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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재건축 17만 9천 가구, 새 집이 느는데 왜 전셋값 걱정일까

2026-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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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2030년 서울 재건축·재개발 구역 207곳에서 17만 9,310가구가 집을 비우고 이사를 나가야 한다. 서울시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용기 의원(더불어민주당)실에 낸 자료다. 강남구 은마아파트(4,424가구)는 내년 상반기 이주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건축은 낡은 집을 더 많은 새 아파트로 바꾸니, 공급이 늘어나는 좋은 소식으로 읽힌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전세 사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집이 몇 채 생기느냐보다, 언제 사라지고 언제 생기느냐다.


  1. 재건축은 정말 집을 늘릴까

늘린다. 여의도 대교아파트는 576가구를 헐고 최고 49층, 912가구로 새로 짓는다. 다 지으면 336가구가 늘어난다.

문제는 순서다. 대교아파트 이주는 10월 1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이고, 조합은 철거를 거쳐 2027년 말 착공을 목표로 한다. 576가구는 올가을부터 비워지고, 912가구는 착공 뒤 공사가 끝나야 생긴다. 헐리는 집 → 공사 기간 → 새 집 순서다. 공사가 끝날 때까지 그 자리엔 살 집이 없다.

동네 식당 몇 곳이 한꺼번에 리모델링에 들어가는 것과 비슷하다. 끝나면 좌석이 늘지만, 공사하는 동안엔 남은 식당 줄이 길어진다. 다만 식당 공사는 몇 달이지만, 대교아파트는 이주 시작부터 착공까지만 1년이 넘는다.


  1. 집을 비우는 가구는 언제 몰리나

연도별 이주 예정 물량은 2026년 2만 4,844가구, 2027년 1만 3,446가구, 2028년 4만 5,256가구, 2029년 3만 9,102가구, 2030년 5만 6,662가구다. 2028~2030년 3년에만 14만 1,020가구로 전체의 78.7%다.

지역으로는 양천구가 3만 1,112가구로 가장 많고 송파구(2만 4,708가구), 강남구(1만 5,852가구)가 뒤를 잇는다. 쉽게 말해, 집을 비우는 물결은 아직 본격적으로 오지 않았고 2028년부터 커진다.


  1. 그 사이 새로 들어오는 집은 얼마나 되나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는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을 2025년 3만 7,103가구 → 2026년 2만 5,281가구 → 2027년 1만 8,682가구 → 2028년 1만 3,683가구로 예상했다. 해마다 줄어든다.

두 숫자를 같은 해에 놓으면 차이가 보인다. 2028년에는 4만 5,256가구가 집을 비우는데 새 아파트 입주는 1만 3,683가구로 예상된다. 같은 부동산114가 임대주택을 빼고 낸 2028년 예상치(1만 3,279가구)로 봐도, 비우는 쪽이 3배가 넘는다.

다만 이주하는 가구가 모두 서울 전세를 찾는 것은 아니다. 경기도로 가거나 월세를 구하거나 다른 집을 가진 가구도 있다. 몇 가구가 서울 전세로 가는지 나눈 공개 자료는 찾지 못했다.


  1. 전셋값은 지금 어떻게 움직이고 있나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9월 둘째 주까지 올해 7.79%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의 약 4.7배다. 지난해 2월 첫째 주부터 84주 연속 올랐다.

올해 초 6억 원이던 전세가 이 평균만큼 올랐다면 약 4,670만 원이 오른 셈이다(가정 계산). 실제 재계약 때 오르는 폭은 집과 계약 조건마다 다르다.

집을 고를 폭도 줄었다. 9월 23일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 542건으로 1년 전보다 13.1% 적다. 올해 오른 전셋값 가운데 이주 몫이 얼마인지 나눈 자료는 없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학군지에 살던 사람들이 이주해 비슷한 지역으로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며 “전세 수급 불균형은 지금보다 더 우려가 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1. 이주를 늦추면 해결될까

쉽지 않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랩장은 “이주 수요를 분산한다고 착공 시점을 늦추면 공급 절벽이 연장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를 “전월세 시장을 보고 정책을 설계할 거냐, 3년 뒤를 보고 설계할 거냐의 차이”라고 표현했다.

이주를 늦추면 새 집도 늦어질 수 있고, 서두르면 이주가 한꺼번에 몰린다. 어느 쪽을 골라도 부담이 남는 셈이다. 전용기 의원은 정비사업을 서두르되 “실효성 있는 이주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10월 서울 입주 예정은 5,703가구로 올해 월별 최대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입주가 느는 지역에선 ‘가뭄의 단비’가 될 수 있지만 서울 전역의 수급 불안을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1.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이 뉴스로 판단이 달라지는 사람은 서울에서 전세로 사는 사람이다. 재건축이 늘린다는 집은 공사가 끝나야 생기고, 헐리는 집은 그보다 먼저 사라진다. 그 사이 집을 비운 가구 가운데 근처 전세를 찾는 가구는 기존 세입자와 같은 매물을 두고 고르게 될 수 있다.

특히 이주가 몰리는 2028~2030년, 이주 물량이 많은 양천·송파·강남 근처라면 ‘새 아파트가 늘어난다’는 소식이 내 전세 재계약을 쉽게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공급 대책 숫자를 볼 때 기준은 하나다. 몇 채가 생기느냐보다, 언제 사라지고 언제 생기느냐.


출처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909_0003782374
https://www.seoul.co.kr/news/economy/2026/09/25/20260925500012
https://news.mtn.co.kr/news-detail/2026091016150219332
https://www.g-enews.com/article/Real-Estate/2026/09/2026092909363851602aa6f4cdad_1
https://www.heraldk.com/article/2026082319273432424


용어 풀이
재건축·재개발(정비사업) — 낡은 아파트나 동네를 허물고 새 아파트를 짓는 사업으로, 짓는 동안 살던 사람은 다른 곳으로 이사해야 한다.
이주 — 재건축·재개발 구역에 살던 가구가 철거 전에 집을 비우고 다른 집으로 옮기는 것이다.
입주 물량 — 그해 공사가 끝나 사람이 들어가 살 수 있게 되는 새 아파트 가구 수다.
착공 — 철거가 끝난 땅에서 새 건물 공사를 실제로 시작하는 것이다.
전세 매물 — 지금 전세로 내놓아 세입자를 구하고 있는 집의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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