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개 값은 10월 7일 아침(미국 동부 시각) 8만3,759달러였다. 1년 전보다 3만7,630달러, 약 31% 낮다. 거의 같은 기간인 2025년 9월~2026년 9월, 지캐시(ZEC) 값은 약 2,300% 올랐다. 1년 전 100만 원어치가 약 2,400만 원이 된 셈이다(가정 계산).
흔한 해석은 작은 코인에 투기 바람이 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핵심은 따로 있다. 가격만 오른 게 아니라, 거래를 가리는 기능을 쓰는 거래도 크게 늘었다. AI가 지갑 주소와 실제 사람을 싸게 이어 붙이게 되면서 ‘기록이 영원히 남는’ 블록체인의 약점을 피하려는 수요가 생겼다는 것이 그레이스케일 연구팀의 설명이다.
- 지캐시는 비트코인과 무엇이 다른가
지캐시는 2016년 비트코인의 코드를 바탕으로 나온 코인이다. 발행량 한도 2,100만 개와 채굴로 네트워크를 지키는 방식은 비트코인과 같다. 다른 점은 거래를 가리는 선택지가 있다는 것이다.
‘가림 거래’를 쓰면 네트워크는 이 거래가 가짜이거나 같은 돈을 두 번 쓴 것이 아닌지만 확인하고, 누가 누구에게 얼마를 보냈는지는 드러내지 않는다. 규제 당국이나 거래처에 증명해야 할 때는 ‘열람 키’를 건네 필요한 내용만 보여 줄 수 있다.
통장 거래 내역을 아무에게나 보여 주지 않다가, 대출 심사 때만 통장 사본을 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은행 기록은 은행이 지키지만, 지캐시 기록은 암호 기술이 가린다.
- 왜 지금 ‘영원히 남는 기록’이 문제가 되나
비트코인은 모든 거래가 영원히 공개된다. 지갑 주소에 이름은 붙지 않지만, 누가 언제 얼마를 보냈는지는 누구나 본다. 그동안은 주소와 실제 사람을 잇는 데 법원 명령이나 거래소 기록, 비싼 추적 업체가 필요해 큰 문제가 아니었다.
미국 코인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의 연구팀은 이것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본다. AI가 지갑을 거래소 계정, 유출된 정보, SNS, 거래 시간 패턴과 싸게 맞춰 보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은 지워지지 않아서, 2019년 거래도 2026년에 나온 프로그램으로 주인이 드러날 수 있다.
아파트 게시판에 이름 없이 모든 집의 가계부가 붙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예전엔 누구 것인지 맞히기 귀찮았지만, 이제는 AI가 택배 오는 시간과 금액으로 몇 호인지 금방 맞힌다. 다만 이 분석을 낸 그레이스케일은 지캐시 ETF(거래소에서 주식처럼 사고파는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다.
- 숫자로 보면 가격만 오른 것인가
그레이스케일 연구팀 집계로, 지금까지 채굴된 지캐시의 약 29%인 약 490만 개가 가림 거래용 공간(가림 풀)에 들어 있다. 최근 2년 동안 가림 거래는 크게 늘었고, 누구나 보는 일반 거래는 제자리였다.
쉽게 말해, 값만 오른 게 아니라 ‘가리는 기능’을 쓰는 거래도 함께 늘었다는 뜻이다. 다만 몇 명이 쓰는지 같은 숫자는 나오지 않았다. 가림 거래는 쓰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 속에서 한 사람을 골라내기 어려워진다.
- 돈은 어떤 길로 들어왔나
그레이스케일의 지캐시 ETF(종목 코드 ZCSH)는 8월 25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아카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첫 30거래일 동안 10억 달러가 넘게 모였다. 이런 ETF는 받은 돈으로 실제 지캐시를 사서 보관한다. 그레이스케일의 크리스타 린치는 지난 10년 동안 나온 ETF 가운데 첫 달에 모은 돈 기준 상위 1%라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 코인거래소 제미니를 세운 윙클보스 형제의 회사가 10월 6일 지캐시 ETF 증권신고서를 냈다. 아직 승인 전이다. 연 수수료는 0.25%로, 그레이스케일(연 2.5%)의 10분의 1이다. 1,000만 원을 1년 맡기면 그레이스케일은 25만 원, 윙클보스 ETF는 2만5,000원을 수수료로 뗀다(가정 계산).
