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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6% 빠진 이달, LG에너지솔루션은 왜 20% 올랐을까

202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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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는 9월 18일 6,894에서 10월 19일 5,768로 한 달 새 16.3% 내렸다. 같은 한 달 삼성전자는 16.5%, SK하이닉스는 31.2% 빠졌다. 반대로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10월 들어서만 21% 올랐다.

흔한 해석은 이렇다. 전기차가 덜 팔리는 요즘 배터리주가 좋을 리 없으니, 많이 빠졌던 종목이 잠깐 되튄 것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핵심은 따로 있다. 배터리를 사 가는 쪽이 전기차에서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저장 설비로 넓어지고 있고, 미국이 그 시장에서 중국 업체를 밀어내려는 흐름 속에 미국 공장을 가진 한국 업체로 기대가 몰리고 있다.


  1. 10월 19일, 무엇이 배터리주를 밀어 올렸나

10월 19일 삼성SDI는 11.70%, LG에너지솔루션은 7.20% 올랐다. 코스닥의 에코프로도 11.19% 뛰었다. 이날 기관투자가가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도 LG에너지솔루션(1,320억 원)과 삼성SDI(1,163억 원)였다.

한국경제·이코노미트리뷴 등은 대만 IT 전문매체 디지타임스의 보도를 상승 배경으로 꼽았다. 디지타임스는 미국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의 고강도 규제·관세·지분 심사 때문에 중국 대형 ESS 업체들이 올해 미국 영업에서 집단으로 철수하는 수순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다만 실제로 철수한 기업의 명단과 사업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1. 배터리를 사 갈 새 손님은 AI 데이터센터다

ESS(에너지 저장 장치)는 전기를 쌓아 두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대형 배터리 설비다. 휴대폰 보조배터리를 건물만 하게 키웠다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보조배터리가 전화기 한 대를 살린다면, ESS는 전력망과 데이터센터가 쓸 전기를 쌓아 둔다.

다올투자증권 유지웅 연구원은 미국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2030년까지 3배로 늘 것으로 보고, 발전 설비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병목 때문에 ESS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기를 만드는 쪽이 늦으니 쌓아 두는 쪽의 몸값이 오른다는 뜻이다.

그래서 전기차 수요가 주춤한 시기(캐즘)에도 배터리 회사에 새 수요처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1. 북미 ESS 배터리 출하의 56%가 중국 두 회사 몫이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북미 ESS용 배터리 출하량 점유율은 중국 CATL 38.8%, 하이티움 17.2%였다. 두 회사를 합치면 56%다. LG에너지솔루션은 13.6%, 삼성SDI는 6.1%였다.

쉽게 말해, 중국 업체가 정말 물러난다면 비는 자리는 지금 한국 두 회사가 가진 몫보다 크다. 다만 디지타임스 보도는 철수 업체 이름을 밝히지 않았고, 빈자리를 한국 업체가 모두 가져온다는 뜻도 아니다.

미국이 중국 업체를 미는 방식도 바뀌었다. 예전엔 중국에서 들여오는 완제품을 막았다면, 이제는 공급망 전체에서 중국 기업과 자금을 빼려 한다. 미국 국세청은 올해부터 금지외국기관(PFE)이 통제 지분을 가진 기업의 제품에는 생산·설치 투자 세액공제를 제한했다. 북미에 모듈·시스템 공장을 세운 하이티움도 중국산 셀을 들여올 때마다 관세를 낸다.


  1. 미국 안에서 만드는 회사에 기대가 쏠린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6월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대규모 양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당시 회사는 미국 현지 생산이라 관세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톨게이트를 생각하면 된다. 같은 물건이라도 통행료를 내고 들여오는 가게보다 동네 안에서 만드는 가게가 값을 덜 올려도 된다. 다만 동네 안에 공장을 짓고 돌리는 비용은 따로 든다.

10월 8일 공시한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7,56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5.7% 늘었다. 회사는 북미 ESS 생산능력이 커지고 출하량이 늘면서 고정비 부담이 줄어든 것을 이유로 들었다. 삼성SDI는 미국 인디애나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양산을 추진하는 단계다.


  1. 오른 주가 안에는 확정된 것과 기대가 섞여 있다

공시된 숫자부터 보면, LG에너지솔루션 3분기 잠정 영업이익 7,560억 원 가운데 4,169억 원은 미국 정부가 현지 생산에 주는 세액공제(AMPC) 예상액이다. 이를 빼면 3,391억 원이다.

기대는 더 빨리 움직인다. 에픽AI 집계로 증권가의 삼성SDI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최근 석 달 사이 288억 원에서 1,913억 원으로 불었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숫자다. 가장 큰 재료인 중국 업체 철수도 규모가 확인되지 않은 보도다.

상가 권리금처럼 생각하면 된다. 지금 장사가 잘돼 붙는 값과 ‘옆 가게가 곧 문을 닫는다더라’는 말에 붙는 값은 다르다. 기대가 큰 종목일수록 흔들림도 커서, 삼성SDI는 10월 15~16일 증시 급락 때 10% 넘게 빠져 LG에너지솔루션보다 낙폭이 컸다.


  1.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이번 상승은 배터리주를 고르는 돈의 기준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전기차가 얼마나 팔리나’보다 ‘미국 전력 저장 시장에서 중국 몫을 누가 가져가나’를 먼저 본다는 것이다. 전기차 부진 뉴스가 이어지고 코스피가 크게 빠진 한 달에 LG에너지솔루션이 거꾸로 오른 배경도 여기에 있다.

다만 그 기준 위에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이 많다. 철수 규모는 보도 단계이고, 3분기 이익의 절반 넘게(약 55%)는 미국 세액공제 예상액이다.

배터리주가 급등할 때는 그 상승이 이미 나온 출하·이익에서 왔는지, 규모가 확인되지 않은 철수 보도와 추정치에서 왔는지를 나눠 보면 된다. 앞의 것은 남고, 뒤의 것은 확인될 때까지 흔들린다.


출처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101915251
https://www.economytribune.co.kr/news/articleView.html?idxno=3904180
https://www.g-enews.com/article/Securities/2026/10/202610191606567220923c501012_1
https://www.ajunews.com/view/20261019153749158
https://www.etoday.co.kr/news/view/2637397
https://www.news1.kr/finance/general-stock/6325151
https://biz.sbs.co.kr/amp/article/20000338892
https://www.dailian.co.kr/news/view/1505493


용어 풀이
ESS(에너지 저장 장치) — 전기를 쌓아 두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대형 배터리 설비입니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 양극재(배터리에서 전기를 내는 핵심 소재)에 리튬인산철을 쓰는 배터리 종류입니다.
AMPC(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 —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미국 안에서 배터리를 만든 회사가 받는 세액공제입니다.
금지외국기관(PFE) — 미국 세법이 정한 금지 대상 외국 기관으로, 이들이 통제 지분을 가진 기업의 제품은 생산·설치 투자 세액공제가 제한됩니다.
캐즘 — 새 제품이 초기 구매자를 지나 대중에게 퍼지기 전에 수요가 잠시 주춤하는 시기를 말합니다.

비트프레스 기사는 투자 판단을 돕기 위한 정보이며, 특정 종목·코인의 매수나 매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투자 결정과 그 결과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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