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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셋값이 집값보다 더 많이 오른 이유

202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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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0월 5일 기준 87주 연속 올랐다(한국부동산원). 2025년 2월 첫째 주부터 한 주도 쉬지 않았고, 종전 최장 기록인 85주를 넘어섰다.

그래서 흔히 “서울 집값이 또 신기록”이라고 읽는다. 하지만 핵심은 따로 있다. 올해 누적으로 따지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8.35% 올라, 같은 기간 집값 상승률 8.31%를 앞질렀다. 집 사기를 막으려던 규제가 전세 물건을 줄이고, 그 부담이 세입자에게 옮겨 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1. 전셋값은 얼마나 빨리 올랐나

작년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1.87%였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오른 폭이 4배 넘는다. 10월 첫째 주 한 주만 봐도 전셋값은 0.16% 올라 집값(0.12%)보다 더 올랐다.

1년 전만 해도 반대였다. KB부동산 기준 지난해 1~11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3.17% 올라, 집값 상승률 10.09%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쉽게 말해, 이제는 집을 가진 사람보다 전세 사는 사람의 부담이 더 빨리 커지고 있다.

전세 7억 원(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 약 7억 1,178만 원, KB부동산)에 사는 가족이라면, 올해 상승률만큼 오를 때 보증금이 약 5,800만 원 늘어난다. 작년 속도(1.87%)였다면 약 1,300만 원이었을 돈이다(가정 계산).


  1. 전세 물건은 누가 만들어 왔나

전세 물건 하나가 생기려면 누군가 집을 사서 남에게 빌려줘야 한다. 그 대표적인 길이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것)였다. 세입자의 보증금으로 집값 일부를 치르고, 그 집은 계속 전세로 나온다.

이 길이 2025년 10월 20일 막혔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집을 사려면 구청 허가를 받아야 하는 곳)으로 묶이면서, 서울에서 집을 사면 2년간 직접 살아야 한다. 2025년 10월 시행 당시 세입자가 있는 집은 그 세입자가 4개월 안에 나가기로 합의하지 않으면 거래 허가를 받을 수 없다.

렌터카 회사를 떠올리면 쉽다. 회사가 차를 사서 빌려주지 못하게 하면 빌릴 차가 줄어든다. 다만 집은 차처럼 금방 새로 만들 수 없어, 줄어든 물건이 쉽게 채워지지 않는다.


  1. 전세 매물은 숫자로 얼마나 줄었나

부동산 정보 서비스 아실 집계로, 10·15 대책이 나온 2025년 10월 15일 2만 4,369건이던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026년 9월 23일 2만 542건으로 약 11개월 새 15.7% 줄었다. 동대문구는 1,132건에서 323건으로 71.5% 급감했다.

새로 맺는 계약도 줄었다. 8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는 7,263건으로 1년 전보다 32.2% 적었고, 기존 계약을 연장한 갱신계약 비중은 58.9%로 1년 전(43.7%)보다 15.2%포인트 높아졌다. 쉽게 말해, 이사 갈 집을 고르기 어려워지자 살던 집에 그대로 머무는 사람이 늘었다.


  1. 집을 못 산 사람은 어디로 갔나

집을 사기도 어려워졌다. 10·15 대책은 수도권·규제지역에서 15억 원 넘는 집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줄였다. 15억~25억 원 집은 4억 원, 25억 원 넘는 집은 2억 원까지만 빌릴 수 있다. 15억 원 이하 집은 6억 원 그대로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올해 전세시장 전망에서 “매수세 둔화에 따른 전세 수요 유입”을 전셋값 상승 요인의 하나로 꼽았다. 살 돈을 마련하지 못한 사람이 전세에 머물 수 있다는 뜻이다. 공급도 줄었다. 올해 1~7월 서울 아파트 준공은 1만 7,603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3만 4,339가구)보다 48.7% 적었다.


  1. 앞으로 전세 물건은 다시 늘어날까

2026년 5월 29일부터 세입자가 있는 집은 실거주 의무를 미뤄 주는 제도가 시행됐다. 하지만 8월 서울 아파트 토지거래허가 신청 3,012건 가운데 이 유예를 신청한 건 135건(4.5%)뿐이었다.

새 아파트도 덜 들어온다. 2026년 7월~2028년 6월 서울 공동주택 입주물량은 4만 9,668가구로, 직전 2년(2024년 7월~2026년 6월) 입주 전망치(8만 9,188가구)보다 44.3%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로서는 전월세 시장이 뚜렷하게 완화될 만한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1.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집 사기를 막은 규제는 집값만 겨냥하지 않았다. 전세를 내놓던 사람이 줄면서, 그 부담이 세입자 보증금으로 옮겨 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을 사기 어려워진 사람이 전세에 머물 수 있다는 전망도 같은 방향이다.

그래서 다음 전세 계약을 앞둔 가족에게 “집값이 주춤하니 전셋값도 잠잠하겠지”는 맞지 않는 기준이 됐다. 집 사기를 막는 규제가 이어지는 한, 보증금은 집값보다 빨리 오를 수 있다는 쪽을 기준으로 갱신과 이사를 따져 보는 편이 현실에 가깝다.


출처
https://www.fnnews.com/news/202610081400476102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50959
https://biz.sbs.co.kr/amp/article/20000266053
https://www.dailian.co.kr/news/view/1694370
https://www.ajunews.com/view/20251210173133204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709_0003703427


용어 풀이
전세 — 매달 월세 대신 큰돈(보증금)을 집주인에게 맡기고 살다가, 계약이 끝나면 그대로 돌려받는 한국의 임대 방식이다.
갭투자 — 세입자의 전세 보증금으로 집값 일부를 치르고, 차액(갭)만 내 돈으로 집을 사는 방식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 집이나 땅을 사기 전에 구청 허가를 받아야 하는 곳으로, 서울에서는 산 집에 2년간 직접 살아야 한다.
갱신계약 — 이사하지 않고 지금 사는 집의 전세 계약을 다시 맺어 연장하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 사려는 집을 담보로 잡고 은행에서 빌리는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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