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생태계를 뒤흔들 메기, 국내 첫 ‘코스닥 액티브 ETF’ 상장이 남긴 과제와 전망
2026-03-10

“기계는 멈췄는데, 사람은 살아있다”…코스닥 액티브 ETF의 등장이 뜻하는 것

패시브 ETF의 ‘기계적 매매’가 만들어낸 코스닥150 쏠림 현상, 액티브 전략으로 해소될까

2026년 3월 10일, 국내 최초 코스닥 액티브 ETF가 상장된 한국거래소 / 출처: 한국경제


1. “왜 내 종목만 안 오를까?”…코스닥의 기묘한 풍경

2026년 초, 코스닥 지수는 1100선을 돌파하며 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의문에 휩싸였다. “지수는 오르는데, 왜 내 종목은 제자리인가?”

답은 코스닥150 ETF의 폭발적 성장에 있었다. 지난해 말 4조원이던 코스닥150 ETF 시가총액은 두 달 만에 17조원으로 4배 급증했다. 문제는 이 자금이 ‘기계적으로’ 코스닥150 지수 구성종목 150개에만 쏠린다는 점이었다.

“ETF 설정 과정에서 LP(유동성공급자)가 코스닥150 종목을 묶음으로 매수하는 바스켓 거래가 늘어나면서, 지수 외 종목은 유동성 부족에 시달렸다.” 키움증권 김진영 연구원의 설명이다.

이른바 ‘ETF발 수급 왜곡’ 현상. 시장은 뜨거웠지만 열기는 오직 대형주 150개에게만 집중됐고, 나머지 1400여 개 중소형주는 ‘소외주’로 전락했다.


2. 액티브 ETF vs 패시브 ETF: ‘기계’와 ‘인간’의 대결

코스닥 액티브 ETF를 이해하려면 먼저 패시브 ETF와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패시브 ETF는 특정 지수를 ‘그대로’ 추종한다. 코스닥150 ETF는 코스닥150 지수의 종목 비중을 똑같이 복제한다. 펀드매니저의 재량이 없다. 수수료는 저렴하지만(연 0.1~0.2%), 지수가 내리면 무조건 손해를 본다.

액티브 ETF는 다르다. 펀드매니저가 직접 종목을 선정하고 비중을 조절한다. 코스닥 전체 1500여 개 종목을 투자 유니버스로 삼아, ‘코스닥 지수 대비 초과수익(알파)’을 노린다. 수수료는 비싸지만(연 0.5~0.8%), 시장 하 시 방어적 전략으로 손실을 줄일 수 있다.

“패시브는 기계가 운용하고, 액티브는 사람이 운용한다.” 업계의 한마디다. 2020년 7월 한국거래소가 주식형 액티브 ETF 상장을 허용한 이후, 국내 액티브 ETF 시장은 2020년 말 2조원에서 2026년 2월 98조원으로 50배 성장했다.


3. 왜 지금인가?…정부의 ‘코스닥 구하기’ 프로젝트

코스닥 액티브 ETF가 이 시점에 등장한 데는 정치적 배경이 있다.

이재명 정부는 코스피 6000 시대에 이어 코스닥 지수 3000 달성을 목표로 시장 활성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2025년 12월 ‘코스닥 시장 신뢰+혁신 제고 방안’을 발표하고, 부실기업 퇴출을 강화하며 시장 체질 개선에 나섰다.

정부는 1400조원 규모 기금의 여유 자금 코스닥 투자를 장려하고, 기금운용평가 기준에 코스닥 지수를 5% 혼합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직접 코스닥150 ETF에 2000만원을 투자하며 시장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코스닥150 ETF 자금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중소형 우량기업에도 수급이 흘러가게 하려는 의도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의 분석이다.


