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9월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연 3.75~4%로 만들었다. 2023년 이후 첫 인상이다. 그런데 바로 다음 주인 9월 21~25일,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비트코인을 실제로 사서 담아 두고 주식처럼 사고파는 펀드)에는 24억 달러(약 3조 2,570억 원)가 들어왔다. 올해 들어 가장 큰 한 주이자,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큰 한 주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를 주지 않는 비트코인은 불리하다는 게 상식이다. 그래서 이 뉴스는 ‘금리 악재를 이겨 낸 비트코인’으로 읽히기 쉽다. 하지만 날짜별로 따라가 보면 돈을 부른 건 금리가 아니라 가격이었다. 그리고 그 돈은 한 주 동안 하루하루 줄었다.
- 금리 인상은 이미 가격에 들어 있었다
연준 발표 날 비트코인은 7만 5,980달러 근처로, 하루 약 1% 내리는 데 그쳤다. 시장이 며칠 전부터 인상을 예상해 가격에 미리 반영해 뒀기 때문이다. 인상은 12명 전원 찬성이었고, 위원 다수는 연말 전 한 번 더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ETF에서 돈이 빠진 이유는 금리보다 법안이었다. 미국 상원에서 코인 시장의 규칙을 정하는 클래리티법(CLARITY Act)의 토론 개시 표결이 49대 50으로 막혔다. 토론을 시작하려면 60표가 필요했다. 그 뒤 비트코인 ETF에서 9월 15일 4억 5,040만 달러, 16일 2억 9,59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 돈을 다시 부른 건 가격 반등이었다
흐름은 9월 17일부터 바뀌었다. 금리 인상이 예상대로 지나가고 시장이 걱정한 급락이 나오지 않자, 투자자들은 다시 위험 자산을 사기 시작했다. 연준 전망이 2027년 말까지 한 번 정도 더 올리는 데 그친다는 신호로 읽히면서, 계속 올릴 거란 걱정이 줄었다. 18일 비트코인이 7만 8,000달러를 넘자 선물 같은 파생상품 시장에서 공매도(빌려서 판 뒤 싸게 되사 갚는 베팅)가 강제로 정리되며(청산) 가격을 더 밀었다. 이날 비트코인이 7만 6,400달러에서 8만 900달러로 오르는 사이, 청산과는 다른 돈인 ETF의 현물 매수도 몰렸다. ETF 분석가 에릭 발추나스는 이 돈을 급등을 쫓는 돈이 아니라 참을성 있는 개인 투자자의 돈으로 봤다.
21일(월요일)에는 하루 9억 9,900만 달러가 들어왔다. 2024년 1월 출시 이후 아홉 번째로 큰 하루다. 같은 날 비트코인은 장중 8만 7,397달러까지 올랐다. 9월 21일 전후 코인 시장 전체에서 가격 하락에 건 공매도 약 6억 4,800만~9억 2,000만 달러어치가 청산됐다. 공매도한 사람이 손실을 막으려 되사면, 그 매수가 다시 가격을 밀어 올린다.
ETF로 들어온 돈은 다시 가격을 밀었다. 이날 유입 9억 9,900만 달러는 시장에서 비트코인 약 1만 1,530개를 사야 하는 돈이다. 그 결과 가격이 ETF 투자자의 평균 매입가 8만 1,722달러 위로 올라서면서 평균 투자자가 1월 이후 처음으로 이익 구간에 들어섰다.
- 숫자로 보면 두 달 만에 67억 달러가 방향을 바꿨다
한 주 24억 달러는 27억 달러가 들어온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큰 주간 기록이다. 블랙록(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의 비트코인 ETF인 IBIT에 12억 달러, 미국 대형 운용사 피델리티의 FBTC에 7억 170만 달러가 들어왔다. 9월 17일부터 25일까지 7거래일 연속 유입으로 모인 돈은 약 29억 8,000만 달러다.
올해 누적도 뒤집혔다. 7월 13일 -58억 달러였던 올해 누적 유입은 9월 25일 +9억 3,410만 달러가 됐다. 그사이 약 67억 달러가 방향을 바꾼 셈이다.
- 그런데 하루 유입은 매일 줄었다
한 주를 하루씩 쪼개면 모양이 다르다. 월요일 9억 9,900만 달러, 화요일 7억 1,470만 달러, 수요일 3억 4,700만 달러, 목요일 1억 9,060만 달러, 금요일 1억 3,450만 달러.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87% 줄었다.
