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엔비디아·테슬라 등 미국 주식 7종목의 ‘토큰’을 맡기면 달러 코인을 빌려주는 창구가 9월 25일 열렸다. 주식 토큰은 실제 주식 1주를 보관해 두고 그와 1:1로 묶어 블록체인 위에서 사고팔게 만든 코인이다. 은행 대신 블록체인 위 프로그램이 돈을 빌려주는 디파이 대출 서비스 에이브(Aave, 누적 대출액 1조 달러 이상)가 미국 코인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발행한 이 토큰을 담보로 받기 시작했다.
주식을 팔지 않고 맡긴 채 돈을 빌리는 주식담보대출은 흔히 증권사가 파는 상품이다. 그 일을 이제 주말도 쉬지 않는 코인 서비스가 한다. 다만 증권 계좌의 엔비디아를 그대로 맡기는 게 아니라 코인베이스의 엔비디아 토큰을 맡기는 것이고, 한도도 7종목 합쳐 약 2,900만 달러인 작은 실험이다.
하지만 핵심은 크기가 아니다. ‘팔지 말고 맡기라’는 말 뒤에는 시차가 숨어 있다. 대출은 24시간 돌아가는데, 담보인 주식의 가격은 주 5일만 움직인다.
- 주식 토큰을 맡기면 달러 코인을 빌려준다
코인베이스는 8월 24일 자체 블록체인 베이스(Base)에서 미국 주식 토큰을 내놨다. 토큰 뒤의 실제 주식은 미국 증권사 알파카가 보관한다. 미국 밖 허용 지역의 이용자만 쓸 수 있다.
9월 25일 에이브는 베이스 위에 주식 전용 대출 창구를 열었다. 애플·아마존·알파벳(구글 모회사)·메타·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테슬라 토큰을 맡기면 USDC(서클이 발행하는, 달러와 1:1로 묶인 코인)를 빌릴 수 있다. 빌려주는 건 USDC뿐이고, 창구는 24시간 열려 있다.
에이브 창업자 스타니 쿨레초프는 “지금까지 주식 토큰은 들고 있거나 사고파는 것이었다. 오늘부터는 그것을 맡기고 돈을 빌릴 수 있다”고 말했다.
- 엔비디아는 맡긴 값의 70%까지 빌린다
맡긴 주식 가치의 몇 %까지 빌릴 수 있는지는 종목마다 다르다. 크립토뉴스가 전한 에이브의 공개 비율은 마이크로소프트 79%, 애플 78%, 알파벳 76%, 아마존 73%, 엔비디아 70%, 메타·테슬라 65%다.
엔비디아 토큰 1만 달러어치를 맡기면 최대 7,000달러를 빌릴 수 있다는 뜻이다(비트프레스 계산). 전체 한도는 작다. 담보로 받을 주식 토큰은 7종목 합쳐 약 2,900만 달러, 빌려줄 USDC는 2,100만 달러까지다.
- 주식 토큰을 담보로 쓰는 곳이 늘고 있다
주식 토큰을 담보로 받는 코인 대출이 처음은 아니다. 솔라나 블록체인의 대출 서비스 카미노는 2025년 7월부터 주식 토큰(xStocks)을 맡기면 스테이블코인을 빌려줬다. 이번에는 누적 대출 1조 달러가 넘는 에이브가 같은 길에 들어섰다는 점이 다르다.
주식 토큰 시장도 커지고 있다. 토큰화 자산 통계 사이트 RWA.xyz에 따르면 블록체인 위에 유통 중인 주식 토큰은 9월 25일 기준 32억 달러어치, 이를 가진 지갑은 약 390만 개다. 한 사람이 지갑을 여러 개 쓸 수 있어 사람 수와는 다르다.
같은 날 비슷한 움직임이 하나 더 나왔다. 달러 연동 코인 USDe를 운영하는 에테나는 9월 25일부터 코인거래소 바이낸스의 주식 토큰을 USDe의 뒷받침 자산으로 담기 시작했다. 주식 토큰을 사 두고, 같은 종목 선물에서는 가격이 내리면 버는 쪽에 걸어 가격 변동을 상쇄하는 구조다. 다만 에테나 위험위원회는 주식을 지키는 별도 약정이 마련되기 전까지 이 토큰이 주식에 대한 권리라기보다 바이낸스 계열사에 담보 없이 돈을 맡긴 것과 같은 위험이라고 짚었다.
들고만 있던 주식 토큰이 대출 담보와 코인의 뒷받침 자산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이다. 주식 토큰이 코인 시장에서 ‘돈을 만들어 내는 재료’가 되고 있다.
- 대출은 24시간인데, 담보 가격은 주 5일이다
토큰 뒤에 있는 진짜 주식은 주말에 거래되지 않는다. 에이브가 쓰는 체인링크(블록체인에 바깥 가격을 전달하는 서비스)의 주식 가격은 미국 동부시간 일요일 저녁 8시부터 금요일 저녁 8시까지만 갱신된다. 주말과 미국 증시 휴장일에는 마지막 가격에 멈춰 있다. 일요일 저녁 8시는 미국 주식 야간 거래가 열리는 시각이고, 금요일 저녁 8시는 시간외 거래가 끝나는 시각이다.