4. 삼성 vs 타임폴리오 vs 한화…3파전 전략 분석

3월 10일 동시 상장된 삼성액티브와 타임폴리오의 코스닥 액티브 ETF는 전략부터 차이를 보인다.Table

운용사상품명총보수핵심 전략초기 편입 종목
삼성액티브KoAct 코스닥액티브0.5%성장 산업 중심 공격적 전략. 코어-위성 구조로 성장주 70%, 가치주 30% 비중. 코스닥150과 중복도 50% 이하 목표.에이비엘바이오, 리가켐바이오, 에코프로비엠, 올릭스, 비나텍 등
타임폴리오TIME 코스닥액티브0.8%‘코어-위성’ 전략. 2차전지·바이오 등 대형 섹터로 안정적 기반 확보 후, 테마 순환에 따라 성장 잠재력 종목 발굴. 30~40개 압축 포트폴리오.올릭스, 삼천당제약, 레인보우로보틱스, 파두, 알테오젠 등
한화운용PLUS 코스닥150액티브0.15%코스닥150 지수를 비교지수로 설정. 검증된 기업군 내에서 종목 발굴. 네거티브 스크리닝으로 재무취약기업 제외.반도체 30%, 바이오 29%, 뷰티 12%, AI 10% 등

삼성은 ‘공격적 성장’을, 타임폴리오는 ‘안정 속 성장’을, 한화는 ‘안정적 가치’를 추구한다. 특히 삼성과 타임폴리오는 코스닥 ‘전체’를 대상으로 하므로, 코스닥150 밖 중소형주에도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 핵심이다.


5. 시장에 미칠 영향: ‘숨은 주식’의 부활?

코스닥 액티브 ETF의 등장이 시장에 미칠 가장 큰 영향은 수급 다변화다.

현재 코스닥150 ETF는 시가총액과 유동성 위주로 150개 종목에 자금이 집중된다. 그러나 액티브 ETF는 펀드매니저가 직접 종목을 선정하므로, 실적이 좋지만 유동성이 부족해 외면받던 중소형주에도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코스닥150에 포함되지 않았던 중소형주들 입장에서는 ETF 수급의 영향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는 경로가 생기는 셈.” 김진영 연구원은 “상위 150종목에 집중됐던 정부 정책의 수혜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개인 투자자는 올해 코스닥 ETF에 약 5조900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이 자금의 상당 부분이 액티브 ETF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이 이미 코스피에서 코스닥으로 ‘머니무브’를 시작한 상황(2월 말~3월 초 코스닥 순매수 2조2935억원)에서 액티브 ETF는 새로운 자금 유입 통로가 될 전망이다.


6. 과제와 전망: ‘운용의 묘’가 시험대에 오르다

코스닥 액티브 ETF의 성공은 ‘운용역의 능력’에 달려있다. 코스닥은 종목 간 변동성이 크고 테마 순환이 빠른 시장이라, 종목 선별 능력이 곧 수익률로 직결된다.

“액티브 ETF는 패시브와 달리 운용성과, 상품의 혁신성 등이 경쟁에 영향을 미친다.” 한국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는 “초대형 운용사들이 본격적으로 상품을 출시하고 투자비용 인하경쟁에 나선다면, 패시브 ETF시장과 같은 경쟁양상으로 되돌아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금융당국은 2026년 1월, ‘지수 요건 없는 액티브 ETF’ 도입을 추진하며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현재는 비교지수와 상관계수 0.7 이상을 유지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운용사의 자유로운 전략 수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7. 결론: ‘기계의 시대’에서 ‘사람의 시대’로

코스닥 액티브 ETF의 등장은 단순한 상품 출시를 넘어, 한국 자본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시사한다.

그동안 ETF 시장은 ‘패시브의 시대’였다. 저렴한 수수료, 투명한 운용, 시장 평균 수익률 추종이 미덕이었다. 그러나 코스닥150 쏠림 현상이 보여주듯, ‘기계적 매매’는 시장 왜곡을 낳기도 했다.

액티브 ETF는 ‘사람의 판단’을 다시 시장에 불어넣는다. 펀드매니저의 리서치와 전략이 중요해지고, 개별 기업의 가치가 부각되는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 “코스닥150에 포함되지 않은 숨은 우량기업을 발굴하고, 저평가된 종목을 소개하며 코스닥 시장 전반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 삼성액티브 김지운 본부장의 다짐처럼 말이다.