월요일의 큰 유입은 청산으로 가격이 가장 가파르게 오른 날과 겹친다. 비트코인이 9월 26일 8만 4,000달러 근처에 머물자 하루 유입도 1억 달러대로 내려왔다. 한 주로는 3.3% 올랐지만, 올해 전체로는 약 4% 내린 값이다.
공매도 청산은 한 번 일어나면 끝나는 매수다. 되사야 할 사람이 다 되사고 나면 그 힘은 더 이상 가격을 밀지 못한다.
- 금리는 여전히 비트코인에 부담이다
금리 인상의 영향이 사라진 건 아니다. 현금·국채 같은 안전한 곳에서 받는 이자가 오르면, 투자자는 수익을 얻으려 굳이 큰 위험을 질 필요가 줄어든다. 돈을 빌려 투자하는 비용도 오른다.
9월 16일 인상이 비트코인을 크게 흔들지 않은 건 모두가 예상한 인상이었기 때문이다. 연준 위원 다수가 예상한 연말 전 추가 인상도 비트코인 ETF 돈의 흐름에 계속 걸려 있는 변수다.
-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이번 24억 달러는 ‘금리 인상에도 몰린 돈’이라기보다 ‘금리 인상이 가격에 반영된 뒤, 가격 반등과 공매도 청산이 불러낸 돈’이다. 금리는 흐름을 바꾸지 못했고, 흐름을 바꾼 건 가격이었다.
그래서 기준도 가격에 있다. 평균 매입가 8만 1,722달러 위에서는 ETF 투자자 평균이 이익이고, 그 아래로 내려가면 다시 손실이다. 지난해 전체 유입 213억 5,000만 달러를 따라잡으려면 하루 약 3억 달러가 필요한데, 금요일 1억 3,450만 달러는 그 절반에 못 미쳤다.
판단 기준은 한 줄이다. 한 주에 큰돈이 들어왔다는 사실보다, 가격이 멈춘 뒤에도 하루 유입이 플러스로 이어지는지가 진짜 수요를 보여 준다.
출처
https://www.theblock.co/news/markets/2026-09-26-bitcoin-etfs-turn-positive-for-2026-with-2-4-billion-weekly-inflow-their-largest-since-october-416944
https://decrypt.co/379391/bitcoin-etfs-notch-seven-day-winning-streak-as-2026-flows-turn-green
https://247wallst.com/investing/cryptocurrency/2026/09/26/bitcoin-etf-inflows-reach-2-4-billion-this-week-but-daily-figures-decline-is-the-momentum-fading/
https://247wallst.com/investing/cryptocurrency/2026/09/22/bitcoin-etfs-just-pulled-in-1-billion-in-a-day-as-investors-break-even/
https://www.tokenpost.kr/news/briefing/414593
https://www.federalreserve.gov/newsevents/pressreleases/monetary20260916a.htm
https://www.blockhead.co/2026/09/17/fed-raises-rates-25-basis-points-to-3-75-4-first-hike-since-2023-as-bitcoin-holds-near-76-000/
https://cryptodaily.co.uk/2026/09/fed-rates-3-75-4-00-bitcoin-macro-shock
https://www.techtimes.com/articles/327946/20260923/record-bitcoin-etf-inflows-short-squeeze-drive-btc-eight-month-high.htm
https://www.cryptotimes.io/2026/09/24/inside-bitcoins-september-2026-rally-btc-reclaiming-87k-2b-in-etf-inflows-and-a-short-squeeze/
용어 풀이
현물 비트코인 ETF — 비트코인을 실제로 사서 담아 두고, 그 지분을 주식처럼 증권시장에서 사고파는 펀드다.
공매도 — 주식이나 코인을 빌려서 먼저 판 뒤 값이 내리면 싸게 되사 갚아 차익을 얻는 베팅이다.
청산 — 빚이나 증거금으로 건 베팅이 손실 한도에 닿아 거래소가 강제로 포지션을 정리하는 일이다.
평균 매입가 — 투자자들이 산 가격을 평균 낸 값으로, 시세가 이 위면 평균적으로 이익, 아래면 손실이다.
클래리티법 — 미국 코인 시장의 감독 권한과 규칙을 정하려는 법안으로, 9월 상원 토론 개시 표결에서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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