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3일 SK하이닉스 주가는 하루 만에 10.09% 내린 144만 3,0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도 7.39% 빠졌고,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4조 5,128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그보다 앞선 10월 9~10일, 중국 최대 D램 회사 CXMT(창신메모리)의 차오칸위 사장은 차세대 구조의 서버용 D램을 연말까지 내놓겠다고 밝혔고, 이 발언은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로 널리 알려졌다.
보도로 알려진 삼성전자의 같은 구조 양산 목표는 2028년이다. 발표 날짜만 놓고 보면 중국이 약 2년 앞선다. 그래서 한국 메모리가 서버 시장을 곧 내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 쉽다.
하지만 핵심은 따로 있다. 이번 발표엔 날짜만 있고 속도·용량은 없었다. 숫자로 확인되는 위협은 발표가 아니라 이미 오르고 있는 점유율에 있다.
- CXMT는 정확히 무엇을 예고했나
차오칸위 사장은 10월 9~10일 상하이에서 열린 반도체 콘퍼런스에서 4F² 구조를 적용한 서버용 DDR5 메모리(RDIMM, 서버에 꽂는 메모리 모듈)를 연말까지 내놓겠다고 했다. 4F²는 D램의 저장 칸(셀) 하나가 차지하는 면적을 나타내는 말이다. 지금 쓰는 6F² 구조보다 셀 면적이 약 3분의 1 줄어, 같은 크기 칩에 더 많은 데이터를 담을 수 있다.
같은 넓이 땅에 원룸을 더 촘촘히 짓는 것과 비슷하다. 다만 방을 작게 쪼갤수록 옆방 소음 같은 누설 전류와 간섭이 커져, 멀쩡한 칩을 얼마나 많이 뽑아내느냐(수율)가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차오칸위 사장은 이 기술과 관련해 공개된 특허군이 300건을 넘는다고 덧붙였다.
- SK하이닉스는 CXMT 때문에만 10% 빠졌나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 코인데스크는 이날 급락이 브로드컴 최고경영자 혹 탄이 투기적인 AI 투자를 카지노 도박에 빗댔다는 보도 뒤에 나왔고, CXMT의 기술 진전이 경쟁과 이익률 걱정을 더했다고 전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오픈AI 매출 우려와 반도체 회사들의 자사주 매입 종료가 기술주를 눌렀다고 봤다.
SK하이닉스를 1,000만 원어치 가진 사람이라면 이날 하루에 약 100만 원이 줄었다. 쉽게 말해 CXMT 소식은 이미 불안하던 반도체주에 얹힌 악재 하나였다.
- 발표에서 빠진 것은 무엇인가
미국 IT 매체 톰스하드웨어는 이번 발표에 용량·속도·공정·고객사·생산 물량이 모두 빠졌다고 짚었다. CXMT 밖에서 시험해 본 제품도 아직 없고, 회사 뉴스 페이지에 이 제품 보도자료도 올라오지 않았다. 처음 나올 제품은 4F² 구조를 일부만 쓸 수 있다는 한국 보도도 있었다.
서버용 메모리는 문턱이 더 높다. 24시간 멈추지 않고 돌아야 하고, 제조사가 다른 CPU·메인보드와 수백 건의 호환성 시험도 통과해야 한다. 업계에선 연내 제품이 나와도 서버 고객사 인증을 거쳐 대량 공급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시각이 많다.
새 식당이 ‘연말 개업’ 현수막을 내건 것과 비슷하다. 손님이 실제로 줄을 서는지는 문을 연 뒤에야 안다. 다만 비교 대상인 삼성전자의 2028년 목표도 이후 한국 보도에서 시점이 흐려졌다고 톰스하드웨어는 전했다. ‘2년 차이’는 확정된 두 일정을 비교한 숫자가 아니다.
- 그렇다면 이미 진행 중인 위협은 무엇인가
숫자로 보이는 위협은 따로 있다. 시장조사회사 트렌드포스 집계로 CXMT의 세계 D램 매출 점유율은 올해 1분기 7.6%에서 2분기 9.5%로 올랐다. 순위는 4위다. 같은 2분기 삼성전자는 39.4%, SK하이닉스는 24.9%, 마이크론은 23.3%였다.
CXMT는 9월 발표한 5세대 D램 기술 G5도 양산하고 있다. 쉽게 말해 중국은 아직 나오지 않은 차세대 제품보다, 지금 팔리는 D램에서 먼저 자리를 넓히고 있다.
동네 상권으로 치면 ‘연말 대형 매장 개점’ 소식보다, 이미 문을 연 가게가 한 분기 만에 손님을 늘린 쪽이 매출에는 더 직접적이다. 다만 점유율 9.5%는 SK하이닉스의 24.9%와 아직 2배 넘게 차이 난다.
-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반도체주를 가진 사람에게 중국 발표가 나온 날의 주가 하락과 실제로 매출을 빼앗기는 일은 다르다. 발표는 하루 만에 주가에 반영되지만, 서버 메모리 시장은 고객 인증과 대량 공급이라는 시간이 걸리는 문을 지나야 바뀐다.
그래서 위협의 크기는 발표 날짜보다 이미 나온 숫자로 재는 편이 정확하다. CXMT의 점유율은 한 분기 만에 7.6%에서 9.5%로 올랐다. 이 숫자는 예고가 아니라 실제로 팔린 결과다.
중국 메모리 뉴스가 나올 때 위협의 크기는 ‘언제 내놓겠다’는 발표보다 ‘사양이 공개됐나, 서버 고객 인증을 통과했나, 점유율이 실제로 올랐나’로 재면 더 잘 보인다.
출처
https://www.tomshardware.com/pc-components/dram/cxmt-president-says-companys-first-4f2-dram-will-be-a-server-ddr5-rdimm-due-by-year-end-vertical-transistors-cut-each-memory-cells-footprint-by-a-third-on-paper-but-no-speeds-or-capacities-yet
https://www.g-enews.com/article/Industry/2026/10/20261013102619905327fa31d75c_1
https://www.etoday.co.kr/news/view/2634746
https://www.seoul.co.kr/news/economy/securities/2026/10/13/20261013500225
https://www.koreajoongangdaily.com/business/kospi-plunges-5-as-tech-stocks-tumble/12918482
https://www.coindesk.com/markets/2026/10/13/bitcoin-diverges-from-south-korean-stocks-as-ai-concerns-deepen-the-kospi-selloff
https://evertiq.com/news/2026-09-07-dram-industry-revenue-surges-595-in-q2-as-supply-lags-demand
용어 풀이
4F² — D램 저장 칸(셀) 하나의 면적을 나타내는 구조로, 지금 쓰는 6F²보다 셀 면적이 약 3분의 1 작다.
RDIMM — 서버에 꽂아 쓰는 메모리 모듈로, 소비자용 메모리보다 높은 내구성과 호환성이 요구된다.
수율 — 공장에서 만든 칩 가운데 제대로 작동하는 칩의 비율이다.
고객사 인증 — 서버 회사가 새 메모리를 자기 장비에서 시험해 납품을 받아도 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D램 매출 점유율 — 세계 D램 판매액 가운데 한 회사가 차지하는 비율로, 실제로 팔린 양과 값을 함께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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