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담대(주택담보대출, 집을 맡기고 은행에서 빌리는 돈) 평균 금리가 2026년 8월 연 4.66%로 한 달 새 0.18%p 올랐다(4.48%→4.66%). 한국은행 집계로 5월 4.32%에서 넉 달 연속 오르며(한은 발표 기준) 2022년 11월(4.74%) 이후 가장 높아졌다. 1억 원을 빌렸다면 1년 이자가 18만 원 늘어나는 폭이다.
흔한 해석은 이렇다. 이자가 비싸지면 집을 사려는 사람은 줄어야 한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다른 숫자가 나왔다. 서울 아파트 매매 가운데 6억 원 이하 집의 비중이 2024년 12월~2025년 9월 17.0%에서 2026년 8월 이후 계약분 25.1%로 커졌다. 금리만 보면 놓치는 숫자가 있다. 전셋값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세 매물이 없다 보니 집을 사 버리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한 명의 분석이다.
- ‘더 팔린다’는 건 정확히 무엇이 늘었다는 뜻인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실제 계약 가격을 공개하는 정부 사이트)에 10월 5일 오전까지 올라온, 2026년 8월 이후 계약된 서울 아파트 매매는 5,473건이다. 이 중 4,321건(79%)이 15억 원 이하였다. 거래 신고 기간이 끝나지 않은 약 두 달 치라 숫자는 더 바뀔 수 있다.
가장 크게 뛴 구간은 6억 원 이하로, 17.0%에서 25.1%로 8.1%p 올랐다. 서울에서 아파트 100채가 팔렸다면 6억 원 이하 집이 17채에서 25채로 늘어난 셈이다.
다만 이건 전체 거래 중 비중이다. 반에서 안경 쓴 학생의 비율이 올랐다고 반 인원이 늘었다는 뜻은 아니듯, 거래 건수가 몇 건 늘었는지를 말하는 숫자는 아니다.
- 금리가 오르면서 집 살 사람의 상환액은 얼마나 늘었나
6억 원 집을 사면서 2억 4,000만 원을 빌린다고 가정하자. 서울 같은 규제지역 일반 차주의 LTV(집값 대비 대출 한도 비율) 40%를 적용한 금액이다(생애 최초 구입 등 예외는 뺐다). 30년 원리금균등(매달 같은 금액으로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는 방식)이면 매달 상환액은 5월 금리 4.32%일 때 약 119만 원, 8월 4.66%일 때 약 124만 원이다(비트프레스 계산).
쉽게 말해, 금리가 오르며 매달 갚을 돈이 약 4만 8,000원 늘었다. 1년이면 약 58만 원이다. 다만 이 돈은 한 해로 끝나지 않고, 금리가 그대로라면 30년 동안 매달 나간다.
- 같은 시기 전셋값은 얼마나 올랐나
전세는 집주인에게 큰 보증금을 맡기고 월세 없이 살다가 나갈 때 돌려받는 계약이다. 한국부동산원(정부 산하 부동산 통계 기관)에 따르면 2026년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 3,663만 원으로, 2년 전보다 8,268만 원(14.9%) 올라 역대 최고다.
2년 전 계약한 세입자가 비슷한 집에 다시 살려면 그만큼 더 마련해야 한다. 이 돈을 전세자금대출(8월 평균 연 4.35%)로 빌리면 이자만 매달 약 30만 원이다. 2년 계약 동안이면 약 719만 원이다(비트프레스 계산).
평균 전셋값(6억 3,663만 원)은 6억 원 이하 집의 가장 비싼 값보다도 높다. 이 자료만으로 세입자가 그 집을 샀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박원갑 위원은 전세 매물이 없다 보니 집을 사 버리는 경우도 많다고 본다.
- 왜 하필 6억 원 이하이고, 비싼 집 거래 비중은 왜 줄었나
대출 한도부터 다르다. 10·15 대책(2025년 10월 15일 발표된 대출 규제 대책)으로 수도권 주담대 한도는 집값 15억 원 이하 6억 원, 15억 원 초과 4억 원, 25억 원 초과 2억 원으로 묶였다.
같은 기간 15억 원 초과~25억 원 이하 집의 거래 비중은 18.4%에서 15.3%로, 25억 원 초과는 8.3%에서 5.8%로 줄었다. 비중은 모두 합쳐 100%라, 비싼 집 몫이 준 만큼 다른 가격대 몫이 커진다. 피자 한 판에서 큰 조각이 작아지면 나머지 조각이 판에서 차지하는 몫이 커지는 것과 같다. 다만 한도가 감소의 원인인지는 이 자료로 단정할 수 없다.
세금은 기준이 다르다. 8월 3일 발표된 세제개편안은 시가 30억 원 이상 집의 보유세(집을 가진 동안 매년 내는 세금)를 올리는 안이라 15억~25억 원 구간과 직접 겹치지 않는다.
값도 엇갈린다. 한국부동산원 9월 28일 기준 주간 조사에서 강남구는 0.56%, 서초구는 0.33% 내렸고, 서대문구는 0.41%, 노원구는 0.34% 올랐다(네 개 구 사례). 이 흐름이 6억 원 이하 비중이 커진 시기와 겹치지만, 인과는 알 수 없다.
-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서울 전세 만기를 앞둔 무주택자에게 금리 뉴스는 절반의 정보다. 금리 상승은 6억 원 집을 살 사람의 상환액을 매달 약 4만 8,000원 늘렸지만, 재계약 때 오른 평균 전셋값을 빌려 메우는 세입자는 이자만 매달 약 30만 원을 낸다. 둘은 부담하는 사람과 기간이 달라 단순 비교할 수 없다. 다만 ‘금리가 내릴 때까지 기다린다’는 선택에도 매달 비용이 든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사는 쪽이 유리하다는 뜻은 아니다. 집을 사면 이자만이 아니라 원금까지 약 124만 원 전체를 매달 갚아야 하고, 금리가 더 오르면 상환액이, 집값이 내리면 손실이 본인 몫이 된다.
그래서 기준은 하나다. 전세를 이어 갈 때 매달 더 드는 돈과 집을 샀을 때 매달 갚을 원리금 전체 중, 내 월급으로 감당할 수 있는 쪽은 어디인가.
출처
https://www.seoul.co.kr/news/economy/estate/2026/10/06/20261006032002
https://m.inews24.com/v/2010449
https://biz.sbs.co.kr/article/20000337490
https://www.seoul.co.kr/news/economy/estate/2026/09/27/20260927500076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1017_0003366514
https://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80309440004011
용어 풀이
주담대 — 주택담보대출의 줄임말로, 집을 담보로 맡기고 은행에서 빌리는 돈이다.
LTV — 집값 대비 대출 비율로, 40%면 6억 원 집에 최대 2억 4,000만 원까지 빌릴 수 있다는 뜻이다.
원리금균등 — 대출 기간 내내 매달 같은 금액으로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는 방식이다.
전세 — 집주인에게 큰 보증금을 맡기고 월세 없이 살다가 계약이 끝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 한국의 임대 방식이다.
보유세 — 집을 갖고 있는 동안 매년 내는 세금으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합쳐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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