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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13건 중 1건은 계약 취소, 그 신고가 믿어도 될까

202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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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에서 신고된 아파트 매매 8만 3,776건 가운데 6,419건이 나중에 계약 해제됐다. 7.66%, 13건 중 1건꼴이다. 2021년 3.41%의 2배가 넘는다.

흔한 해석은 ‘거래가 불안하다’는 정도다. 계약이 깨지는 건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사이의 일로 보인다.

하지만 핵심은 따로 있다. 해제된 거래 중에는 신고가로 찍혔던 거래도 있다. 이 중 신고가 거래가 몇 건인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 숫자를 보고 집값을 판단한 사람은 없어진 가격을 기준으로 삼은 셈이 된다.


  1. 계약 해제가 왜 실거래가 문제가 되나

아파트 매매 계약을 신고하면 그 값이 실거래가로 공개된다. 계약이 깨지면 해제 사유가 생긴 날로부터 30일 안에 해제를 신고해야 하고, 2021년부터는 해제 이력도 공개된다.

문제는 그 사이의 시간이다. 한국도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서울 해제 사례는 계약일과 해제 사유 발생일 사이가 평균 29일이었고, 30일 이상 걸린 경우가 35.2%였다. 연구소는 해제 신고가 늦어질수록 기존 신고 가격이 유지돼 시장 참여자들이 잘못된 가격 신호를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중고 거래 앱에서 “100만 원에 팔렸다”는 글을 보고 내 물건 값을 매겼는데, 그 거래가 한 달 뒤 취소된 것과 비슷하다. 다만 아파트는 한 건의 가격이 같은 단지 여러 집의 값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는 점이 다르다.


  1. 2021년보다 얼마나 늘었나

2021년 서울 아파트 매매 4만 3,431건 중 해제는 1,479건(3.41%)이었다. 지난해에는 8만 3,776건 중 6,419건(7.66%)으로 해제율이 2배 넘게 올랐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해제율은 4.72%에서 6.71%로 올랐다.

쉽게 말해, 서울은 전국보다 계약 해제가 더 빠르게 늘었다.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쌓인 서울 아파트 해제 건수는 1만 4,254건이다.


  1. 해제율이 높은 곳은 어디였나

자치구별로는 구로구(10.33%)가 가장 높았고 성동구(10.32%), 중구(10.12%), 용산구(9.39%), 강남구(9.31%), 강동구(9.03%) 순이었다. 모두 서울 평균 7.66%보다 높다. 연합뉴스는 핵심 재건축 단지가 있거나 강남권, 한강벨트 등 선호도가 강한 지역을 중심으로 해제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모양새라고 전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황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신고가처럼 높은 값으로 신고해 시장 가격을 부풀린 뒤 계약을 해제하는 ‘집값 띄우기’가 이어지는지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1. 실제로 적발된 집값 띄우기는 어떤 모습이었나

국토교통부는 2023년 3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서울의 거래 해제 사례를 조사해 425건에서 의심 정황을 찾았고, 그중 8건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한 사례는 이렇다. 비슷한 평형 시세가 20억 원인 아파트를 22억 원에 거래했다고 신고한다 → 얼마 뒤 계약을 해제한다 → 제3자에게 22억 7,000만 원에 판다. 마지막에 팔린 값은 비슷한 평형 시세보다 2억 7,000만 원, 13.5% 높다. 국토부는 매수인 사정으로 해제됐는데도 매도인이 계약금과 중도금을 돌려준 점을 이례적이라고 봤다.

2023년 개정된 부동산거래신고법은 이런 허위 신고를 한 공인중개사뿐 아니라 일반인도 처벌할 수 있게 했다. 8건은 거래 당사자인 일반인 처벌을 목적으로 한 첫 수사 의뢰다.


  1. 해제가 모두 집값 띄우기일까

그렇지는 않다. 해제 6,419건에는 정상적인 사정으로 계약을 접은 거래도 섞여 있다. 국토부가 2023년 3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조사해 의심 정황을 찾은 것은 425건이다. 둘을 가르려면 왜 해제됐는지가 남아야 한다.

그래서 대안도 여기에 모인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계약 당사자가 실거래를 취소할 때 지자체가 해제 사유를 명확하게 기록하고 그 통계를 유지하는 것이 정책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국도시연구소는 해제 이력 공개 제도가 도입됐는데도 해제가 늘어난 것은 기존 제도의 한계를 보여 준다고 했다. 박 교수의 제안은 해제 사실에 더해 해제 사유까지 남기자는 것이다.


  1. BITPRESS Insight

실거래가에 뜬 신고가는 확정된 가격이 아니다. 서울에서는 13건 중 1건이 나중에 해제됐고, 구로·성동·중구는 그 비율이 10%를 넘었다.

이 숫자가 바꾸는 것은 집을 사려는 사람의 판단이다. 신고가 한 건을 시세로 받아들이면, 나중에 사라질 수 있는 가격을 시세로 받아들이게 된다. 띄운 값의 차액을 떠안는 쪽은 마지막에 사는 사람이다.

신고가 한 건은 시세가 아니다. 그 값 근처에서 다른 거래가 이어졌을 때 비로소 시세가 된다.


Sources
https://www.yna.co.kr/view/AKR20261009048700003
https://biz.sbs.co.kr/amp/article/20000264535
https://www.mt.co.kr/estate/2025/09/01/2025090109292180610


Glossary
실거래가 — 아파트를 실제로 사고판 계약을 신고한 가격으로, 국토교통부가 공개해 누구나 볼 수 있다.
신고가 — 그 아파트가 지금까지 거래된 값 가운데 가장 높은 값으로 새로 신고된 가격이다.
계약 해제 — 이미 맺은 매매 계약을 없던 일로 되돌리는 것으로, 해제 사유가 생긴 날로부터 30일 안에 신고해야 한다.
집값 띄우기 — 실제보다 높은 값으로 거래를 신고해 시세를 부풀린 뒤 나중에 계약을 해제하는 행위를 부르는 말이다.
Han River belt — 성동구·용산구처럼 한강을 따라 이어진 서울의 선호 주거 지역을 묶어 부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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