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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2028년 중국이 D램 쏟아낸다”… 삼성·SK하이닉스 D램 값은 꺾일까

202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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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0월 15일 엑스(X, 옛 트위터)에 중국이 2028년 엄청난 양의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할 것이라고 썼다. 며칠 앞서는 미국 메모리 회사 마이크론을 두고 “마이크론은 향후 메모리 가격과 관련해 합리적인 태도를 보여왔지만, 다른 업체들은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요구해왔다”고 했다.

흔한 해석은 ‘중국발 공급 폭탄’이다. 중국산 D램이 쏟아지면 한국 메모리 값이 바로 무너진다는 걱정이다. 하지만 핵심은 따로 있다. 2028년까지 늘어나는 D램에는 한국의 증설이 중국보다 더 크게 들어 있고, 이 말을 한 머스크는 메모리를 파는 쪽이 아니라 사는 쪽이다.


  1. 머스크는 왜 하필 2028년을 짚었나

2028년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AI 수요에 맞춰 늘려 온 생산능력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해다. 같은 시기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중국 D램 회사)의 월간 생산능력도 2028년 말 웨이퍼(칩을 찍어 내는 둥근 실리콘 판) 50만~60만 장, 세계 3위 수준으로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2028년까지 세계에서 새로 늘어나는 D램 웨이퍼 물량의 약 30%를 중국이 차지할 것으로 봤다. 한국에 이어 두 번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월 세 회사가 사상 최대 규모의 증설에 나서고 있어, AI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치면 2028~2029년부터 공급 과잉이 다시 올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쉽게 말해 2028년에 시장에 풀리는 D램은 중국산만이 아니다. 동네에 새 아파트 입주가 몰리는 해에 전셋값이 눌리는 것과 비슷하다. 다만 이번에 새 단지를 가장 많이 짓는 곳은 한국이다.


  1. 머스크는 D램을 파는 쪽이 아니라 사는 쪽이다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스페이스X·xAI(머스크의 AI 회사)는 AI·자율주행·데이터센터 사업을 하고 있어 메모리 값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AI 투자로 메모리가 모자라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가격 협상력은 커졌고, 대량으로 사야 하는 빅테크의 부담도 커졌다.

그래서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발언을 가격 협상 카드로 읽는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올라가지 않도록 비싸다는 시그널을 계속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존 터너스 애플 CEO도 15일 공개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뷰에서 메모리 공급 제약을 ‘절대적인 위기’로 진단하며 중국산 메모리 도입 가능성을 열어 두겠다고 시사했다.

전세 재계약을 앞둔 세입자가 “옆 단지 입주 물량이 쏟아진다”고 말하는 것처럼 생각하면 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 말에는 보증금을 덜 올리려는 계산도 섞여 있다. 다만 머스크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직접 지목하지 않았고, 실제 협상 내용도 밝히지 않았다.


  1. 중국산이 쓰인다면 먼저 닿을 곳은 HBM이 아니라 범용 D램이다

D램은 한 종류가 아니다. AI 서버에 들어가는 고성능 D램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스마트폰·PC에 들어가는 범용 D램은 기술 수준과 공급망이 다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삼성전자와 중국 CXMT의 D램 공정 기술 격차는 양산 시점을 기준으로 5∼7년에 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국의 기술 추격에 대한 시장 우려는 과도하다고 봤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빅테크들이 중국산 제품을 사용한다면 보급형 기기에 들어가는 모바일용과 랩탑, 데스크탑용 메모리 반도체부터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미국 관세나 빅테크의 공급선 다변화 가능성이 있어 “위중한 상황임에는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쉽게 말해 중국산이 값을 누른다면 그 압력은 AI용 고급 제품보다 보급형 폰·노트북용 D램에서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쌀 풍년에 일반미 값이 먼저 흔들리고 특등급은 늦게 움직이는 것과 비슷하다.


  1. 몇 년짜리 계약이 값이 한꺼번에 꺾이는 것을 막는다

삼성전자는 진행 중인 계약까지 마무리되면 메모리 다년계약(장기공급계약) 물량이 생산능력의 60~7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기본 계약기간은 5년이다. SK하이닉스도 10여 개 고객과 장기공급계약을 맺었고, 마이크론은 9월 30일 2027년 생산량의 75% 이상이 이미 고객에게 확정됐다고 밝혔다.

계약 조건도 파는 쪽에 유리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8월 삼성전자 다년계약이 분기별 가격 인하폭을 5% 이내로 제한하고 인상폭엔 사실상 상한을 두지 않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휴대폰 약정처럼 생각하면 된다. 약정 기간에는 옆 가게가 싸게 팔아도 요금이 한 번에 크게 바뀌지 않는다. 다만 메모리 계약은 매년 협의해 기간을 늘리는 방식이라, 갱신 협상 때 구매자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JP모건은 메모리 공급 부족률을 2026년 약 20%, 2027년 19%, 2028년에도 15%로 내다봤다. 쉽게 말해 2028년에도 시장 전체로는 모자란다는 전망으로, FT가 전한 공급 과잉 우려와는 방향이 반대다.


  1.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머스크의 말은 두 가지로 읽힌다. 2028년에 공급이 크게 늘 수 있다는 경고이면서, 메모리를 대량으로 사는 고객이 값을 덜 올리라고 보내는 신호로도 읽힌다.

그래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D램 값을 가르는 것은 ‘중국이 얼마나 만드나’만이 아니다. 중국산과 겹치는 범용 D램이 얼마나 되는지, 물량 가운데 몇 년짜리 계약으로 묶인 몫이 얼마인지가 함께 정한다. 삼성전자 계약처럼 분기 인하폭이 묶인 물량은 중국산이 늘어도 값이 한 번에 크게 내리기 어렵다.

중국이 D램을 쏟아낸다는 뉴스가 다시 나오면, 물어야 할 것은 “얼마나 많이”보다 “어떤 D램을, 계약 밖에서 얼마나”다.


출처
https://www.yna.co.kr/view/AKR20261016074300003
https://www.mt.co.kr/en/tech/2026/10/14/2026101408070493867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720_0003714889
https://sateconomy.co.kr/news/view/1065619488562019
https://www.tokenpost.kr/news/market/383862


용어 풀이
D램 — 컴퓨터·스마트폰이 작업하는 동안 데이터를 잠시 올려 두는 메모리 반도체입니다.
HBM(고대역폭메모리) — AI 서버에 들어가는 고성능 D램입니다.
범용 D램 — 스마트폰·노트북·PC 같은 일반 기기에 들어가는 표준형 D램입니다.
CXMT(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 — 중국의 D램 회사로, 2028년 말 세계 3위 수준의 생산능력이 전망됩니다.
다년 공급계약(장기공급계약) — 몇 년치 물량을 미리 정해 두는 공급계약으로, 삼성전자는 기본 5년 단위로 맺고 매년 협의해 연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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