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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반포 집, 세금 2.4억이 9.4억 된다… 쏟아진 강남 매물은 누가 사나

202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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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84㎡를 10년 전 16억 원에 사서 살다가 56억 원에 판다고 하자. 올해 팔면 양도세(판 차익에 매기는 세금)는 2억4185만 원이다. 같은 차익을 남기고 2029년에 팔면 9억4485만 원이 된다. 우병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이 정부 세법개정안대로 계산한 숫자다.

매물은 강남에서 먼저 늘었다. 10월 5일 기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 매물은 2만 6829건으로 작년 말보다 64.1% 늘었다. 강남구 아파트값도 내려 ‘강남 하락’ 신호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핵심은 따로 있다. 매물은 팔겠다는 사람의 숫자일 뿐, 값은 그 집을 누가 받느냐로 정해진다. 그리고 이 세금은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않았다.


  1. 같은 집인데 세금은 왜 네 배 가까이 되나

지금은 집 한 채를 오래 갖고 살면 차익의 일부를 세금 계산에서 빼 준다(장기보유특별공제, 장특공제). 보유와 거주에 1년마다 4%씩, 10년이면 최대 80%를 빼 주고 금액 한도는 없다.

정부가 8월 3일 내놓은 개편안은 여기에 한도를 둔다. 1년 유예 뒤 2028년엔 20억 원, 2029년부터는 10억 원까지만 빼 준다. 2029년부터는 실제 거주한 기간만 1년에 8%씩, 최대 80%를 인정한다.

마트 할인 쿠폰처럼 생각하면 된다. ‘80% 할인, 한도 없음’이던 쿠폰에 2029년부터 ‘최대 10억 원까지’가 붙는다. 다만 쿠폰과 달리 깎이는 건 물건값이 아니라 세금을 매길 차익이다. 그래서 차익이 40억 원인 반포 집은 세금이 2억4185만 원에서 2028년 4억4985만 원, 2029년 9억4485만 원으로 는다.

쉽게 말해, 많이 오른 비싼 집일수록 세금이 크게 늘고, 그보다 싼 집은 느는 금액이 작다. 성동구 왕십리 텐즈힐 84㎡를 7억5000만 원에 사 21억 원에 팔면 양도세는 817만 원에서 2028년 1678만 원이 되고, 2029년엔 더 늘지 않는다.


  1. 강남 집주인들은 왜 지금 내놓나

매물 집계 업체 아실에 따르면 강남3구 매물은 작년 말 1만 6346건에서 10월 5일 2만 6829건이 됐다. 송파구가 86.0%, 강남구가 59.0%, 서초구가 57.8% 늘었고, 개편안 발표일인 8월 3일보다도 20.9% 많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매물이 나오는 이유를 “강남권은 고령의 장기보유자 비중이 높은 곳인데 일단 수억원대의 양도세는 피해야 한다는 판단”으로 짐작했다. 할인 행사가 끝나기 전 계산대 줄이 길어지는 것과 비슷하다. 다만 여기선 파는 쪽 줄이다.


  1. 쏟아진 매물, 지금은 누가 받고 있나

아직은 거래가 적다. 8월 서울 아파트 토지거래허가(집을 사기 전 구청 허가를 받는 제도) 신규 신청은 3,012건이었다. 작년 10월 서울 전역에 이 제도가 도입된 뒤 월간 최저로, 세제 개편 불확실성과 금리·대출 규제가 겹쳤다.

거래 위축은 값 약세로 이어졌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9월 넷째 주 0.56% 내려 2019년 1월 넷째 주 이후 가장 크게 떨어졌다.

매물 증가는 이제 강남 밖으로 번진다. 최근 일주일 늘어난 서울 매물 2285건의 93.3%가 강남3구 밖에서 나왔다.


  1. 증권사는 다음 매수자를 누구로 보나

업계는 보유세(집을 가진 동안 해마다 내는 세금) 부담이 본격적으로 커지는 선을 35억 원으로 본다. NH투자증권은 10월 2일 보고서에서 강남권 매수 수요가 그 전후로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시세 40억 원 주택의 보유세는 1154만 원에서 1296만 원으로 는다는 추산이다.

받을 사람은 두 부류다. 하나는 현금이 넉넉지 않은 은퇴 고령층으로, 큰 집을 팔고 강남구 전용 59~84㎡(실제 쓰는 면적)나 송파구 새 아파트로 옮기려는 수요다.

다른 하나는 30·40대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마포 등의 25억~28억 원 아파트를 팔면 세금·부대비용을 빼고 24억~27억 원이 남고, “여기에 10억원가량을 더하면 35억~40억원대 강남권 준신축이나 개포권 신축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했다. 중고차를 넘기고 새 차로 바꾸는 것과 같다. 내 차 값은 그대로인데 사려는 차 값이 내려가면 보탤 돈이 준다. 다만 아직 실제 거래로 확인된 흐름은 아니다.


  1. 국회에서 바뀌면 무엇이 달라지나

정부는 9월 1일 국무회의에서 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비싼 집에 붙는 보유세) 기본공제를 9억 원으로 낮추려던 당초안에서 물러나 12억 원을 유지했다. 장특공제 한도도 반발이 이어져 국회 논의에서 달라질 수 있다.

세금 시행일 앞 급매는 올해도 있었다. 8월 말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선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값)를 직전 최고가보다 20억~30억 원 낮춘 매물이 나왔고, 한 중개사는 5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집이 여러 채면 양도세를 더 매기는 것) 시행 앞 급매보다 싼 값도 나온다고 했다. 이번엔 개편 대상이 한 채에 오래 산 1주택자이고, 마감일이 아직 법으로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1.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매물 64.1% 증가를 ‘강남 폭락 신호’로만 읽으면 절반만 본 것이다. 이 세금 마감일은 파는 쪽에만 있다. 마감일 앞에선 파는 사람이 급하고, 사는 사람에겐 고를 매물이 많다.

그래서 돈의 판단이 갈린다. 반포 예시라면 올해 파느냐 2029년에 파느냐가 약 7억 원 세금 차이다. 강남으로 옮기려는 30·40대에게는 고를 매물이 쌓인 시기다. 다만 국회에서 한도가 바뀌면 그 마감일도 바뀐다.

기준은 하나다. 매물이 늘었다는 뉴스를 보면 ‘파는 사람에게 마감일이 있나, 그 마감일은 법으로 확정됐나’를 먼저 묻는 것이다.


출처
https://www.fnnews.com/news/202608041408061716
https://v.daum.net/v/20261006111158417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61002000838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60831000739
https://biz.sbs.co.kr/amp/article/20000332464


용어 풀이
양도소득세 — 집처럼 가진 자산을 팔아 남긴 차익에 매기는 세금이다.
장기보유특별공제 — 집을 오래 갖고 살수록 차익의 일정 비율을 세금 계산에서 빼 주는 제도다.
보유세 — 집을 가진 동안 해마다 내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합쳐 부르는 말이다.
토지거래허가 — 정해진 지역에서 집이나 땅을 사려면 미리 구청 허가를 받게 한 제도다.
매물 — 집주인이 팔겠다고 시장에 내놓은 집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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