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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한 개미가 판 SK하이닉스, 저녁에 누가 사 갔을까

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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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4일부터 퇴근 뒤 오후 4시~8시에도 한국거래소에서 주식을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게 됐다. 10월 8일까지 16거래일 동안 이 저녁 시장에서는 하루 평균 1조 2,645억 원어치가 거래됐고, 그 가운데 89.4%가 개인이었다.

그래서 저녁 시장은 개미끼리 주고받는 작은 시장으로 보기 쉽다. 하지만 핵심은 따로 있다. 개인이 가장 많이 산 삼성전자 주식과 가장 많이 판 SK하이닉스에서, 외국인은 순매수 금액으로 보면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1. 저녁 주식 시장은 왜 새로 생겼나

한국거래소는 9월 14일 오후 4~6시 시간외 단일가 매매(정해진 시각마다 주문을 모아 한 가격에 체결하던 방식)를 없앴다. 대신 오후 4~8시에 실시간으로 사고파는 애프터마켓을 열었다. 그동안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한국거래소와 따로 주식을 거래하는 회사)에서 저녁에 못 사던 종목도 이제 저녁에 실시간으로 거래된다. 같은 시간 넥스트레이드 저녁 거래는 하루 평균 1조 7,008억 원으로 더 컸고, 이 기사의 숫자는 모두 한국거래소 저녁 시장 기준이다.

다만 크기는 작다. 한국거래소 저녁 시장 거래대금은 낮 정규장의 약 4.78%였다. 쉽게 말해 낮에 100원어치가 오갈 때 저녁에는 5원어치가 오간다.


  1. 개미가 산 주식, 누가 팔았나

9월 14일~10월 8일 저녁 시장에서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산 금액에서 판 금액을 뺀 값)한 종목은 삼성전자우(회사 일에 투표할 권리가 없는 대신 배당을 조금 더 주는 삼성전자 우선주)로 723억 원이었다. 2위는 삼성전자 보통주 675억 3천만 원이었다. 가장 많이 판 종목은 SK하이닉스로 921억 4천만 원 순매도였다.

외국인은 거꾸로 움직였다. SK하이닉스를 1,015억 4천만 원 순매수해 1위에 올렸고, 삼성전자우 831억 1천만 원과 삼성전자 504억 9천만 원을 순매도했다. 쉽게 말해 개인이 삼성전자를 사고 하이닉스를 파는 동안, 외국인은 하이닉스를 사고 삼성전자를 팔았다.

순매수 숫자는 한 건 한 건의 거래 상대가 누구였는지까지 보여 주지는 않는다. 그래도 저녁 거래대금의 7.9%만 차지한 외국인이 두 종목에서 개인과 비슷한 금액으로 정반대 방향에 섰다는 건 숫자로 확인된다.


  1. 낮에는 둘 다 팔던 주식이었다

같은 기간 낮 정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개인과 외국인 모두의 순매도 상위 1·2위였다. 낮에는 둘 다 팔던 두 주식을, 저녁에는 개인과 외국인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거래한 것이다.

왜 저녁에만 이렇게 갈렸는지는 거래소 자료에 나오지 않는다. 확인되는 것은 같은 두 종목이라도 저녁에는 낮과 다른 방향의 돈이 오갔다는 점이다.


  1. 반대편이 얇으면 값이 튄다

주식은 ‘이 값에 팔겠다’와 ‘이 값에 사겠다’는 주문이 만나야 거래된다. 참여자가 적어 걸어 둔 주문이 충분히 쌓이지 않으면, 작은 주문에도 값이 크게 움직일 수 있다.

1주 1만 원인 주식 100주를 사려는데, 1만 원에 팔겠다는 주문이 30주뿐이고 그다음이 1만 500원이라고 해 보자. 100주를 다 사려면 ‘1만 500원까지 사겠다’고 적어야 하고, 나머지 70주는 5% 비싸게 사 3만 5천 원(70주 × 500원)을 더 낸다(가정 계산). 문 닫기 직전 시장에서 남은 물건이 적으면 값을 깎기 어려운 것과 같다. 다만 개장 때부터 저녁 시장은 값을 정해 내는 지정가 주문만 받아, 내가 적은 값보다 비싸게 사지지는 않는다. 대신 그 값에 팔 사람이 없으면 사지 못한다.

실제로 개장 첫날 저녁 시장에서는 변동성완화장치(VI)가 종목별로 모두 1,112번 발동했고(연합뉴스 집계, 중복을 포함한 다른 집계로는 1,637번), 10월 8일에는 426번으로 줄었다. 거래소는 VI 기준이 정규장과 같고 애프터마켓이라서 특별히 많이 발동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참여자가 적은 데다 첫날이라 일부 종목에서 유동성이 일시적으로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한 20대 직장인은 “정규장보다 호가창(사겠다·팔겠다는 주문이 쌓인 목록) 움직임이 적어 거래가 진행 중인지 헷갈릴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1. 앞으로 무엇이 바뀌나

거래소는 애프터마켓을 연 지 1주일 만에 감시·예방·공매도 분야 9명으로 ‘애프터마켓 특별감시 TF'(특별 감시팀)를 꾸려 연말까지 운영한다. 미국 나스닥도 12월 6일(현지시간)부터 주 5일, 하루 23시간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정수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도 (애프터마켓 이후의) 야간 시장의 유동성을 확보할 만큼 수요가 있을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증권예탁결제원(DTCC, 미국 주식 거래의 결제를 맡는 기관)의 티모시 커디히 최고위험관리책임자도 거래 시간이 늘면 거래가 시간대별로 흩어져 유동성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이 더 오래 열리느냐보다 청산·결제·시장감시·사고 대응 역량이 받쳐 주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저녁 시장의 89.4%가 개인이라는 숫자만 보면 개미끼리의 작은 시장 같다. 하지만 개인이 가장 많이 사고판 두 종목에서는, 거래대금 7.9%뿐인 외국인이 개인과 비슷한 금액으로 반대 방향에 섰다. 퇴근 후 주문을 넣는 개인은 거래가 낮의 약 5%인 시장에서, 낮과는 다른 방향의 돈과 마주하고 있었던 셈이다.

저녁에 산다고 손해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같은 주식이라도 저녁에는 받아 줄 사람이 적어, 내가 낸 주문 하나가 값을 움직일 수 있다.

그래서 저녁에 주문을 넣을 때는 ‘살까 말까’보다 ‘이 값에 내 주문을 받아 줄 사람이 충분히 있나’를 먼저 따져 보는 편이 정확하다.


출처
https://www.yna.co.kr/view/AKR20261009005000008
https://newstomato.com/ReadNews.aspx?no=1313695
https://www.fnnews.com/news/202609142043031869


용어 풀이
애프터마켓 — 낮 정규장이 끝난 뒤 오후 4~8시에 실시간으로 주식을 사고파는 한국거래소의 저녁 시장이다.
순매수·순매도 — 산 금액에서 판 금액을 뺀 값으로, 플러스면 순매수, 마이너스면 순매도라고 한다.
우선주 — 회사 일에 투표할 권리가 없는 대신 배당을 조금 더 주는 주식으로, 이름 끝에 ‘우’가 붙는다.
변동성완화장치(VI) — 주가가 짧은 시간에 크게 움직이면 약 2분간 주문을 모아 한 번에 체결해 열기를 식히는 장치다.
호가창 — 어떤 값에 몇 주를 사겠다·팔겠다는 주문이 쌓여 있는지 보여 주는 목록이다.

비트프레스 기사는 투자 판단을 돕기 위한 정보이며, 특정 종목·코인의 매수나 매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투자 결정과 그 결과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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