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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집값은 올해 1% 내렸는데, 중랑·강북은 왜 10% 넘게 올랐을까

202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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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 둘째 주까지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은 0.95% 내렸다. 같은 기간 중랑구는 10.77%, 강북구는 10.81% 올랐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4곳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집값을 이끈다는 강남이 내리면, 그보다 싼 동네도 따라 안정될 거라고 보기 쉽다.

하지만 핵심은 따로 있다. 지금 강남을 누르는 것은 세금이고, 외곽을 밀어 올리는 것은 대출 한도와 전세 매물이다. 두 시장을 서로 다른 손잡이가 움직여, 강남이 내려도 외곽이 따라 내릴 이유가 없다.


  1. 강남을 누른 것은 세금이 오르기 전에 팔려는 매물이다

정부가 8월 3일 공개한 세제개편안에는 고가주택 종합부동산세(비싼 집을 가진 사람이 해마다 내는 세금) 인상과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집을 오래 가진 사람의 양도세를 깎아 주는 제도) 축소가 담겼다. 세 부담을 피하려는 급매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8월 10일 조사부터 10주 연속 내렸고, 10월 둘째 주에만 0.35% 빠졌다.

매물은 쌓이는데 사려는 사람은 줄었다. 8월 3일부터 10월 15일까지 강남3구 아파트 매물은 2만 2,182건에서 2만 8,373건으로 27.9% 늘었지만, 거래는 7월 609건에서 9월 334건으로 줄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79㎡는 지난해 11월 37억~38억 원에 팔렸는데 올해 8월에는 32억 5,000만~34억 5,000만 원에 거래됐다.

다만 하락은 가장 비싼 집에 몰려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남구 조정이 시세 40억 원 초과 아파트 밀집 지역에 국한돼 있다고 봤다.


  1. 외곽을 밀어 올린 것은 집값마다 다른 대출 한도다

2025년 10월 15일 나온 10·15 대책은 서울 전역을 규제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고 대출 한도를 집값에 따라 계단처럼 나눴다. 6·27 대책으로 수도권 한도를 최대 6억 원으로 묶은 데 이어, 시가 15억 원 초과 25억 원 이하는 4억 원, 25억 원 초과는 2억 원으로 낮췄다.

한도를 다 쓴다고 가정하면 15억 원 아파트는 자기 돈 9억 원이 필요하지만 16억 원 아파트는 12억 원이 든다. 집값은 1억 원 차이인데 준비할 현금은 3억 원 차이다. 요금소 한 곳을 막으면 차가 옆 국도로 몰리는 것과 같다. 다만 집은 길과 달리 몰린 만큼 값이 오른다.

실제로 대책 전후 약 10개월씩을 비교하면 서울 아파트 9억 원 이하 거래는 13.6% 늘었고, 25억 원 초과 거래는 17.1% 줄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고가 아파트는 세금, 중저가 아파트는 대출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1. 전세 매물이 줄자 세입자가 덜 비싼 동네의 집을 산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집을 산 사람이 직접 들어가 살아야 해, 전세로 나오는 집이 줄어든 요인으로 거론된다. 10월 14일 경기도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년 전보다 37.8% 줄었다.

전세를 구하지 못한 세입자 일부는 살던 곳보다 덜 비싼 지역으로 옮겨 집을 산다. 이른바 ‘하향 매수’다. 올해 매매가격 상승률 3위인 수원 영통구는 전셋값도 11.32% 올랐고, 전세 매물은 1월 9일 403건까지 늘었다가 10월 17일 291건으로 27.8% 줄었다.

실거주 의무가 없는 비규제지역은 더 강하다. 경기 군포시는 올해 9.26%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0.30% 내렸던 곳이다. 규제로 막힌 수요는 사라지지 않고 막히지 않은 곳으로 옮겨 갔다.


  1. 강남이 내려도 외곽이 따라 내리지 않는 건 사는 사람이 달라서다

25억 원 넘는 집은 대출이 2억 원까지라, 살 수 있는 사람이 현금이 많은 사람으로 좁혀진다. 이들은 세금 계산이 바뀌면 먼저 움직인다. 외곽 집은 대출 한도 안에서 사려는 실수요자가 많아 전셋값과 대출 한도에 움직인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도 고가주택은 대출·세제 부담으로 매수세가 막힌 반면 중저가 주택에는 실수요가 몰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서울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는 17.5% 올랐지만 135㎡ 초과 대형은 6.5% 오르는 데 그쳤다.


  1. 강남 약세가 이어질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세제에 달렸다

강남이 세금 때문에 내린 건 올해 처음이 아니다.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 실거래가지수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매물이 쏟아지며 3월 2.62%, 4월 1.32% 내렸다. 5월부터는 다시 올랐다.

이번이 다른 점은 세금이 얼마나 오를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9월 1일 발표된 정부 세제개편안에서 종부세 부담 확대 방안이 일부 완화됐다고 짚으며, 국회 심의 과정의 세제 조정 가능성을 함께 봐야 한다고 했다. 9월 잠정치에서 동남권 실거래가지수는 1.71% 내려 낙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외곽은 사정이 다르다. 신보연 교수는 향후 3년간 신규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전월세 불안이 이어지면 10억 원 이하 아파트의 강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봤다.


  1.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강남 하락과 외곽 상승은 모순이 아니다. 강남 집을 사는 사람은 세금을 보고, 외곽 집을 사는 사람은 대출 한도와 전셋값을 본다. 규제는 수요를 없앤 게 아니라, 대출이 닿는 가격대와 실거주 의무가 없는 지역으로 옮겼다.

강남이 내렸다는 소식은 비싼 집을 가진 사람의 세금 계산이 바뀌었다는 뜻이지, 15억 원 아래 집을 찾는 사람이 줄었다는 뜻이 아니다.

내 동네 집값은 강남이 내렸는지보다, 그 동네 집이 대출 한도 안에 드는 가격인지와 전세 매물이 줄고 있는지가 가른다.


출처
https://www.yna.co.kr/view/AKR20261018000500003
https://www.ajunews.com/view/20261016133023681
https://www.ajunews.com/view/20261014151345784
https://www.ajunews.com/view/20261016140057835
https://www.mt.co.kr/estate/2026/10/16/2026101522092722947
https://www.fnnews.com/news/202610160602510194
https://www.fnnews.com/news/202610151817500360
https://news.bizwatch.co.kr/article/real_estate/2026/10/16/0035


용어 풀이
토지거래허가구역 — 집을 살 때 구청 허가를 받아야 하고, 산 뒤에는 정해진 기간 동안 직접 들어가 살아야 하는 구역입니다.
종합부동산세 — 공시가격이 높은 집을 가진 사람에게 해마다 따로 매기는 국세입니다.
장기보유특별공제 — 집을 오래 가지고 있다가 팔면 그 기간에 따라 양도소득세를 깎아 주는 제도입니다.
하향 매수 — 살던 곳보다 집값이 낮은 지역이나 더 작은 집으로 옮겨 집을 사는 것입니다.
디커플링 — 함께 움직이던 두 가격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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