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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가는 삼전닉스 1.6조 팔고 커버드콜 샀다, 왜?

2026-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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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자산이 10억 원 넘는 3대 증권사(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 고객들이 올해 3분기(7~9월) 삼성전자를 8,648억 원, SK하이닉스를 7,162억 원어치 순매도(산 돈보다 판 돈이 많음)했다. 두 종목을 합치면 1조 5,810억 원, 약 1.6조 원이다.

같은 기간 금융자산 10억~30억 원 미만 고객의 순매수 3위와 4위는 커버드콜 ETF인 KODEX 200커버드콜액티브(618억 원)와 TIGER 배당커버드콜액티브(474억 원)였다. 매달 분배금(ETF가 투자자에게 나눠 주는 돈)이 나와, 수익을 방어하려는 매수로 풀이됐다.

하지만 핵심은 따로 있다. 커버드콜은 가진 주식이 ‘더 오를 몫’을 남에게 팔고 그 값을 받는 구조다. 그래서 구조로 보면 이 선택은 ‘안전한 곳으로 피신’보다 ‘한동안 크게 오르지 않는 장’을 전제한 선택으로 읽을 수 있다.


  1. 자산가들은 무엇을 팔고 무엇을 샀나

판 쪽은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고객 전체다. 3개 증권사를 합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순매도 1·2위였다. 삼성전자 보통주 매도는 대부분 30억 원 이상 고객 몫으로, 이 구간에서만 7,500억 원 넘게 팔았다.

산 쪽은 구간마다 달랐다. 10억~30억 원 미만 고객은 커버드콜 ETF 두 개를 1,092억 원어치 샀다. 30억 원 이상 고객은 본주보다 값이 싸고 배당수익률이 높은 삼성전자 우선주를 3,191억 원어치 사 순매수 1위에 올렸고, 수익률의 두 배로 움직이는(내릴 때도 두 배) 레버리지 ETF도 2,500억 원어치 넘게 샀다.

쉽게 말해 커버드콜을 산 건 10억~30억 원 구간이고, 30억 원 이상은 우선주와 두 배 베팅을 골랐다.


  1. 커버드콜은 ‘오를 권리’를 팔고 받는 돈이다

콜옵션은 ‘정해진 기간 안에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다. 커버드콜은 주식을 들고 있으면서 이 권리를 남에게 파는 전략이다. 권리를 판 대가가 옵션 프리미엄이고, 커버드콜 ETF는 이 돈을 분배금 재원으로 쓴다.

집에 빗대면 이렇다. 5억 원짜리 집을 가진 사람이 “한 달 안에 5억 2,500만 원에 사 갈 수 있는 권리”를 이웃에게 팔고 계약금 1,000만 원을 받는다. 집값이 그대로면 계약금은 고스란히 내 돈이다. 집값이 6억 원으로 뛰면 5억 2,500만 원에 넘겨야 해 그 위의 몫을 놓친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 커버드콜 ETF는 집 한 채가 아니라 여러 종목 묶음을 놓고 계약을 맺는다. KODEX 200커버드콜액티브는 하루·한 주·한 달짜리 옵션 가운데 시장 상황에 맞춰 골라 쓴다.


  1. 오를 때·옆으로 갈 때·내릴 때, 결과는 어떻게 갈리나

가상 예시로 따져 본다. 주식 100만 원어치를 들고, 한 달 안에 5% 오른 값에 살 권리를 팔아 2만 원(2%)을 받았다고 하자. 2%는 설명용 가정값이고, 실제 ETF와 달리 주식 전부에 권리를 판다고 단순화했으며 세금·보수는 뺐다.

한 달 뒤 주가가 10% 오르면 주식만 가진 사람은 10만 원을 번다. 커버드콜은 5%를 넘는 5만 원을 내줘야 해, 남은 5만 원에 프리미엄 2만 원을 더한 7만 원에 그친다. 주가가 그대로면 주식만 가진 사람은 0원, 커버드콜은 2만 원을 번다. 10% 내리면 주식만 가진 사람은 10만 원, 커버드콜은 8만 원을 잃는다.

쉽게 말해 커버드콜이 주식만 들고 있을 때보다 유리한 건 주가가 약속 가격 아래에 머물 때다. 크게 오르면 덜 벌고, 떨어지면 받은 돈만큼만 덜 잃는다.


  1. 월 2% 분배금은 은행 이자가 아니다

KODEX 200커버드콜액티브는 7월 14일 상장한 뒤 7월 말 첫 분배로 주당 153원, 월 분배율 약 2.0%를 나눠 줬다. 아직 한 번뿐인 수치다. TIGER 배당커버드콜액티브는 작년 하반기 특별분배를 도입한 뒤 매달 2% 수준을 나눠 왔고, 9월 분배금은 주당 425원이다. 월 2%를 열두 달 단순히 더하면 연 24%지만, 이는 나눠 준 돈의 합일 뿐 투자 수익률이 아니다.

