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3일 코스피는 5.46% 내린 6035.35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집계된 반대매매(빚으로 산 주식을 증권사가 강제로 파는 것)는 593억 5,000만 원으로, 7월 31일 이후 가장 많았다.
숫자만 보면 ‘폭락하자 그날 빚투 주식이 쏟아졌다’고 읽힌다. 하지만 핵심은 따로 있다. 13일 아침 팔린 주식은 급락 전에 이미 정해진 물량이었다. 강제 매도는 결제일과 담보 기한이라는 달력을 따라, 보통 급락 이틀 뒤 아침에 몰려 나온다.
- 13일에 팔린 593억 원은 언제 정해졌나
이 숫자는 미수거래에서 나온 반대매매다. 미수거래는 주식값의 일부만 먼저 내고 사서 나머지를 결제일까지 넣는 외상 거래다. 결제일은 산 날부터 2영업일 뒤이고, 그때까지 돈을 못 넣으면 다음 날 아침 증권사가 주식을 판다.
날짜를 세 보면 13일 아침 팔린 주식은 결제일인 12일까지 돈이 들어오지 않은 몫이다. 13일 급락의 결과라기보다 그 전에 산 주식의 결제 실패가 숫자로 찍힌 것이다.
동네 가게 외상처럼 생각하면 된다. 물건은 오늘 가져가고 돈은 모레까지 내는데, 못 내면 그다음 날 아침 가게가 그 물건을 되판다. 다만 주식 외상은 하루도 미뤄 주지 않고, 되파는 값도 내가 정하지 못한다.
그래서 반대매매는 하락을 늦게 따라온다. 코스피가 7일 1.98%, 8일 2.62%, 12일 3.65% 내리는 동안 하루 반대매매는 8일 63억 5,900만 원에서 12일 271억 원, 13일 593억 5,000만 원으로 불었다. 쉽게 말해, 며칠째 이어진 하락이 결제일을 거쳐 뒤늦게 숫자로 찍혔다.
- 신용융자는 왜 이틀 뒤에 팔리나
빚투의 몸통은 신용융자(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다. 13일 잔고는 34조 2,529억 원으로, 같은 날 미수금 1조 2,415억 원의 약 28배다. 신용융자는 산 주식이 담보다. 주식값이 빌린 돈의 일정 비율 아래로 떨어지면 문제가 생기는데, 이 기준(담보유지비율)은 보통 140% 수준이다.
순서는 이렇다. 담보가 기준 아래로 떨어진 날의 다음 날 증권사가 추가 담보를 요청하고, 그다음 날까지 채우지 못하면 반대매매를 한다. 그래서 13일에 담보가 모자라진 계좌는 15일 아침이 마감이다.
내 돈 400만 원에 600만 원을 빌려 1,000만 원어치를 샀다면 담보비율(주식 평가액을 빌린 돈으로 나눈 값)은 약 167%다. 주가가 16% 빠져 840만 원이 되면 140%에 닿는다(가정 계산). 실제 코스피는 10월 2일 7003.74에서 13일 마감 6035.35까지 약 14% 내렸다.
- 증권사는 몇 주를, 얼마에 파나
반대매매 주문은 보통 장이 열리기 전 동시호가(개장 전 주문을 모아 한 가격으로 체결하는 시간)에 들어가 개장과 함께 체결된다. 투자자는 파는 가격을 정할 수 없고, 하한가로 주문을 내는 증권사도 있다.
팔 수량은 모자란 돈보다 넉넉하게 잡힌다. 국내 주식은 하루 가격제한폭이 30%라서, 증권사는 전날 종가에서 최대 30%까지 깎은 값으로 수량을 계산할 수 있다.
70만 원이 모자라고 전날 종가가 1만 원이라면 70주만 팔면 될 것 같다. 하지만 30% 깎은 7,000원으로 계산해 100주가 매도 대상이 된다. 팔고 남은 돈은 계좌로 돌려받지만, 30주는 원하지 않은 날 원하지 않은 값에 이미 팔린 뒤다.
- 7월 급락 때도 이틀 뒤에 몰렸나
그렇다. 7월 28일과 29일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지수가 급락하면 거래를 잠시 멈추는 장치)가 걸렸다. 반대매매는 그 뒤인 30일 1,037억 원, 31일 1,220억 원으로 이틀 연속 1,000억 원을 넘었다. 이 이틀에 7월 전체 반대매매 9,927억 원의 22.7%가 몰렸다.
이번에 다른 점은 빚의 크기다. 7월 31일 28조 9,350억 원까지 줄었던 신용융자 잔고는 12일 약 3개월 만에 34조 원을 넘었다. 주가가 빠지자 반등을 노린 개인이 오히려 빚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 13일 급락의 강제 매도는 언제 나오나
달력대로라면 13일 담보가 모자라진 신용융자 계좌는 14일 추가 담보 요청을 받고 15일 아침 팔린다. 13일 미수로 산 주식은 15일이 결제일이고, 돈을 못 넣으면 16일 아침 팔린다.
그 15일 아침 코스피는 미국 9월 소비자물가 충격과 AI 수익성 우려 속에 5.59% 내린 5673.01로 출발했고, 장중 7%대까지 밀렸다. 결제를 기다리는 외상도 쌓였다. 미수금은 7일 9,316억 원에서 13일 1조 2,415억 원으로 늘었다.
-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빚으로 주식을 산 사람에게 진짜 마감은 주가가 빠진 날이 아니라 그 뒤 이틀째 아침이다. 미수거래는 그사이 시장이 반등해도 결제일까지 돈을 넣지 못하면 다음 날 아침 주문이 나간다.
이틀의 시차는 시간을 벌어 주기도 한다. 그 안에 돈을 채우거나 직접 팔면 내가 정한 값과 수량으로 정리할 수 있다. 기다리면 전날 종가보다 최대 30% 싼 값으로 계산된 수량이 개장과 함께 팔린다.
내 주식이 팔리는 날은 주가가 빠진 날이 아니라 그날부터 이틀 뒤 아침이고, 팔리는 수량은 모자란 돈보다 많게 잡힌다.
출처
https://m.sedaily.com/article/20101581
https://www.etoday.co.kr/news/view/2635802
https://biz.sbs.co.kr/amp/article/20000339950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1015_0003826968
https://biz.newdaily.co.kr/site/data/html/2026/10/15/2026101500055.html
https://biz.newdaily.co.kr/site/data/html/2026/10/15/2026101500134.html
https://news.mtn.co.kr/news-detail/2026080416155599328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804_0003735544
https://kbthink.com/stock/stock-forced-liquidation.html
https://download.kiwoom.com/flash_help_new/0369.htm
용어 풀이
반대매매 — 빚으로 산 주식의 돈을 기한 안에 갚지 못하거나 담보가 모자랄 때 증권사가 투자자 동의 없이 그 주식을 파는 것이다.
미수거래 — 주식값의 일부만 먼저 내고 사서 나머지를 결제일(산 날부터 2영업일 뒤)까지 넣는 외상 거래다.
신용융자 —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으로, 산 주식이 담보가 된다.
담보유지비율 — 빌린 돈에 비해 담보 주식의 값이 얼마 이상이어야 하는지 정한 기준으로, 보통 140% 수준이다.
동시호가 — 장이 열리기 전 들어온 주문을 모아 한 가격으로 한꺼번에 체결하는 시간이다.
비트프레스 기사는 투자 판단을 돕기 위한 정보이며, 특정 종목·코인의 매수나 매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투자 결정과 그 결과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