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9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17만 2,027건 가운데 월세는 8만 7,740건으로 51.0%를 차지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집계를 시작한 2011년 이후 한 해 전체로 월세 비중이 절반을 넘은 적은 없어, 이 추세면 올해가 처음이 될 전망이다.
단순히 보면 세입자들이 대거 월세로 옮겨 간 것처럼 읽히기 쉽다. 하지만 같은 기간 월세 거래는 오히려 2.8% 줄었다. 비중을 끌어올린 건 전세 거래가 27.5%, 약 3만 2천 건 사라진 일이다. 핵심은 월세가 늘어난 게 아니라 전세라는 선택지가 줄었다는 데 있다.
- 월세 비중 51%는 월세가 늘어서 생긴 숫자가 아니다
| 구분 | 2025년 1~9월 | 2026년 1~9월 | 변화 |
|---|---|---|---|
| 월세 거래 | 9만 310건 | 8만 7,740건 | -2.8% |
| 전세 거래 | 11만 6,272건 | 8만 4,287건 | -27.5% |
| 월세 비중 | 43.7% | 51.0% | +7.3%p |
전세 거래는 3만 1,985건, 월세 거래는 2,570건 줄었다. 전체 거래가 줄어드는 가운데 덜 줄어든 월세의 몫이 저절로 커졌다.
쉽게 말해, 반 학생 수가 줄었는데 한 모둠만 거의 그대로 남으면 그 모둠의 비율이 커지는 것과 같다. 다만 이 거래량은 신고 자료를 계약일 기준으로 모은 참고용 수치라, 늦게 들어오는 신고나 계약 해제에 따라 바뀔 수 있다.
- 사라진 전세 3만 2천 건은 월세로 옮겨 가지 않았다
전세 3만 2천 건이 모두 월세로 바뀌었다면 월세 거래가 그만큼 늘었어야 한다. 그러나 월세도 줄었고, 전세와 월세를 합한 거래는 20만 6,582건에서 17만 2,027건으로 3만 4,555건 줄었다.
서울 전체로 보면 전세가 월세로 갈아탔다기보다 전세 계약 자체가 덜 맺어진 쪽에 가깝다. 시장에 나온 전세 집인 매물도 줄었다. 뉴시스가 9월 12일 전한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집계로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 357건으로 1년 전보다 12.2% 적다. 그 세입자들이 어디로 갔는지는 거래 통계만으로 알 수 없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전셋값과 금리가 높게 이어지면 전세 수요가 서울 외곽이나 경기로 옮겨 가거나 월세로 바뀌는 흐름이 빨라질 수 있다고 봤다.
-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길이 좁아졌다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 사기)는 세입자의 보증금으로 집값 일부를 치르는 방식이라, 집을 사는 사람이 곧 전세를 내놓는 집주인이 된다. 그런데 수도권 대부분이 토지거래허가구역(집을 사려면 허가를 받고 산 사람이 직접 살아야 하는 지역)으로 묶이면서 실거주 의무가 강화됐다. 산 사람이 들어가 살아야 하니 전세를 끼고 사기 어렵다. 시장에서는 이 때문에 집주인이 직접 사는 집이 늘어 새 전세 물량이 줄었다고 본다.
새 아파트 입주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말 KB부동산이 정리한 부동산114 자료로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 8,475가구로, 2025년 3만 2,703가구의 56.5% 수준이다. 주택산업연구원 등 연구기관들도 지난해 말 전망에서 입주 물량 부족을 올해 전월세 가격을 올릴 요인으로 꼽았다.
- 전세 매물이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은 서울 외곽이다
중랑구는 아실 집계로 전세 매물이 1년 새 71.6% 줄어 서울에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동대문구(-68.3%), 구로구(-65.1%), 금천구(-57.7%), 노원구(-54.8%)가 뒤를 이었다.
중랑구의 월세 비중은 지난해 1~9월 44.6%에서 올해 64.9%로 20.3%포인트 올라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크게 뛰었다. 전세 거래가 16.5% 주는 동안 월세 거래는 2,166건에서 4,151건으로 91.6% 늘었다. 서울 전체와 달리 이곳에선 월세 쪽으로 무게가 뚜렷하게 옮겨 갔다.
- 월세는 더 비싸졌고, 전세는 더 큰 목돈이 필요해졌다
한국부동산원 조사로 9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66만 1천 원으로, 1년 전 144만 3천 원보다 21만 8천 원 올랐다. KB부동산 집계로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7억 1,178만 원으로 1년 전보다 9.2% 올랐다. 주요 은행의 2년 고정형 전세대출 금리는 8월 말 기준 연 4.01~6.61%다.
쉽게 말해, 월세로 가면 매달 내는 돈이, 전세에 남으면 마련해야 할 목돈이 늘었다. 시장에서는 올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강화되면서 전세대출 문턱도 높아졌다고 본다.
-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월세 비중 51%는 세입자가 월세를 골랐다는 신호라기보다, 전세로 나오는 집이 줄었다는 신호다. 전세는 기다리면 다시 나오는 매물이 아니라 줄어드는 매물이 됐고, 재계약 때 세입자가 고를 수 있는 대안도 그만큼 줄었다.
재계약과 월세 전환 중 무엇이 덜 드는지는 전세대출 금리와 전월세전환율(보증금을 월세로 바꿀 때 쓰는 비율)을 나란히 놓으면 보인다. 국토교통부가 실제 계약을 모아 낸 5월 서울 아파트 시장 전환율은 4.7%다. 보증금 1억 원을 낮추고 월세로 돌리면 매달 약 39만 원을 더 낸다. 같은 1억 원을 연 4.01%로 빌리면 이자는 매달 약 33만 원, 연 6.61%면 약 55만 원이다(단순 가정 계산). 보증금을 내 돈으로 낸다면 대출 금리 대신 그 돈을 예금에 넣었을 때 받을 이자와 견주면 된다.
외곽 이동도 공짜가 아니다. 노원·도봉·강북구의 3.3㎡(1평)당 평균 전셋값은 1년 새 12~16% 올라 서울 평균 상승률(10%)을 웃돌았다. 전환율은 단지·계약마다 다르지만, 보증금 1억 원에 붙는 내 이자가 전환율보다 싸면 전세를 지키는 쪽이, 비싸면 월세로 돌리는 쪽이 매달 덜 나간다.
출처
https://www.yna.co.kr/view/AKR20261019159000003
https://newsis.com/view/NISX20260911_0003786345
https://v.daum.net/v/GCidIvCEQs
https://v.daum.net/v/20251231213204705
https://v.daum.net/v/20260725070654275
용어 풀이
전세 — 집주인에게 큰 보증금을 맡기고 월세 없이 살다가 계약이 끝나면 보증금을 그대로 돌려받는 한국식 임대 방식입니다.
갭투자 — 세입자의 전세 보증금으로 집값 일부를 치르고 집을 사는 방식으로, 산 사람이 곧 전세를 내놓는 집주인이 됩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 집을 사려면 허가를 받아야 하고 산 사람이 직접 살아야 하는 지역입니다.
전월세전환율 —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바꿀 때 쓰는 연 비율로, 4.7%면 보증금 1억 원을 낮출 때 월세가 1년에 470만 원 붙습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 서울시가 운영하는 부동산 통계 사이트로, 신고된 매매·전월세 거래를 계약일 기준으로 모아 보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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