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3일 코스피는 5.46% 내린 6,035.35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가 10.09%, 삼성전자가 7.39% 빠졌고 외국인은 하루에 4조 5,128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날 비트코인도 한국 시각 오전 9시 50분 8만 1,000달러 바로 아래까지 밀렸지만, 곧 8만 3,000달러 위로 돌아왔다.
한국은 주식과 코인을 함께 하는 개인 투자자가 많다. 그래서 코스피가 크게 빠지는 날엔 코인도 같이 빠진다고 여기기 쉽다.
하지만 핵심은 따로 있다. 이날 코스피를 끌어내린 악재는 AI 투자 수익성과 메모리 반도체 경쟁, 곧 반도체 회사에 걸려 있었다. 비트코인 값과 곧바로 이어지는 재료는 아니었다.
- 이날 코스피를 끌어내린 악재는 무엇이었나
코인데스크는 이번 급락이 브로드컴(AI용 맞춤 칩을 만드는 미국 반도체 회사) 최고경영자 혹 탄이 투기적인 AI 투자를 카지노 도박에 빗댔다는 파이낸셜타임스 보도 뒤에 나왔다고 전했다. 여기에 중국 메모리 회사 CXMT(창신메모리)의 기술 진전 보도가 겹쳤다.
국내 요인도 반도체 쪽이었다. 서울신문은 메모리 경쟁 심화 우려와 함께,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수가 끝나 외국인 매물을 받아 줄 힘이 약해진 점을 꼽았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도 오픈AI 매출에 대한 우려와 반도체 회사들의 자사주 매입 종료가 기술주를 눌렀다고 봤다.
SK하이닉스를 1,000만 원어치 가진 사람이라면 이날 하루에만 약 100만 원이 줄었다. 쉽게 말해 이날의 악재는 ‘AI 칩이 앞으로도 비싸게 잘 팔릴까’라는 질문에 걸려 있었다.
- 비트코인은 이날 어떻게 움직였나
비트코인도 처음엔 같이 밀렸다. 코인데스크 집계로 비트코인은 한국 시각 오전 9시 50분 8만 1,000달러 바로 아래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곧 8만 3,000달러 위로 돌아왔다. 8만 1,000달러에서 8만 3,000달러면 약 2.5% 되오른 것이다. 코스피 지수만큼 움직이는 상품에 1,000만 원을 넣은 사람은 이날 약 55만 원을 잃었다. 비트코인은 아침 저점에서 1,000만 원어치였다면 약 25만 원 되찾은 셈이다(하루 손익이 아닌 저점 대비 가정 계산).
쉽게 말해 아시아 반도체 급락과 같은 시각에 비트코인도 흔들렸지만, 그 하락은 오래가지 않았다.
- 두 시장은 언제부터 따로 움직였나
엇갈림은 이날 하루의 일이 아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코스피는 6월 사상 최고치보다 약 38% 낮다. 비트코인은 코스피가 고점을 찍은 직후 5만 8,000달러 근처에서 바닥을 찍고 8만 7,000달러까지 올랐다.
코인데스크가 계산한 최근 비트코인과 코스피의 상관계수는 -0.41이다. 상관계수는 두 값이 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 1, 늘 반대로 움직이면 -1에 가깝다. -0.41은 코인데스크 표현으로 ‘다소 반대로 움직이는’ 관계다. 시소처럼 한쪽이 내릴 때 다른 쪽이 오르는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는 뜻이다. 다만 시소는 한 판자로 이어져 있지만, 상관계수는 두 시장이 이어져 있다는 증거가 아니다.
- 주식에서 빠진 돈이 코인으로 옮겨 갔을까
그렇게 단정하기는 어렵다. 6월 8일 코스피가 개장 직후 8% 넘게 빠질 때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3% 오른 6만 3,168달러였다. 더블록은 한국의 개인 주식 투자자와 코인 투자자가 많이 겹쳐 큰 자금 이동을 떠올릴 수 있지만, 분석가들은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고 전했다.