- ETF 돈이 몰린 코인은 무엇이 다른가
ETF가 생기면 코인 지갑을 만들 줄 모르는 사람도 증권 계좌로 코인을 산다. 돈이 들어오는 문이 넓어진다. 하지만 같은 문으로 나갈 수도 있고, ETF가 있다고 값이 지켜지지도 않는다. 비트코인도 ETF가 있지만, 2025년 10월 6일 12만6,198달러 최고가를 찍은 뒤 10월 7일 값은 그보다 약 34% 낮다(계산).
규제도 남은 질문이다. 거래를 가리는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모든 거래를 보는 데 익숙한 규제 당국이 ‘필요할 때만 보여 주는’ 방식을 받아들일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세계 자금세탁 방지 규칙과 유럽연합의 코인 규제(MiCA)는 자동 보고를 늘리는 쪽으로 가고 있다.
-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이 뉴스로 판단이 달라지는 사람은 많이 오른 코인을 뒤늦게 보는 투자자다. 같은 2,300%라도 가격만 오른 것과, 그 코인의 기능을 실제로 쓰는 사람이 함께 늘어난 것은 다르다. 지캐시에서는 늘어난 가림 거래와 가림 풀에 든 29%가 ‘새로 생긴 수요’의 근거로 쓰인다.
다만 수요가 진짜여도 값은 따로 움직인다. 그레이스케일 집계로 30거래일 만에 ETF로 10억 달러가 넘게 들어온 코인은, 분위기가 바뀌면 같은 문으로 돈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수도 있다.
코인 값이 뛸 때 ‘값만 올랐나, 쓰는 사람도 늘었나’를 먼저 묻는 것이 유행과 새 수요를 가르는 기준이다. 그리고 쓰는 사람이 늘었더라도, ETF로 한쪽에 몰린 돈은 나갈 때도 같은 문으로 한꺼번에 나갈 수 있다.
출처
https://www.coindesk.com/coindesk-indices/2026/10/07/crypto-long-and-short-zcash-and-the-case-for-privacy-in-the-age-of-ai
https://www.theblock.co/news/markets/2026-10-07-grayscale-crypto-etf-market-beyond-bitcoin-ether-417953
https://www.sec.gov/Archives/edgar/data/0002158471/000110465926113940/tm2626975-1_s1.htm
https://www.cryptometer.io/news/grayscale-launches-zcash-etf-on-nyse-arca-with-2-5-annual-sponsor-fee/
https://fortune.com/article/price-of-bitcoin-10-07-2026/
https://stocktwits.com/news-articles/markets/cryptocurrency/zec-soars-over-60-in-one-week-tyler-winklevoss-says-there-are-more-millionaires-in-the-world-than-whole-units-of-zcash/cZYkkAZRJ8i
용어 풀이
프라이버시 코인 — 보낸 사람·받는 사람·금액 같은 거래 내용을 가릴 수 있게 만든 코인이다.
가림 거래(shielded transaction) — 네트워크가 거래가 정상인지만 확인하고 누가 누구에게 얼마를 보냈는지는 드러내지 않는 지캐시의 거래 방식이다.
열람 키(viewing key) — 가린 거래 내용 중 필요한 부분만 특정 상대에게 보여 줄 수 있게 하는 열쇠로, 돈을 옮길 권한은 주지 않는다.
ETF —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사고파는 펀드로, 코인 ETF를 사면 코인 지갑 없이 증권 계좌로 코인 값에 투자할 수 있다.
MiCA — 유럽연합이 만든 코인 시장 규칙으로, 지캐시 같은 코인을 다루는 업체에도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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