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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도 ‘엔화 너무 싸다’, 미국은 왜 강한 엔을 원하나

202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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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가치가 9월 25일 하루 약 1% 올랐다. 1달러를 사는 데 드는 엔화(엔·달러 환율)가 158.81엔에서 157.19엔으로 줄었다. 숫자가 작아질수록 엔화가 비싸진 것이다. 계기는 두 사람의 말이었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한국의 기획재정부 장관 격)이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엔화 약세에 우려를 나타냈다”고 공개했고, 같은 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에게서 “엔화 약세 때문에 미국의 무역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런 뉴스는 ‘일본 사정’으로 넘기기 쉽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돈 값이 싸지면 수출이 잘돼 그 나라에 좋다는 게 상식인데, 이번엔 미국 대통령이 남의 나라 돈 값이 떨어지는 걸 걱정했다. 미국이 왜 강한 엔화를 원하는지 알면, 엔화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온 원화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도 보인다.


  1. 정상끼리 나눈 말을 굳이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9월 22일 뉴욕 유엔총회에 맞춰 정상회담을 했다. 가타야마 재무상은 25일 기자회견에서 이 대화를 총리관저와 상의한 뒤 처음 밝힌다고 했다. 가타야마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원칙적으로 엔화가 지나치게 싼 것은 문제라고 답했다.

정상 간 대화는 보통 비공개다. 그걸 꺼낸 건 시장에 보내는 경고다. 가타야마의 공개 직후 엔화는 158.60엔에서 158엔 안팎으로 조금 올랐고, 같은 날 다카이치 총리의 회견을 거쳐 뉴욕 시장이 끝날 때는 오름폭이 약 1%로 커졌다. 엔화는 24일 뉴욕 시장에서 한때 달러당 159엔대까지 밀려, 시장이 개입(정부가 직접 엔화를 사들여 환율을 막는 것) 위험 선으로 보는 160엔에 바짝 다가가 있었다. 일본은행(일본의 중앙은행)이 9월 18일 금리를 1.25%로 올렸는데도, 연준(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더 올릴 거란 기대가 두 나라 금리 차이를 벌려 놓은 탓이다.


  1. 첫째 이유는 무역이다

다카이치 총리가 전한 트럼프의 걱정은 무역이었다. 원리는 간단하다. 엔화가 싸지면 일본 자동차·기계는 미국에서 더 싸게 팔리고, 미국 물건은 일본에서 비싸진다.

엔저는 일본 수출품 전체에 할인 쿠폰을 붙여 주는 것과 같다. 무역 적자를 줄이겠다는 트럼프에게 달가울 리 없다.


  1. 더 큰 이유는 미국 국채다

일본은 미국 국채(미국 정부가 돈을 빌리며 써 준 차용증)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가진 나라다. 엔화를 떠받치려면 일본은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야 한다. 그 달러를 마련하려고 미국 국채를 대량으로 팔면 국채 값이 떨어지고 미국 금리가 오른다. 미국 정부가 빚을 낼 때 내는 이자가 비싸지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7월 31일 일본과 함께 엔화를 샀다. 미·일이 함께 엔화를 사들인 건 1998년 이후 처음이다.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미국이 같이 사 주면 일본이 엔화를 덜 사도 되고, 그만큼 미국 국채를 덜 팔아도 된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도 미국이 일본 국채 매도가 미국 국채 시장으로 번질까 걱정한다고 전했다.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개입 전 달러당 164엔 가까이 밀렸던 엔화는 155.20엔까지 올랐지만, 9월 2일 다시 160엔대로 밀렸다. 9월 8일 장중 152.9엔까지 되올랐다가 9월 24일엔 다시 159엔대였다.


  1. 셋째 이유는 아시아 통화 도미노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엔화 약세가 아시아 통화 전체의 약세로 번질 수 있다고 걱정해 왔다. 아시아 통화가 한꺼번에 싸지면 일본 수출품에 붙은 할인 쿠폰이 아시아 수출품 전체로 번지는 셈이다. PIIE도 이 걱정을 아시아 통화 앞에서 달러가 덜 비싸지길 바라는 것으로 풀이했다.