물론 리스크도 있다. 액티브 ETF는 수수료가 비싸고, 운용역의 실수가 곧 손실로 이어진다. 그러나 ‘기계가 멈춘 자리에서 사람이 움직인다’는 점에서, 코스닥 액티브 ETF는 한국 증시의 새로운 실험이자 기회다.


🔍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패시브 ETF의 성공이 만들어낸 역설”

코스닥 액티브 ETF의 등장은 ‘패시브 ETF의 성공이 패시브 ETF의 문제를 낳았다’는 역설을 보여준다. 코스닥150 ETF가 너무 성공해서 오히려 시장 왜곡을 초래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액티브 ETF가 필요해진 것이다. 이는 한국 ETF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정책 ETF에서 시장 ETF로”

기존 코스닥150 ETF는 정부 정책(기금운용평가 기준 개정)에 힘입어 성장했다. 반면 액티브 ETF는 운용사의 선별 능력과 시장의 자율적 선택에 의해 성패가 갈린다. ‘정책 주도’에서 ‘시장 주도’로의 전환은 한국 자본시장의 중요한 변곡점이다.

“수수료 전쟁의 서막”

한화운용이 0.15%라는 파격적 보수로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향후 액티브 ETF 시장에서도 수수료 인하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액티브의 본질은 ‘알파 창출’에 있으므로, 단순한 가격 경쟁보다 운용 성과 경쟁이 시장을 지배할 것이다.

“개인 투자자의 선택지 확대”

그동안 개인은 코스닥150 ETF 외에 코스닥 전체에 투자할 방법이 없었다. 액티브 ETF는 ‘코스닥 대표주’에만 집중하던 개인 투자자들에게 ‘코스닥 숨은 진주’를 발굴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개인의 자산 배분 다양화와 코스닥 시장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것이다.

실시간 급 상승 뉴스

최신 뉴스

외국인, 삼전·하닉스 매도? 사실은 ‘비중 다이어트’ 중”…펀더멘털은 살아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기관의 대규모 매도세에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매도는 기업의 실적 악화가 아닌 ETF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환율...

마이클 세일러 “비트코인 4년 주기는 죽었다”…기관 자금 시대 선언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오랫동안 ‘바이블’처럼 통용되던 비트코인 4년 주기설이 공개적으로 부정되기 시작했다. 선언의 주체는 다름 아닌 비트코인 최대 기업 보유자인 Strategy(스트래티지, 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회장...

한국, 드디어 ‘세계국채지수 WGBI’ 편입, 90조 원이 한국으로 흘러온다!

2026년 4월 1일, 한국 국채가 세계국채지수(WGBI)에 공식 편입됐다. 4번의 도전, 15년에 가까운 준비 끝에 얻어낸 결과다. 정부는 이번 편입으로 최대 90조 원 규모의 외국인...

두나무, 네이버파이낸셜 합병 3개월 연기 속 “합병 후 즉시 IPO 추진” 재확인…상장 주체는 ‘두나무’가 유력

1. 두나무 최근 3년 실적 비교 분석 최근 공시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2026년 3월 31일 자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두나무의 2023년부터 2025년까지의 실적은 가상자산 시장의...

내 지갑에서 바로 코인을 거래한다, 탈중앙화 거래소의 모든 것

DEX = Decentralized Exchange → 탈중앙화 거래소CEX = Centralized Exchange → 중앙화 거래소 업비트,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같은 중앙화 거래소가 있는데도 탈중앙화 거래소, 즉 DEX가...

이란 전쟁 종식 후 누가 웃을까? 시나리오별 수혜주 찾기

시나리오 A: 전쟁이 해결될 때 – “평화의 황금기”를 여는 6대 수혜 섹터 1. 석유화학 수혜주: 나프타 쇼크에서 해방된 플라스틱 제국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풀리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