 준다.

비트프레스 기사는 투자 판단을 돕기 위한 정보이며, 특정 종목·코인의 매수나 매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투자 결정과 그 결과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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