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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 고점서 25%, 은은 53% 하락… 같은 귀금속인데 격차는 어디서 생겼을까

202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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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현물은 1월 28일 온스당 약 5,590달러로 사상 최고를 찍었고, 10월 16일 4,166달러로 내려왔다. 은은 1월 29일 121.62달러에서 56.99달러가 됐다. 메탈차츠 집계로 10월 18일 금은 고점보다 25.5%, 은은 53.2% 낮다.

금과 은은 흔히 ‘안전자산’ 한 묶음으로 불린다. 그래서 오르고 내리는 폭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같은 아홉 달 동안 은의 낙폭은 금의 두 배를 넘었다.

하지만 핵심은 따로 있다. 두 금속은 사는 사람이 다르다. 은은 수요의 절반 넘게가 공장에서 나오고, 금은 고점보다 낮아진 값에도 중앙은행이 사들였다.


  1. 같은 충격에도 은은 금의 세 배 가까이 떨어졌다

은은 1월 한 달 동안 장중 최고 72% 올랐다. 1월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케빈 워시(물가에 강경한 편으로 알려진 전 연준 이사)를 차기 연준(미국 중앙은행) 의장으로 지명한 날, 은 선물은 하루에 31.37% 떨어져 78.53달러가 됐다. 같은 날 금은 11.39% 떨어졌다. 시장은 이 지명을 달러에 유리하고 귀금속에 불리한 소식으로 받아들였다.

직전에 미국 선물거래소 CME는 은 선물 증거금을 9%에서 11%로 올렸다. 증거금은 선물을 살 때 맡기는 보증금이다. 비율이 오르면 같은 양을 들고 있는 데 돈이 더 들어, 적은 돈으로 크게 산 사람일수록 부담이 커진다. 전세 계약 중간에 보증금을 더 내라는 것과 비슷하다. 다만 선물은 더 낼 돈이 없으면 들고 있던 계약을 정리해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1. 은 수요의 58%는 공장에서 나온다

실버인스티튜트(세계 은 업계 단체)에 따르면 2025년 은 총수요는 11억 3,000만 온스였고, 이 가운데 산업용(공장에서 쓰는 수요)이 6억 5,740만 온스였다. 약 58%다. 금은 세계금협회 집계로 올해 2분기 총수요 1,269톤 중 전자제품 등 기술용이 80톤, 약 6%에 그쳤다(은은 연간, 금은 분기 값이다).

쉽게 말해 금은 대부분 장신구·투자·중앙은행 보유로 가고, 은은 절반 넘게 공장 재료로 쓰인다. 은값은 공장이 은을 얼마나 쓸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뜻이다.


  1. 은값이 오르자 태양광 회사들이 은을 덜 쓰기 시작했다

2025년 은 공장 수요는 4년 연속 늘다가 3% 줄었다. 실버인스티튜트는 4월 보고서에서 2026년에도 3% 더 줄 것으로 봤다. 가장 큰 이유는 태양광이다. 태양광용 은 수요는 2025년 6% 줄어 1억 8,660만 온스였고, 2026년에는 19% 더 줄어 약 1억 5,100만 온스가 될 전망이다.

2025년 은 평균값이 42% 오르자 패널 회사들이 셀 하나에 들어가는 은의 양을 줄이고 다른 방식을 찾았다. 밀가루 값이 뛰면 빵집이 레시피를 바꿔 밀가루를 덜 쓰는 것과 같다. 값이 오른 것이 바로 그 값을 받치던 수요를 깎은 셈이다.


  1. 금에는 고점보다 낮아진 값에도 사는 큰손이 있었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중앙은행은 2분기에 금 289톤을 순매수했다. 1년 전 177.9톤보다 62% 많다. 이 분기 평균 금값은 온스당 4,506달러로 1월 고점보다 낮았다. 같은 분기 금 ETF(주식처럼 사고파는 금 투자 상품)에서는 45톤이 빠져나갔지만, 중앙은행은 그보다 여섯 배 많은 양을 샀다.