그 아시아 통화에는 원화도 들어간다. 원·달러 환율과 엔·달러 환율의 1년 상관계수(두 값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정도, 1이면 똑같이 움직임)는 6월 말까지 0.9에 달했다. 한국과 일본 모두 반도체·자동차 수출에 기대는 데다, 시장이 두 통화를 ‘아시아 통화’라는 한 묶음으로 보기 때문이다.


  1. 원화가 엔화를 늘 따라가지는 않는다

다만 쌍둥이 공식이 늘 맞지는 않는다. 7월 24일 두 환율의 한 달 상관계수는 -0.6으로, 반대로 움직였다. 엔화가 164엔 가까이 밀리던 7월, 원화 가치는 한 달 새 8.81% 올라 2009년 3월 이후 가장 크게 뛰었다.

추석 연휴 전날인 9월 23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40원대까지 내려갔다가 1,358.4원에 마감했다. 한국 증시는 9월 24·25일 연휴로 쉬고 28일 다시 연다. 외환시장은 7월부터 24시간 체제로 바뀌어 연휴에도 원·달러 거래가 이어진다.


  1. 비트프레스 인사이트

엔저는 더 이상 일본 혼자 고르는 카드가 아니다. 엔화가 싸질수록 미국의 무역과 국채 금리가 함께 흔들리기 때문에, 미국은 7월 31일에는 돈으로, 9월 22일에는 대통령의 말로 직접 끼어들었다.

시장이 160엔을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일본 당국은 특정 수준보다 움직임의 속도를 문제 삼는다고 말하지만, 시장은 160엔 부근을 개입 위험이 커지는 선으로 본다. 싱가포르 OCBC은행의 전략가는 트럼프의 우려를 엔화를 떠받치는 미·일 공조가 깊어진다는 신호로 읽었다.

판단 기준은 한 줄이다. 엔화가 160엔에 다가갈수록 커지는 건 더 싸질 위험만이 아니라, 미국과 일본이 함께 막아설 가능성이다. 원화의 기준도 한 줄이다. 1년으로 보면 원화는 엔화와 거의 같이 움직였지만 7월엔 반대로 갔다. ‘엔화가 오르면 원화도 오른다’는 대체로 맞는 경향일 뿐 공식은 아니다.


출처
https://www.nbcnews.com/world/asia/japan-says-trump-voiced-concern-weak-yen-summit-pm-takaichi-rcna599791
https://www.investing.com/news/economy-news/japan-says-trump-voiced-concern-over-weak-yen-in-summit-with-pm-takaichi-4916765
https://finance.yahoo.com/markets/currencies/articles/yen-heads-best-day-two-064223233.html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9266259i
https://www.ajunews.com/view/20260925133148028
https://www.pinpoint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90313
https://www.piie.com/blogs/realtime-economics/2026/trying-prop-yen-us-wants-have-its-cake-and-eat-it-too
https://www.aljazeera.com/economy/2026/8/3/japan-and-us-confirm-rare-joint-intervention-to-prop-up-yen
https://www.seoul.co.kr/news/economy/finance/2026/08/03/20260803031001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90946621
https://imnews.imbc.com/replay/2026/nwdesk/article/6834618_37004.html
https://www.mt.co.kr/economy/2026/09/23/2026092315301712830
https://www.sedaily.com/article/20094610
https://query1.finance.yahoo.com/v8/finance/chart/JPY=X?range=1mo&interval=1d


용어 풀이
엔·달러 환율 — 1달러를 사는 데 드는 엔화의 양으로, 숫자가 커질수록 엔화가 싸진(약해진) 것이다.
엔저 — 엔화 가치가 낮은 상태로, 일본 물건은 해외에서 싸지고 수입품은 일본에서 비싸진다.
외환 개입 — 정부가 직접 외환시장에서 자기 나라 돈을 사거나 팔아 환율의 급한 움직임을 막는 일이다.
미국 국채 — 미국 정부가 돈을 빌리며 발행한 채권으로, 많이 팔리면 값이 떨어지고 미국 금리가 오른다.
상관계수 — 두 숫자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정도를 -1부터 1까지로 나타낸 값으로, 1에 가까울수록 함께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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