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은 자사 달러 스테이블코인 PYUSD를 가진 이용자에게 4%의 보상을 준다. 코인베이스 원 회원은 USDC에 3.75%, 크라켄+ 구독자는 USDG에 최대 4.5%를 받는다. 스테이블코인은 1개를 1달러에 맞춰 둔 코인이다. 쉽게 말해, 코인을 찍어 낸 회사가 아니라 그 코인을 사고팔게 해 주는 거래소·결제 앱이 예금 이자처럼 보이는 돈을 얹어 준다.
이 글에서는 이런 거래소·결제 앱의 보상을 통틀어 ‘거래소 보상’이라고 부른다.
10월 21일(현지 시각) 미국 통화감독청(OCC, 재무부 산하에서 은행을 감독하는 기관)이 스테이블코인법(GENIUS법)의 첫 최종 시행 규칙을 냈다. 흔한 해석은 “스테이블코인 이자가 금지됐으니 거래소 보상도 끝”이다. 하지만 핵심은 따로 있다. 법이 막은 것은 발행사가 보유만으로 주는 이자이고, OCC는 발행사와 제휴한 거래소 등 제3자의 일부 보상을 미리 불법으로 보던 초안 문구를 최종 규칙에서 뺐다.
- 법이 막은 것은 ‘발행사가 보유만으로 주는 이자’다
지난해 법이 된 GENIUS법은 발행사(코인을 찍어 내고 1달러로 바꿔 주는 회사)가 스테이블코인에 직접 이자를 주는 것을 금지한다. 조문은 금지 대상을 ‘오로지 보유·사용·유지와 관련해서만’ 주는 돈으로 적었다. 반면 코인베이스 같은 거래소, 곧 제3자도 보상을 줄 수 없는지는 법이 정하지 않았다.
제조사가 “이 물건을 사 두기만 하면 돈을 준다”고 하는 건 막았지만, 그 물건을 파는 마트가 회원에게 주는 포인트까지 막았는지는 쓰여 있지 않은 셈이다. 다만 마트 포인트와 달리 거래소 보상은 가진 금액에 몇 %씩 붙어, 쓰임새가 예금 이자와 비슷하다.
- 초안의 ‘불법 추정’은 최종 규칙에서 빠졌다
OCC의 규칙 초안은 발행사가 제3자와 특정 사업 관계를 맺은 경우, 그 제3자가 주는 보상 일부를 불법으로 추정했다. ‘반박할 수 있는 추정’이라, 제3자가 합법임을 입증하지 못하면 불법으로 보는 구조였다. 최종 규칙은 이 추정을 뺐다.
그래서 → 보상을 미리 불법으로 보지 않고 → 하나하나의 사실관계를 보고 사례별로 판단한다. OCC 관계자는 “명백한 회피가 보이면 그에 맞게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금지된 보상의 예시는 들지 않았다.
- ‘오로지’라는 한 단어가 길을 남겼다
OCC는 조문의 ‘오로지’라는 말에 무게를 뒀다. 보상이 적어도 일부라도 다른 이유로 주어진다면 금지 범위 밖일 수 있다는 것이다. 회원 가입이나 결제 사용 같은 조건이 붙은 보상이라면 ‘오로지 보유 때문’이 아니라고 주장할 여지가 생긴다(비트프레스 해석).
그렇다고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니다. OCC는 기존 보상 프로그램에 안전지대를 두지 않았고, GENIUS법 이전부터 있던 프로그램이 법을 지킨다고 미리 보지도 않겠다고 했다. 쉽게 말해, 미리 막지도 미리 허락하지도 않고 하나씩 따지겠다는 것이다.
- 은행은 예금이 빠질까 봐 반발한다
보상률 4%가 1년 기준이라고 가정하면, 1만 달러어치 스테이블코인을 1년 두었을 때 보상은 400달러다(가정 계산, 세금·조건 제외). 같은 돈이 은행 예금에 있다면 은행은 그 돈으로 대출을 해 준다. 예금이 코인으로 옮겨 가면 → 은행이 빌려줄 재료가 줄고 → 지역 대출이 줄 수 있다는 게 은행의 논리다.