에이브는 “그 시간에도 빌리고 갚고 뺄 수는 있지만, 담보 가치는 가격 갱신이 재개될 때까지 장 밖 뉴스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라마리스크는 장이 닫힌 동안 나온 소식이 가격 재개 때 한 번의 변화로 나타날 수 있고, 그만큼 빌린 사람이 급변을 버틸 여유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담보 가치가 빚을 충분히 받치지 못하면 강제 청산이 일어난다. 에이브 v4에서는 대출 한도 비율이 곧 이 기준선이라, 엔비디아라면 빚이 담보 값의 70%를 넘는 순간 청산 대상이 된다(에이브 공식 문서의 계산식 기준). 다른 참가자가 빚을 대신 갚고, 그 금액에 보너스를 더한 만큼 맡긴 주식 토큰을 가져간다. 빌린 사람은 빚보다 더 많은 주식 토큰을 잃는다. 증권사의 반대매매와 같은 원리다.
- 주식 토큰은 주식과 같지 않다
주식 토큰을 가졌다고 곧바로 주주가 되는 것은 아니다. 토큰은 코인베이스 온체인 SPV라는 별도 법인이 발행하고, 실제 주식은 알파카 증권이 보관한다. 배당·의결권·실제 주식으로 바꿔 받을 자격은 발행 문서의 조건에 따라 정해진다.
배당은 현금으로 나오지 않고, 수수료와 세금을 뗀 뒤 자동으로 주식을 더 사는 데 쓰인다. 토큰을 새로 만들거나 실제 주식으로 되돌리는 일은 승인받은 기관만 할 수 있다. 개인이 증권 계좌의 주식을 직접 토큰으로 바꿔 맡길 수는 없다는 뜻이다.
-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팔지 말고 맡긴다’는 건 엔비디아를 그대로 들고 빚을 하나 더 진다는 뜻이다. 주가가 오르면 오른 만큼 내 것이지만, 떨어져도 빚은 줄지 않는다. 담보가 빚을 받치지 못하면 빚에 보너스를 얹은 만큼 주식 토큰이 넘어간다.
주말에 나온 악재가 반영되는 시각은 정해져 있다. 담보 가격은 미국 동부시간 금요일 저녁 8시에 멈췄다가 한국 시간 월요일 오전 9시에 다시 움직인다(미국 서머타임 기준, 비트프레스 계산). 이틀 치 소식이 그 순간 한꺼번에 반영되고, 한도를 꽉 채워 빌린 사람일수록 먼저 청산 기준에 닿는다.
규모는 아직 작다. 담보 한도 2,900만 달러는 유통 중인 주식 토큰 32억 달러의 약 0.9%다(비트프레스 계산). 그래도 증권사가 해 오던 주식담보대출 손님을 두고 코인 서비스가 같은 상품을 24시간 창구로 내놨다.
24시간 열린 건 대출 창구이지, 담보 가격이 아니다. 팔지 않고 맡긴 주식은 주말에도 내 빚을 받치고 있지만, 그 값이 얼마인지는 월요일 아침에야 정해진다.
출처
https://www.theblock.co/news/defi/2026-09-25-aave-v4-on-base-adds-coinbase-tokenized-stocks-as-collateral-for-usdc-loans-416372
https://thedefiant.io/news/defi/aave-adds-coinbase-stock-tokens-as-collateral-on-base
https://finance.yahoo.com/markets/crypto/articles/coinbase-tokenized-stocks-added-collateral-160100514.html
https://crypto.news/aave-v4-coinbase-tokenized-stocks-aave-price-response/
https://coinlaw.io/coinbase-tokenized-stocks-aave-v4-base/
https://en.cryptonomist.ch/2026/09/25/coinbase-tokenized-stocks-collateral/
https://news.bitcoin.com/exchanges/coinbase-tokenized-stocks-go-live-for-eligible-non-us-users/
https://www.cryptotimes.io/2026/08/24/coinbase-launches-tokenized-shares-on-base-for-non-u-s-users/
https://aave.com/help/borrowing/liquidations
https://cryptonews.net/news/defi/33496994/
https://app.rwa.xyz/stocks
https://unchainedcrypto.com/ethena-starts-backing-usde-with-tokenized-stocks-on-binance-its-first-equity-basis-venue/
https://www.cryptotimes.io/2026/09/25/ethena-begins-equity-basis-trade-on-binance-with-tokenized-stocks/
https://yellow.com/research/decentralized-lending-2026-aave-on-chain-money-markets
https://www.daishin.com/g.ds?p=728&v=458
https://www.theblock.co/post/362284/solana-based-decentralized-lending-protocol-kamino-integrates-tokenized-xstocks-as-collateral-option
https://thedefiant.io/news/defi/kamino-becomes-first-major-defi-lender-to-accept-tokenized-stocks-as-collateral
https://www.cryptopolitan.com/tokenized-stockholders-hit-4-3-million-43x/
용어 풀이
디파이(DeFi) — 은행 같은 중개 회사 없이 블록체인 위 프로그램이 정해진 규칙대로 돈을 빌려주고 받는 금융 서비스.
주식 토큰(토큰화 주식) — 실제 주식을 보관해 두고 그 주식과 1:1로 묶어 블록체인 위에서 사고팔 수 있게 만든 코인. 주식 그 자체와 권리가 같지는 않다.
USDC — 미국 회사 서클이 발행하는, 1개가 1달러로 유지되도록 만든 달러 연동 코인(스테이블코인).
강제 청산 — 맡긴 담보 가치가 빌린 돈을 충분히 받치지 못하게 되면 담보가 자동으로 넘어가 빚을 갚는 데 쓰이는 것. 증권사의 반대매매와 비슷하다.
주식담보대출 — 가진 주식을 팔지 않고 맡긴 채 그 가치의 일부만큼 돈을 빌리는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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