다만 상반기 전체로는 345톤으로 2022년 이후 가장 적었다. 1분기에 튀르키예·러시아·아제르바이잔이 금을 크게 판 영향이다. 그래도 세계금협회는 중앙은행들이 앞으로 12개월 동안도 계속 살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은에서 늘어난 쪽은 은 동전·은괴 투자 수요로, 2025년 14% 늘었고 4월 보고서는 올해 18% 증가를 전망했다.


  1. 금리는 둘 다 누르지만 은이 더 크게 흔들린다

10월 12일 미국 10년 국채 금리는 5.24%였고, 그날 시장은 12월까지 연준이 금리를 한 번 이상 올릴 확률을 87.7%로 봤다. 금과 은은 이자가 없다. 예금·국채 이자가 높을수록 이자 없는 금속을 들고 있는 비용이 커진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마이크 맥글론은 은의 260일 변동성이 S&P500(미국 대형주 500곳으로 만든 지수)의 5.1배로 1980년 이후 가장 높다고 했다. 그는 은값과 변동성이 이만큼 커진 마지막 때가 1979~80년 급등기였다며, 50달러 부근을 첫 지지선으로 봤다. 이번에는 여기에 태양광 회사들의 은 절약이 겹쳐 있다.


  1.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금리와 달러라는 같은 바람을 맞고도 낙폭이 갈린 데에는 사는 사람의 차이가 크다. 금은 값이 고점보다 낮아져도 중앙은행이 사들였고, 은은 공장 수요가 줄던 와중에 선물 증거금 부담까지 커졌다. 같은 ‘귀금속’이라는 이름 아래, 은은 금보다 공장 경기에 더 가까운 자산처럼 움직였다.

그래서 은을 ‘금보다 싼 귀금속’으로 보고 사면 예상보다 크게 흔들릴 수 있다. 금은 떨어질 때 받쳐 줄 매수자가 있는 쪽이고, 은은 산업 수요와 투자 심리가 함께 꺾일 때 더 크게 빠지는 쪽이다.

귀금속에 돈을 넣기 전에 먼저 물어볼 것은 하나다. 이 돈이 값이 떨어져도 버틸 금고 속 돈인지, 공장 경기에 거는 돈인지.


출처
https://metalcharts.org/precious-metals-all-time-highs
https://tradingeconomics.com/commodity/gold
https://tradingeconomics.com/commodity/silver
https://www.philstar.com/business/2026/02/02/2505043/silvers-worst-day
https://silverinstitute.org/?p=20226
https://www.miningstockeducation.com/2026/04/elevated-lease-rates-regional-liquidity-tightness-and-robust-investor-interest-resulted-in-record-silver-prices-in-2025/
https://www.pv-magazine-india.com/2026/04/16/silver-demand-from-pv-industry-expected-to-drop-19-this-year/
https://www.gold.org/goldhub/research/gold-demand-trends/gold-demand-trends-q2-2026
https://www.gold.org/goldhub/research/gold-demand-trends/gold-demand-trends-q2-2026/central-banks
https://www.kitco.com/news/article/2026-10-12/gold-silver-soften-markets-price-december-fed-hike-risk-kitco-pm-report
https://www.kitco.com/news/article/2026-10-13/silver-prices-could-be-headed-back-50-bloombergs-mcglone


용어 풀이
증거금 — 선물을 사고팔 때 거래소에 맡기는 보증금으로, 거래소가 비율을 올리면 같은 양을 들고 있는 데 돈이 더 듭니다.
선물 — 정해진 날에 정해진 값으로 사고팔기로 약속하는 거래로, 보증금만 내고 큰 금액을 거래할 수 있습니다.
실버인스티튜트 — 은 업계 단체로, 해마다 세계 은 수요·공급 보고서를 냅니다.
세계금협회 — 금 업계 단체로, 분기마다 세계 금 수요 통계를 냅니다.
변동성 — 값이 얼마나 크게 오르내리는지를 나타내는 정도로, 높을수록 하루하루 값이 크게 흔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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