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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잡으려던 토지거래허가, 서울 전셋값은 왜 8% 뛰었나

202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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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올해 들어 9월 넷째 주까지 8.18% 올랐다. 같은 기간 매매가격 상승률(8.19%)과 거의 같다. 지난해에는 9월 셋째 주까지 누적 상승률이 1.75%였다.

흔한 해석은 가을 이사철에 새 아파트 입주까지 줄어든 탓이라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핵심은 따로 있다. 1년 전 집값을 누르려고 서울 전역에 건 ‘사면 직접 살아야 한다’는 규칙이, 세입자가 들어갈 전셋집이 시장에 나오는 길 하나를 좁혔다.


  1. 토지거래허가는 무엇을 막았나

정부는 2025년 10월 15일 부동산 대책(10·15 대책)을 내놓고, 10월 20일부터 서울 25개 구 전체와 경기 12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이 지역에서 아파트를 사려면 계약 전에 구청 허가를 받아야 하고, 산 사람은 2년 동안 직접 살아야 한다. 사자마자 세를 놓을 수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막힌 것이 갭투자(전세를 낀 채 집을 사는 것)다. 10억 원짜리 집에 6억 원 전세 세입자가 있으면 4억 원만 내고 살 수 있었다(가정 계산). 투자자에게는 적은 돈으로 집을 사는 방법이었고, 세입자에게는 들어가 살 전셋집이었다.


  1. 왜 그 규칙이 전셋집을 줄이나

이제는 집이 팔리면 새 주인이 들어가 사는 것이 원칙이다. 대책 시행 때 정한 규칙으로는, 세입자가 있는 집은 그 세입자가 4개월 안에 나가기로 합의해야 거래 허가가 났다. 전세로 돌던 집이 팔리면 대개 집주인이 사는 집으로 바뀐다.

중고차를 산 사람은 2년 동안 반드시 직접 타야 한다는 규칙이 생겼다고 생각하면 된다. 렌터카로 쓰이던 차가 팔릴 때마다 빌릴 수 있는 차가 줄어든다. 다만 차는 공장에서 금방 더 만들지만, 아파트는 짓는 데 몇 년이 걸린다.

정부가 세입자 있는 집도 거래할 수 있게 실거주 의무 유예를 넓혔지만, 8월 서울 아파트 거래 허가 신청 3,012건 중 유예 신청은 135건(4.5%)에 그쳤다.


  1. 전셋집은 숫자로 얼마나 줄었나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집계로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대책 발표일인 2025년 10월 15일 2만4,369건에서 올해 9월 23일 2만542건으로 약 15.7% 줄었다. 9월 28일 기준으로는 1만9,569건으로, 1년 전 같은 날(2만4,099건)보다 18.8% 적다. 동대문구는 지난해 9월 1,061건에서 319건으로 70% 줄었다.

세입자도 움직이지 않는다. 8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는 7,263건으로 1년 전보다 32.2% 줄었다. 그중 기존 계약을 연장한 갱신계약 비중은 58.9%로, 1년 전 43.7%보다 15.2%포인트 높아졌다.

쉽게 말해, 새로 나오는 전셋집은 줄고 지금 사는 사람은 눌러앉으니 이사하려는 사람이 고를 집이 거의 없다.


  1. 입주가 줄어든 탓만은 아닌가

입주 물량 감소도 분명한 원인이다. 올해 1~7월 서울 아파트 준공 물량은 1만7,603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4,339가구)보다 48.7% 적었다. 올해 7월부터 2028년 6월까지 2년간 서울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은 4만9,668가구로, 직전 2년 전망치(8만9,188가구)보다 44.3% 적다.

다만 두 원인은 하는 일이 다르다. 입주 감소는 새 전셋집이 덜 생기는 것이고, 토지거래허가는 이미 있던 전셋집이 시장에서 빠져나가는 것이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에 토지거래허가제에 따른 실거주 의무까지 맞물리면서 임대차 시장에 나오는 전세 물량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1. 전셋값은 얼마나 올랐고, 이번엔 무엇이 다른가

한국부동산원 조사로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3,662만 원으로, 2년 전보다 8,268만 원(14.9%) 올랐다. 전세를 구하는 사람이 내놓은 집보다 얼마나 많은지 보여 주는 전세수급지수(100을 넘으면 구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7월 127.5였다. 전세난이 심했던 2020년 하반기~2021년 상반기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높다.

그때는 세입자가 2년 더 살겠다고 요구할 수 있는 계약갱신요구권이 2020년 7월 31일 처음 시행된 직후였다. 이번에는 세입자를 지키는 규칙이 아니라, 집을 사는 쪽에 건 실거주 규칙이 1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생긴 일이라는 점이 다르다. 서울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처음 발표 때 올해 말까지로 지정됐다.


  1.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이 연결 고리로 가장 크게 판단이 달라지는 사람은 전세 만기를 앞둔 세입자다. 계약갱신요구권은 한 번 쓸 수 있고, 쓰면 보증금 인상이 5% 안으로 묶인다. 하지만 새 집과 맺는 신규 계약에는 이 상한이 없다. 6억 원 전세라면 갱신 때는 최대 3,000만 원, 시세가 8% 오른 새 집이면 4,800만 원을 더 내야 한다(가정 계산).

그래서 매매 규제 뉴스는 집 살 사람만의 뉴스가 아니다. 집을 사는 문이 좁아질수록 ‘사서 세를 놓는’ 집도 줄고, 이사할 사람이 고를 전셋집이 먼저 사라진다.

매매 규제가 세질수록 ‘눌러앉기’와 ‘이사’ 사이의 비용 차이는 커진다. 내 갱신권이 아직 남아 있는지가 그 차이를 가늠하는 출발점이다.


출처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1002_0003812835
https://www.etoday.co.kr/news/view/2629898
https://www.dailian.co.kr/news/view/1694370/
https://biz.sbs.co.kr/amp/article/20000266053
https://www.khan.co.kr/article/202510191436001/
https://www.ytn.co.kr/_ln/0102_202008031158052533
https://toss.im/tossfeed/article/housing-lease-protection-act


용어 풀이
토지거래허가구역 — 이 구역에서 집을 사려면 구청 허가를 받아야 하고, 산 사람은 2년 동안 직접 살아야 하는 지역이다.
갭투자 — 세입자의 전세 보증금을 끼고, 집값과 보증금의 차이만 내고 집을 사는 방식이다.
계약갱신요구권 — 세입자가 한 번 ‘2년 더 살겠다’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로, 이때 보증금 인상은 5% 안으로 묶인다.
갱신계약 — 새 집으로 옮기지 않고 지금 사는 집의 계약을 연장한 계약이다.
전세수급지수 — 전세를 구하는 사람과 내놓은 집을 비교한 지수로, 100을 넘으면 구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다.

비트프레스 기사는 투자 판단을 돕기 위한 정보이며, 특정 종목·코인의 매수나 매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투자 결정과 그 결과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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