TIGER 배당커버드콜액티브는 분배금 대부분이 주식 매매 차익과 옵션 프리미엄에서 나온다고 밝힌다. 운용사 안내문에는 “이익금을 초과하여 분배하는 경우 투자원금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높은 분배율이 곧 높은 수익은 아니라는 뜻이다.

세금도 나눠서 봐야 한다. 국내 주식 옵션 프리미엄은 비과세이고 금융소득종합과세(이자·배당 소득이 일정 금액을 넘으면 다른 소득과 합쳐 더 높은 세율을 매기는 제도)에도 들어가지 않지만, 분배금 중 주식 배당금에서 나온 부분은 15.4%가 과세된다. TIGER 배당커버드콜액티브는 최근 1년 분배금에서 매매 차익과 옵션 프리미엄 몫이 커 96.5%가 비과세였다.


  1. 커버드콜 매수는 어떤 장을 전제한 선택인가

3분기 국내 증시는 크게 출렁인 뒤 박스권(주가가 일정 범위 안에서만 오르내리는 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3번에서 봤듯 커버드콜이 주식만 들고 있을 때보다 유리한 건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는 장이다. 10억 원 이상 고객 전체가 반도체 대표주를 판 사이 10억~30억 원 고객이 커버드콜을 산 것은, 구조상 이런 장을 전제한 선택으로 읽을 수 있다.

다만 모든 자산가가 같은 쪽에 선 것은 아니다. 10억~30억 원 고객이 커버드콜을 담는 동안 30억 원 이상 고객은 우선주와 레버리지 ETF를 샀다. 박진영 삼성증권 PB(부자 고객 자산을 관리하는 직원)는 초고액 자산가들의 이런 선택을 ‘바벨 전략'(역기 양 끝처럼 안전한 자산과 공격적 자산에 함께 무게를 싣는 전략)이라고 불렀다.

TIGER 배당커버드콜액티브의 연초 이후 분배금 포함 누적 수익률은 85.19%(9월 28일 발표)로 국내 상장 커버드콜 ETF 중 가장 높았다. 이 숫자에는 담은 주식 자체가 오른 몫이 섞여 있어 커버드콜 구조만의 성과로 볼 수는 없다. 운용사는 오를 것 같으면 옵션을 덜 파는 액티브 운용을 배경으로 든다.


  1.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커버드콜 분배금은 ‘크게 오를 몫’을 미리 판 값이다. 그래서 비트프레스는 10억~30억 원 자산가들의 커버드콜 1,092억 원 순매수를 ‘부자들이 안전해졌다’보다 ‘한동안 큰 상승이 없는 장’에 무게를 둔 선택으로 읽는다.

그런 장이 오면 커버드콜은 주식만 들고 있을 때보다 프리미엄만큼 앞선다. 다만 분배가 계속된다는 보장은 없고, 주가가 내리면 받은 프리미엄만큼만 덜 잃을 뿐 손실의 대부분은 그대로 떠안는다. 반대로 반도체가 다시 크게 오르면 위쪽 수익 일부를 내준다.

커버드콜을 고르는 기준은 분배율 숫자가 아니라, ‘앞으로 한동안 크게 오르지 않는다’는 데 내가 동의하느냐다.


출처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100426691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100426991
https://www.samsungfund.com/etf/insight/newsroom/view.do?seq=77713
https://www.mt.co.kr/stock/2026/07/29/2026072910292855598
https://www.fnnews.com/news/202609280929515298
https://biz.newdaily.co.kr/site/data/html/2026/09/28/2026092800066.html


용어 풀이
커버드콜 — 주식을 가진 채 그 주식을 정해진 값에 살 권리(콜옵션)를 남에게 팔아 대가를 받는 전략으로, 큰 상승의 일부를 포기하는 대신 매달 현금을 받는다.
콜옵션 — 정해진 기간 안에 정해진 가격에 어떤 자산을 살 수 있는 권리로, 이 권리를 산 사람은 값이 많이 오를수록 이득을 본다.
옵션 프리미엄 — 옵션이라는 권리를 판 사람이 받는 값으로, 커버드콜 ETF 분배금의 주요 재원이다.
분배금 — ETF가 굴려서 생긴 배당·이익 등을 투자자에게 나눠 주는 돈으로, 이익보다 많이 나눠 주면 원금이 줄 수 있다.
바벨 전략 — 안전한 자산과 공격적인 자산을 함께 담는 투자 방식으로, 삼성증권 PB는 초고액 자산가들이 우선주·커버드콜과 레버리지 ETF를 함께 담은 것을 이렇게 불렀다.

비트프레스 기사는 투자 판단을 돕기 위한 정보이며, 특정 종목·코인의 매수나 매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투자 결정과 그 결과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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