미국은행협회 롭 니콜스 회장은 이 규칙이 “지역 대출을 지키려던 의회의 분명한 뜻”과 달리 코인 플랫폼이 이자를 줄 길을 남겼다고 비판했다. 예금 이탈과 경제적 피해가 생긴 뒤에 대응하는 것은 잘못된 방식이라고도 했다. 반면 코인 업계 단체인 블록체인협회는 추정을 뺀 것이 법 조문에 더 가깝다고 반겼다.
다만 스테이블코인 관심이 커진 뒤에도 미국 은행 예금은 계속 늘었다는 보도가 나온다. 은행의 걱정은 아직 숫자보다 앞으로의 위험에 가깝다.
- 사례별 심사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미국 투자은행 TD코웬의 워싱턴 리서치 그룹(재럿 사이버그 이사)은 사례별 심사가 불확실성을 만들어 은행에 부정적이라고 봤다. TD코웬은 법원이 판단하기 전까지 모호함이 남고, 2028년 대선 승자가 새 OCC 청장을 고르면 무엇을 회피로 볼지가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회 쪽 변수도 있다. 이자 조항을 다시 손볼 수 있는 클래리티법은 지난달 상원 절차 표결을 넘지 못했다. OCC는 그런 법이 통과되기 전까지는 GENIUS법의 이자 금지를 제정된 그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규칙은 2027년 1월 18일 시행될 예정이다.
-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이번 규칙으로 달라진 것은 보상률이 아니라 보상의 성격이다. 발행사의 이자는 막혔고, 거래소 보상은 금지도 허용도 아닌 ‘심사 대상’으로 남았다. 같은 4%라도 은행 예금 이자와는 주는 쪽도, 지켜 주는 장치도 다르다.
미국 예금보험공사(FDIC)는 가입 은행의 예금을 예금자 한 명·은행 한 곳·계좌 유형별로 25만 달러까지 보장하고, 보장하지 않는 목록에 암호자산이 있다. 거래소 보상은 거래소가 주는 돈이고, 그 보상이 법에 맞는지는 앞으로 OCC가 사례별로 따진다.
코인 보상률이 예금 이자처럼 보일 때, 숫자보다 먼저 볼 것은 그 돈을 누가 주고 무엇이 지켜 주느냐다.
출처
https://www.coindesk.com/policy/2026/10/21/occ-s-final-rule-to-start-fresh-in-weighing-stablecoin-rewards-against-genius-act-ban
https://www.theblock.co/news/regulation/2026-10-21-american-bankers-association-accuses-occ-undermining-congress-stablecoin-rewards-rule-421629
https://www.theblock.co/news/regulation/2026-10-21-occ-final-rule-implementing-trump-signed-genius-act-421470
https://www.fdic.gov/resources/deposit-insurance/understanding-deposit-insurance
용어 풀이
스테이블코인 — 1개를 1달러처럼 일정한 값에 맞춰 두도록 만든 코인이다.
GENIUS법 — 지난해 법이 된 미국 스테이블코인법으로, 준비금·상환 기준과 발행사 이자 금지를 담았다.
통화감독청(OCC) — 미국 재무부 산하에서 은행을 감독하는 기관으로, GENIUS법 시행 규칙을 가장 먼저 확정했다.
반박할 수 있는 추정 — 규제기관이 일단 불법으로 보고, 당사자가 아니라고 입증하면 뒤집히는 판단 방식이다.
예금보험 — 은행이 문을 닫아도 예금자에게 정해진 금액까지 돌려주도록 보장하는 제도로, 미국은 예금보험공사(FDIC)가 맡는다.
비트프레스 기사는 투자 판단을 돕기 위한 정보이며, 특정 종목·코인의 매수나 매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투자 결정과 그 결과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