제우스리서치의 도미닉 존은 “코스피 급락이 비트코인 반등을 부른 것은 아니지만, 위험자산을 움직이는 같은 거시 요인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주식은 공포를 반영했고, 비트코인은 이미 많이 빠진 상태라 되오를 여지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같이 움직이지 않았다는 기록과 돈이 옮겨 갔다는 사실은 다르다.
- 7월엔 같이 빠졌는데, 이번엔 무엇이 달랐나
비트코인이 늘 버틴 것은 아니다. 7월 28일 중국 회사가 자체 개발한 반도체 노광 장비(회로를 새기는 DUV 장비) 양산에 들어갔다는 소식에 코스피는 10.8% 내려 마감했고, 비트코인도 약 2.7% 내려 6만 3,000달러 안팎이 됐다. 다음 날 코스피가 서킷브레이커로 거래를 멈출 때는 비트코인이 1% 올라 6만 4,000달러를 넘었다. 비트코인닷컴은 이를 두고 비트코인과 AI·반도체주의 상관이 약해지고 있을 수 있다고 봤다.
이번에 코인데스크가 비트코인의 부담 요인으로 꼽은 것은 반도체가 아니었다. 코인데스크는 서부텍사스산원유가 배럴당 92.67달러, 브렌트유가 106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며 물가 걱정이 커졌고, 이것이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여 코인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시장조성 회사 윈센트의 폴 하워드는 목요일 미국 소비자물가 발표를 앞두고 기관 투자자들이 코인을 팔기보다 파생상품으로 손실에 대비할 것으로 봤다.
-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위험자산은 같이 빠진다’는 말은 악재가 시장 전체에 걸릴 때 잘 맞는다. 금리나 물가처럼 모든 자산의 값을 흔드는 악재라면 주식과 코인을 함께 가진 사람은 둘 다 잃기 쉽다. 이번처럼 악재가 AI 칩 수익성과 메모리 경쟁에 걸려 있으면 반도체주가 끌어내린 코스피만 크게 빠질 수 있다.
그래서 주식과 코인을 함께 가진 사람에게 분산 효과는 늘 같은 크기가 아니다. 7월 28일처럼 둘 다 빠진 날도 있었다. 비트코인이 이번에 버텼다고 안전자산이 된 것도 아니다. 미국 물가와 금리가 흔들리면 코인도 같이 흔들릴 수 있다.
코스피가 급락한 날 내 코인이 같이 빠질지는 ‘위험자산이냐’보다 ‘그날 악재가 어느 산업에 걸려 있느냐’로 따질 때 더 잘 보인다.
출처
https://www.coindesk.com/markets/2026/10/13/bitcoin-diverges-from-south-korean-stocks-as-ai-concerns-deepen-the-kospi-selloff
https://www.coindesk.com/markets/2026/10/13/bitcoin-rebounds-above-usd83-000-as-it-decouples-from-tumbling-korean-stocks-and-nasdaq-futures
https://www.seoul.co.kr/news/economy/securities/2026/10/13/20261013500225
https://www.koreajoongangdaily.com/business/kospi-plunges-5-as-tech-stocks-tumble/12918482
https://www.theblock.co/post/403919/bitcoin-recovers-63000-kospi-plunges
https://news.bitcoin.com/featured/kospi-back-to-back-circuit-breaker-bitcoin-decouples/
용어 풀이
상관계수 — 두 값이 얼마나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는지를 -1에서 1 사이 숫자로 나타낸 것으로, 원인과 결과를 뜻하지는 않는다.
자사주 매수 — 회사가 시장에서 자기 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것으로, 그동안 파는 물량을 받아 주는 역할을 한다.
노광 장비(DUV) — 빛으로 반도체 웨이퍼에 회로를 그려 넣는 장비로, DUV는 심자외선을 쓰는 종류다.
서킷브레이커 — 지수가 하루에 정해진 비율 이상 빠지면 시장 전체 거래를 잠시 멈추는 장치다.
파생상품 — 선물·옵션처럼 다른 자산의 값에 따라 손익이 정해지는 계약으로, 가격 하락에 대비하는 데도 쓴다.
비트프레스 기사는 투자 판단을 돕기 위한 정보이며, 특정 종목·코인의 매수나 매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투자 결정과 그 결과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